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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이야기] 백련차
농산물 지리적표시 등록 제33호 무안백련차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기사입력  2021/05/05 [18:13]

  고이 올린 백련차 위에는 미소가 어리고

  깨달음의 기쁨과 만남의 즐거움 있으니

  향 머금은 낙숫물 소리조차 정겹구나.

 

  작자 미상의 이 시는 아마도 어느 산사의 스님이 백련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읊조린 것이지 싶다. 연잎으로 만든 차나 밥은 사찰음식에서 유래한다. 청결, 유연, 여법(如法) 등 불교에서 말하는 삼덕(三德), 즉 음식이 청결하고 부드럽고 법도에 맞아야 하는데 연잎은 이 모두를 충족시킨다. 백련차는 사찰에서 스님들이 즐기는 향차의 일종으로 녹차에 연꽃을 가미한 것이다. 새벽이슬을 머금고 피어나는 백련의 꽃봉오리를 채집해서 미리 준비해 둔 녹차와 함께 차로 타 먹는 것인데,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하여 도를 닦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문헌에 나타나는 백련차에 대한 기록은 청나라 건륭 때 심복이라는 사람이 쓴 <부생육기(浮生六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말단관리였던 저자에게 매일 아침마다 특이한 향의 고급차를 내놓던 아내에 대한 향수를 절절히 표현한 자서전인데, 수십 번 우려 봐도 그 향을 따를 수가 없어 몰래 그 비법을 캐 보니, 저녁 무렵 연못에 핀 백련 꽃송이가 오므리기 전에 차를 담은 비단 주머니를 그 속에 넣어 밤새 별빛과 달빛 이슬을 맞게 했다가 아침 일찍 꽃봉오리가 다시 입을 벌릴 때 그것을 꺼내 차를 달이지 않는가. 비단 주머니 속의 차에 수련 향을 촉촉이 머금게 한 아내의 지혜와 정성을 잊지 못하고 노래한 일종의 연서(戀書)이다. 중국의 대문호 임어당은 중국 문학사상 가장 사랑스러운 여인이자 뛰어난 재인으로 그의 아내 운(芸)을 꼽고 있다.

 

  동양 최대인 10만여 평의 백련 자생지를 보유한 전남 무안군은 2007년 지리적표시제 제33호로 백련차를 등록했다. 백련차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향차와 잎차로 나뉘는데, 백련향차는 싱싱한 백련꽃 봉오리를 살짝 벌려 그사이에 녹차를 약 30g 넣고 오므린 후 지퍼백이나 타파통에 밀봉하여 하루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냉동고에 10일 정도 보관하면 생차용 향차가 된다. 덖음차인 경우에는 냉동고에 넣지 않고 시원한 곳에 1주일 정도 두었다가 꽃과 녹차를 분리하여 가마솥에 덖으면 된다. 

 

  백련잎차는 부드러운 어린 연잎을 따서 잘게 썬 후 가마솥이나 두꺼운 프라이팬에 5~6회 정도 덖고 비비기를 반복하여 완전 건조시킨다. 대략 30-40분에 걸치는 마무리 작업이 끝나면 밀봉하여 건냉한 곳에 둔다. 이 일대의 100% 자연산 백련잎으로 법제한 백련차는 침출잎차와 가루차 두 종류로 나뉜다. 

 

  백련차는 ‘심장, 신장, 비장, 위장을 보하며 오장의 기운 부족과 속이 상한 것을 낫게 하고 12경맥의 기혈을 크게 보하여 신장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머리칼을 검게 하고 늙지 않게 한다. 청혈, 조혈, 지혈, 해독 작용을 한다.’고 옛 문헌에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백련차의 효능을 정리해 보면,

  1. 해독작용. 백련잎의 탄닌이 독성분인 알칼로이드 성분과 결합하여 체내 흡수를 막고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도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백련차를 마시면 니코틴, 타르와 결합하여 체외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유해성 중금속도 마찬가지.

  2. 지혈작용. 탄닌이 수렴작용을 하여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고 피를 멎게 한다. 위와 장의 점막을 보호하고 그 활동을 촉진시켜 설사를 멈추게 한다.

  3. 조혈작용. 피를 맑게 하고 적혈구를 증식시킨다. 엽록소는 그 구조가 인체의 적혈구와 흡사한데 연잎차로 섭취된 엽록소가 바로 적혈구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조혈이 되고 상처가 빨리 아물게 된다.

  4. 정균작용. 세균을 죽이지는 못하지만, 번식을 억제하는 정균 효과가 있다.

  5. 장유동 촉진작용. 장의 활동을 촉진하여 변비가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6. 간기능 증진작용. 술 담배 등으로 간 기능이 손상된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7. 이뇨작용. 백련차는 신장의 혈관을 확장시켜 배설작용을 촉진한다. 이러한 직용으로 몸속의 노폐물이나 유독 성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최근 우석대학교 식품생명과학부 오석홍 교수는 백련잎차에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된 흥분억제 신경전달 아미노산의 일종인 GABA가 혈압을 낮추고 뇌세포 대사를 촉진하여 높은 항산화 효과를 갖는다고 밝혔다. 또 순천대 한의학연구소장 박종철 교수는 연잎에 생리활성물질인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이 다량 함유되어있는 것을 발견, 이를 ‘NM-253’으로 명명했다. 이 물질은 유해산소를 60%가량 제거하고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바이러스인 HIV의 활동을 돕는 효소인 프로테아제(Protease)의 생성을 40%가량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 앞으로 연잎차에 대한 연구개발이 보건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무안군은 동의과학대학팀과 공동으로 백련차를 이용한 연맥주와 연와인을 세계 최초로 개발, 2007년 백련축제 때 처음 소개하였는데 맛이 깔끔하고 뒤끝이 깨끗하여 특별히 여성과 술을 처음 대하는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연잎 향에 반하고 그 맛에 취하고 성인병 예방 효과까지 있는 두 제품의 행보에 관심 있는 분들은 백련이 절정을 이루는 8월이 돌아오면 무안행 버스에 몸을 실어보시라.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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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05 [18:13]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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