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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음식이야기] 송어
지리적표시 수산물 제23호-평창 송어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기사입력  2021/10/04 [07:41]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살보다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 

나그네 길 멈추고 언덕에 앉아서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를 보네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는 1817년에 작곡되었다. 22세이던 그해 여름, 명가수인 친구 포글러와 북오스트리아로 연주 여행 중 첼리스트이자 광산업자였던 바움가르트라는 사람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의 의뢰에 의해 지어진 곡이다. 송어가 살아 움직이듯 싱싱함을 느끼게 하는 곡조로 해서 음악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학명이 Oncorhynchus masou Brevoort인 송어는 연어과에 속하는 회귀성 바닷물고기이다. 연어보다 둥글고 작으며 다소 측편(側偏)하고 주둥이가 연어보다 둔하다. 등 쪽은 농남색, 배 쪽은 은백색이고 옆구리에는 암갈색의 반점이 있다. 몸길이는 60cm에 달하고 경상남도 이북의 동해안에 분포한다. 5, 6월경에 하천을 거슬러 올라와 8~10월경에 수컷이 만든 상류 쪽 여울의 산란장에서 알을 낳은 다음 생을 마감한다. 부화된 치어는 1~2년간 하천에서 살다가 9, 10월에 다시 바다로 내려가고 2, 3년간 바다에서 살다가 모천(母川)으로 회귀한다.

 

조선 헌종 때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는 “북관(北關;지금의 함경도) 바다에서 나는데, 매년 5, 6월에 떼를 지어 강에 들어온다. 산골짜기 시내에 이르러 석벽을 만나면 거길 올라가 암석과 소나무에 몸을 마찰시켜 뼈가 드러나면 떨어지는데, 몸에서 소나무 향기가 난다 하여 송어(松魚)라 이름 붙여졌다”고 하였고, 조선 정조 때 서유구가 지은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서는 “동북 강해(江海) 중에 나며 모양이 연어와 비슷하나 더 살이 찌고 맛이 있다. 살의 빛깔이 붉고 선명하여 소나무 마디와 흡사하므로 그 이름을 송어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각각 함경도, 강원도와 경상도 일부 지방의 토산물로 수록될 만큼 예로부터 〫특산 진미(珍味)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어획량은 그리 많지 않아서 일제 시대 때 가장 많이 잡았을 때도 3,000M/T 미만이었다. 오늘날 남한에서는 하천오염으로 인해 자연산 토종 송어는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송어는 평균 수온 7~13〬C의 맑은 물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냉수성 어종으로 우리나라, 일본, 러시아 등지에 분포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먹는 송어의 대부분은 지역 토착의 양식 송어인 무지개송어(Rainbow Trout)이다. 

 

무지개송어는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와 러시아로서, 성어(成魚)가 되면 붉은색으로 옆줄이 생기는데 비스듬히 보면 무지개빛이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러 송어류 중 환경적응력이 뛰어나 양식 어종으로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1965년 어류학자인 정석조 씨가 미국에서 수정된 알을 들여와 강원도 평창의 동강 자락인 미탄면 일대에 양어장을 연 것이 시초다.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강원도 지역은 전국 송어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송어 양식지로 발돋움하였다. 특별히 맑고 차가운 계곡물에서 자라 기름지고 찰진 육질을 자랑하는 평창 송어는 제23호 지리적표시 수산물로 등록되어 그 진가를 빛내고 있다.

 

토종 송어를 대신하는 무지개송어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겨울에서 봄까지가 가장 맛있다. 이때의 송어가 살이 단단하고 고소한 맛이 강해서이다. 만 1년 된 놈을 ‘햇송어’라 부르고, 봄을 넘기고 2년째로 접어들면서 암수 성징이 나타나는 놈을 ‘묵은송이’라 부르는데, 봄에 수정시킨 춘란이나 가을에 수정시킨 추란보다는 겨울에 수정시킨 동란 햇송어를 최고로 친다. 반면 묵은송어는 맛이 덜하여 낚시터 등에 레저용으로 내보내진다. 

 

자연산 송어는 민물에서 부화하여 바다로 나가 자라고 다시 민물로 돌아와 산란한다. 특이한 점은 바다로 오가는 송어의 대부분은 암컷이다. 수컷은 대체로 민물에 남는데 이렇게 민물에서만 자라는 송어를 ‘산천어’라 부른다. 한편 양식 송어의 경우에는 짠물을 만날 일이 없다보니 암수 구분 없이 모두 산천어이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등장하는 대형 물고기가 바로 바다에서 민물로 돌아온 무지개송어인데, 그 기골이 워낙 장대하여 강철 머리라는 뜻으로 Steelhead라 부른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선 당장에 볼 수 없다. 평창의 기화천이나 내린천 등지에 양식장에서 탈출한 무지개송어들이 야생화되어 서식하기 시작하였다 하니 머잖아 이곳에서 영화 속 장관을 보게 될 날을 기대할 뿐. 무지개송어는 두 번째 맞는 겨울에 산란을 하고 사람이 인공으로 짜 주지 못하면 알과 이리를 몸에 가득 안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니 양식 무지개송어는 인공 부화될 새끼들만 남겨놓은 채 흐르는 강물을 그리워하며 짧은 생을 마감하지 싶다.

 

송어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100g 기준으로 니아신 9.80mg, 나트륨 110.00mg, 단백질 21.00g, 당질 0.10g, 레티놀 26.00μg, 비타민A 26.00μg RE, 비타민B1 0.46mg, 비타민B2 0.12mg, 비타민B6 0.40mg, 비타민C 1.00mg, 비타민E 1.40mg, 아연 0.46mg, 엽산 12.20μg, 인 263.00mg, 지질 3.40g, 철분 1.30mg, 칼륨 400.00mg, 칼슘 35.00mg, 콜레스테롤 58.00mg, 회분 1.70g 등이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송어는 다이어트는 물론 칼슘과 인이 풍부하여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어린이의 두뇌 발달과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1급수에서만 사는 송어는 식중독이나 콜레라, 디스토마로부터 안전해 연중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앞서 말한 대로 송어는 덩치가 큰 묵은송어 보다 살에 윤기가 나면서 붉은빛을 띤 1kg가량의 햇송어를 골라야 한다. 섭취방법은 생선회로 많이 먹으며, 간장과 생강, 마늘 파 등을 넣고 구워 먹거나,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하게 매운탕이나 조림, 찜으로도 먹기도 한다. 최고의 궁합 음식으로는 볶은 콩가루를 들 수 있다. 송어회에다 볶은 콩가루, 상추, 오이, 초고추장을 버무려서 비벼 먹으면 비타민A, B군이 풍부하고 맛이 담백한 송어회에 단백질이 많은 볶은 콩가루가 곁들여져 고소하고 쫄깃한 최상의 영양식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평창은 활기가 넘쳐난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맑은 강물에서 노니는 송어 떼처럼 세계 각국에서 모여들 선수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한 것처럼 <평창송어축제>가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가길 바란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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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0/04 [07:41]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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