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운동이나 활동을 하지 않아 에너지 소비가 적으니 지방이 쌓이고, 필요한 것 이상으로 많이 먹으니 살이 찐다고 보는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적은 움직임, 과식은 비만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뚱뚱한 사람은 에너지 체계에 문제가 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포 차원에서는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끌어들이기 위해 음식이 더 당기게 되는 겁니다. 또한 에너지가 부족하므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몸이 알아서 움직임을 줄입니다.
에너지 체계가 망가진 데는 혈당과 인슐린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식사를 통해 혈액에 포도당이 많아지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처리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혈당은 안정된 상태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혈당이 오르락내리락 변동이 심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과로에 빠집니다. 당독소가 만들어지고 지방이 많이 생성되면서 인슐린 저항이 생깁니다. 즉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아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인슐린 저항은 쥐젖이 많거나 중성지방이 높거나 지방간이 있다면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물론 혈당이 경계에 있다면 말할 것 없고요. 인슐린 저항 상태에서는 세포는 기아상태에 빠지고 남아도는 포도당은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악순환의 시작입니다. 결국은 탄수화물이 열쇠입니다.
탄수화물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우리 앞에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현미 등 통곡물 위주로 먹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래된 전통 식사 방식입니다. 이런 경우 혈당 문제가 완화될 수 있습니다. 전통 식사에서 서구식 식단으로 바뀌면서 당뇨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이 많이 생겼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대사질환만이 아닙니다. 식단이 전통식에서 서구식으로 바뀐 사회인 경우, ‘비만, 심장병, 뇌졸중, 암, 알츠하이머병과 기타 치매, 충치, 잇몸질환, 충수돌기염, 궤양, 게실염, 담석, 치질, 정맥류, 변비’ 등이 늘어났습니다.
두 번째 선택지는 정제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대신에 단백질, 지방, 채소를 더 많이 먹는 것입니다. 이른바 ‘저탄 고지’ 즉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법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탄수화물을 줄이는 방식으로 식사 순서를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밥과 반찬을 동시에 먹습니다. 즉 밥과 함께 단백질, 지방, 채소를 같이 먹습니다. 여기서 식사 순서를 채소를 먼저 먹고 뒤이어 단백질을 먹고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을 먹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먹으면 탄수화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채소를 먼저 먹습니다. 1끼에 2 접시 정도 충분히 먹는 것이죠. 기호에 따라 생채소도 괜찮고, 익힌 채소도 좋습니다. 소화력이 약한다면 익힌 채소가 낫겠습니다. 나물도 상관없고, 채소를 넣은 된장국도 좋은 대안입니다. 밥하고 같이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간을 합니다. 해조류, 버섯류도 좋습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호박, 연근, 마, 토란 등은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맨 나중 즉 탄수화물을 먹을 때 먹습니다. 강낭콩, 팥, 은행, 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잘 차려 먹기 힘들다면 토마토, 오이를 그냥 먹어도 괜찮고요. 외식을 한다면 채소 주스로 대체해도 좋아요. 채소를 천천히 씹어 5분 이상 먹습니다.
채소를 먹고 난 다음 단백질을 먹습니다. 두부, 고기, 생선 등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을 먹으면 됩니다. 앞서 채소, 단백질, 지방을 ‘충분히’ 먹었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 수는 없습니다. 과일은 별도로 식사 30분 이상 전에 조금만 먹습니다. 과당은 사실 지방보다 더 파괴적입니다. 포도당은 인체 모든 곳에서 쓰이지만 과당은 간으로 바로 갑니다. 과당으로 지방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과당 처리를 많이 하면서 간이 과로를 하게 되면서 간이 나빠집니다. 특히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액상과당은 최악입니다. 모든 음식은 천천히 30번 이상 씹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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