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괴담, 믿을래? 안 믿을래?
학자와 공권력은 방사능 공포를 괴담으로 규정하지만
편서풍이야말로 안전불감증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정 못 견딜 사람이라면 다시마를 사재기하든지
미역 줄기나 씹든지...
일본의 방사능 유출 사고에 관한 언론 보도 중 일부 내용이다. 침착한 일본인들마저 패닉 상태로 빠뜨린 방사능 오염 예방에 미역과 다시마, 김 등이 도움이 된다는 기사가 나가자마자 이 식품들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방사성 요오드에 오염되면 이에 맞서 안정화 요오드를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사능 사고 때 섭취해야 하는 요오드 량은 한 알에 130mg으로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파는 요오드 함유 영양제의 1천 배에 이른다. 참고로 다시마 2g에는 3.5mg, 김 1장에는 0.071mg의 요오드가 들어있다. 통상적인 요오드의 1일 섭취권장량은 0.1-0.15mg, 상한섭취량은 3mg인 점을 감안 하면 많은 양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미역과 다시마의 요오드 함량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복용 단위 자체가 다르다. 방사성 요오드 노출을 치료하는 요오드화칼륨의 의약품 허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요오드 성분 의약품을 오남용할 경우 위장장애, 알레르기 반응, 발진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어쨌든 방사능 사고로 일약 스타 식품이 되어버린 다시마의 속살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흥미진진하다. 곤포(昆布)로도 불리는 다시마는 삼국시대 때부터 널리 식용해 온 2~3년생의 다년생 갈조류다. 길이는 1.5~3.5m, 폭은 25~35cm 내외로 자라며 황갈색 또는 흑갈색의 띠 모양을 이룬다. 한반도, 일본, 캄차카반도, 사할린섬 등 태평양 연안에 20여 종이 분포하는 한해성(寒海性) 식물이다. 주요 종으로는 참다시마, 오호츠크다시마, 애기다시마 등이 있는데 양식하는 주종은 일본 홋카이도 원산의 참다시마이다. 국내 주요 다시마 양식장은 완도를 비롯한 전남 해역인데, 다시마를 먹이로 삼는 전복 양식 단지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한류의 길목인 경남 기장도 다시마 양식으로 유명한데, 이들 두 곳이 지리적 표시 수산품으로 등록되어 있다.
문헌상 첫 기록으로는 AD 500년경 편찬된 도홍경의 <본초경주(本草经注)>에 ‘맛이 짜며 차고 독이 없다. 주로 12가지 수종, 앵류, 결기, 창 등을 치료한다. 원산 이북에서만 났으나 현재는 경상도와 강원도 연안에서도 자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바다의 야채로 불리는 다시마는 식이섬유, 요오드, 칼슘, 셀레늄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다이어트, 각종 성인병과 대장암, 갑상선 질환 등을 예방하여 수명을 연장시키는 묘약으로 알려져 있다. 1986년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 사고 때 인근의 유럽 각국에서는 요오드가 많이 든 다시마 등의 해조류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방사선 누출이나 농작물을 통한 간접 오염에 가장 민감한 부위가 갑상선인데, 갑상선호르몬인 티록신을 만드는 기본성분인 요오드는 이러한 오염을 예방하고 해독한다. 요오드가 다량 들어있는 다시마가 요긴한 것은 이 때문이다.
다시마의 성분은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수분 16%, 단백질 7%, 지방 1.5%, 탄수화물 49%, 무기염류 26.5% 정도이며 탄수화물의 20%는 섬유소이고 나머지는 알긴산과 라미나린, 수용성인 후코이단 등 다당류이다. 끈적끈적한 해조류의 알긴산은 미끈거리고 쉽게 덩어리져 겔(Gel) 상태를 이루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중성지방이 몸속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비만을 예방하고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여 변비에도 좋다. 또 다시마에 들어있는 라미닌이라는 아미노산은 혈압을 낮추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마른 다시마의 표면에 붙어있는 하얀 가루는 만니톨(Mannitol)이라는 물질로서 단맛을 띤다. 점성이 뛰어난 알긴산의 나트륨염은 직물의 풀, 식품의 안정제로 쓰이고, 다량의 단백질 성분인 글루탐산과 아스파탐산은 국물맛을 내는 조미재료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다시마의 대표적인 효능 8가지를 정리해 보면,
1. 콜레스테롤 및 혈압 저하. 식이섬유인 알긴산이 콜레스테롤, 염분과 결합하여 이를 배설시키고 혈전 생성을 막는다. 아미노산인 라미닌은 혈압을 내리고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다. 칼륨 역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압 강하를 돕는다.
2. 당뇨 예방. 칼로리가 거의 없는 알칼리성 식품인 다시마는 풍부한 식이섬유가 포도당이 혈액 속에 침투하는 것을 지연시키고 당질의 소화흡수를 도와 혈당치를 내린다.
3. 갑상선 질환 예방.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둔해져 기운이 없어지고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다시마에는 갑상선호르몬의 주성분인 요오드가 많아 갑상선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4. 변비 예방. 변비는 장운동이 활발하지 못해 생긴다. 다시마에 듬뿍 들어있는 알긴산이 변비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5. 대장암 예방. 다시마는 변비를 예방하는 동시에 대장에 존재하는 발암물질의 농도를 묽게 하고 이를 흡착하여 배설시키므로 대장암이나 직장암을 예방한다.
6. 탈모 예방. 건강한 머리카락을 유지하려면 단백질과 비타민이 꼭 필요하다. 다시마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외에 요오드, 아연 등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성분들과 모발 발육 촉진제인 옥소 성분이 들어있다.
7. 뼈와 이를 튼튼하게 함. 다시마에는 기본적으로 다량의 칼슘 성분에다 칼슘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마그네슘도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한다.
8. 숙취 해소. 술을 마시면 칼륨이 빠져나가 숙취와 간 질환을 일으킨다. 칼륨이 풍부한 다시마는 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그러나 다시마에 풍부한 요오드는 결핵균을 흩어지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결핵 환자는 삼가야 하고, 다시마를 크게 썰 경우 다시마의 칼슘이 알긴산과 결합하여 잘 녹지 않게 되므로 체내 흡수율을 높이려면 잘게 썰어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온 가족이 다 먹을 수 있는 메뉴로 다시마튀각을 추천하며 이를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 준비할 재료: 다시마 30g, 밀가루 4큰술, 물 1큰술, 튀김기름 적당량
* 만드는 방법:
1. 다시마는 약간 적은 가제로 표면을 닦고 3x4cm 크기로 네모나게 자른다.
2. 밀가루에 물을 넣어 되직하게 반죽한 후 다시마에 대충 바르고 햇볕에 널어 꾸덕하게 말린다.
3. 끓는 기름에 다시마를 넣어 바삭하게 튀긴 후 바로 건져내어 기름기를 뺀다.
Tip. 한 번에 많이 튀기면 눅눅해지므로 한 끼 분량만 튀기는 것이 좋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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