우린 왜 최고가 될 수 없는 거에요?

평생엄마의 즐거운 육아이야기 시즌2(13화)

강문정 ‘깜빡하는 찰나, 아이는 자란다’ 저자 | 기사입력 2017/12/12 [19:44]

우린 왜 최고가 될 수 없는 거에요?

평생엄마의 즐거운 육아이야기 시즌2(13화)

강문정 ‘깜빡하는 찰나, 아이는 자란다’ 저자 | 입력 : 2017/12/12 [19:44]

둘이 짝을 지어 서로서로 질문하면서 대화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있습니다. 이를 ‘하브르타’라고 합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유대인들의 토론식 수업을 본뜬 모형입니다.

 

아이들은 ‘네 생각은 어때?’ 하며 상대방의 생각을 묻고, 대답을 듣고도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되묻고, ‘아하 그렇구나’라고 맞장구를 쳐주며 대화와 토론을 합니다. 유아기부터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 생각을 당당히 표현하길 원하는 마음 때문에 저희 어린이집에서도 수업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토론이 끝나면 발표로 이어집니다. 발표 할 때 아이들 모습은 평소 대화 할 때와 아주 다릅니다. 쑥스러워 입을 떼는 것조차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 동화를 읽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아이들     © 사진 강문정

 

‘크릭터’라는 동화책이 있습니다. 내용은 아프리카에 사는 보도 할머니 아들이 크릭터라는 보아 뱀을 할머니 생일 선물로 보내왔습니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동화를 읽고 아이들끼리 토론할 주제는 ‘왜 할머니 아들은 크릭터를 선물했을까?’였습니다. 둘씩 짝지어 토론을 한 후 친구들 앞에서 발표를 했지요. 저마다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해냈습니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모두 크게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여섯 살 정연이와 가윤팀 차례였어요. 둘이 손을 맞잡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토론을 합니다.

정연 : “친구야, 왜 할머니 아들은 크릭터를 선물했을까?”

가윤 : “왜냐하면, 아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할머니가 외로울까봐 외롭지 않게 하려고 선물을 했어”

정연 : “왜 그렇게 생각해?”

가윤 : “그게 바로 아들이 엄마를 생각하는 사랑법이야”

정연 : “아하 그렇구나”

이 둘의 발표를 듣고 이들의 성장에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엄지손가락 치켜들고 목소리를 높여 ‘최고’를 외쳤습니다.

 

이때, 솔지가 손을 번쩍 듭니다. 솔지의 얼굴은 웃음기가 가시고, 좀 경직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또박또박 제게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왜 우리팀은 최고가 될 수 없는 거에요?”

솔지의 발언에 잠시 당황했지만, 당당함이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솔지의 생각도 최고였어요. 전 오히려 솔지의 발언에 변명을 하기보다, 솔지의 당당함을 친구들 앞에서 칭찬을 했습니다. 그리고 솔지의 생각도 최고였다고 다시 칭찬을 했습니다. 

 

요즘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돌고 있고, 논의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지처럼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당당히 질문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는 아이가 많아진다면 두려워 할 것이 없습니다.

 

 


 # 독자가 내는 소중한 월 1천원 구독료는 군포 시민신문 대부분의 재원이자 올바른 지역언론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 구독료: 12,000원(년간·면세)/계좌 : 농협 301-0163-7916-81 주식회사 시민미디어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사진기사
메인사진
4월 20일 군포철쭉축제, 차없는거리에서 공연,전시,체험...초막골생태공원까지 연계
1/2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