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시선] 임을 위한 행진곡
신완섭
신완섭 | 입력 : 2016/05/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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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위해 지은 노래를
목청껏 부르지 못해
위로할 염치 없어
두 주먹만 불끈 쥐네
한심한 정치 작태에
서러워라,
가신 임.
행진할 때 부르는 노래,
제창이든 합창이든
진중(陣中)의 사기진작
어떻게든 해야잖소,
곡 속의 '뜨거운 맹세'
깃발로만
나부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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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은 백기완의 장시 <묏비나리(1980)>의 한 부분을 차용하여 소설가 황석영이 가사를 쓰고 김종률이 작곡한 곡이다. 5.18 광주민주화항쟁 때 죽은 두 남녀의 영혼결혼식을 소재로 한 노래가사는 이들이 저승으로 가면서 산 자에게 남긴 유언 같은 내용이다.
2013년 6월 국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공식 추모곡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이 통과된 바 있지만, 정부나 보훈처는 적화통일을 노리는 이적가요라며 제창을 못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합창은 허용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수많은 열사들의 죽음 앞에 임을 위한 노래도 한껏 부를 수 없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신완섭 | 필자소개
군포 산본에 살며, 등산과 책읽기를 즐긴다. 어쩌다 책도 네다섯 권 출간했다.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저서는, 최근에 펴낸 <대한민국 지표산물>이다. 우리나라 특산물에 대해 집필하는데, 2년이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9988클럽과 개구리산악회에도 열심이다. 꽃이 피고지듯 순리대로 살고 싶은 것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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