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주식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기업정보로 손실을 입는 개미투자자가 한둘이 아니다. 이 책은 언제나 이득을 보는 세력의 패턴과 영업비밀을 공개한 책이다. 요즈음 핫이슈로 떠오른 ‘공매도(空賣渡; short selling)’도 세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빌린 주식을 높은 가격에 매각한 후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 금융기법으로서, 주가가 크게 떨어질수록 차익이 커지는 것을 악용해 최근 금융위기 속에서 시장 급락을 더욱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15년간 다수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실무경험을 쌓은 저자는 “회계사도 어려워하는, 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전자공시 독해 테크닉을 중심으로 단 한 명의 투자자라도 뻔한 손실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심정에서 쓴 세력의 주가급등 패턴을 찾아내는 공시 매뉴얼”이라고 소개한다.
공시(公示)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주식시장에서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공시를 읽어내려면 자주 등장하는 용어, 즉 CB(Convertible Bond), BW(bond with warrant), EB(exchangeable bond)와 같은 메자닌(Mezzanine)투자의 용어와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에 등장하는 기본 용어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 메자닌은 건물 1,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 상승장에는 주식으로 전환해 자본 이득을 취할 수 있고, 하락장에서도 채권이기 때문에 원금보장이 되는 데다 사채 행사가격 조정(refixing)에 따른 이득을 챙길 수 있다. ① 전환사채(CB)는 말 그대로 ‘주식전환 선택권(Option)을 가진 사채’를 말한다. 기업이 처음 발행할 땐 보통의 회사채와 같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 투자자가 주식전환을 원할 때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②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CB와 같은 맥락이나 사채권자에게 사채 발행 이후에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미리 약정된 가격에 따라 일정한 수의 신주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이다. ③ 교환사채(EB; exchangeable bond)는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시일 경과 후 발행회사가 보유 중인 다른 회사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채를 말한다. 이것들은 모두 주식시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목표주가까지 가격을 올리기 위한 일종의 신호탄들이기 때문이다.
주식 차트의 하나인 봉차트는 일정 기간 동안의 주가 움직임이 표현된 막대 모양의 차트로 형태가 양초처럼 보여 Candle Chart로도 불린다. 1600년대 일본의 쌀시장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가 1700년대 중반 이후 혼마 무네히사(本間宗久)에 의해 음양선 차트라는 체계적인 매매기법으로 정착되었다. 주가의 시가(始價), 고가(高價), 저가(低價), 종가(終價)를 보여주며 몸통과 꼬리로 구분된다. 몸통은 시가와 종가로 구성되며 꼬리는 장중에 시가나 종가를 벗어나는 가격을 나타낸다. 봉은 빨간색 또는 파란색으로 표현하여 가격이 상승한 경우에는 빨간색(또는 흰색), 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는 파란색(또는 검정색)으로 표시한다. 봉차트는 가격변화를 한눈에 보여주고 매수세력과 매도 세력 간의 힘을 비교할 수 있게 해주어 기술적 분석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우선 일정 기간의 주가 평균을 분석함으로써 앞으로의 주가 동향을 예측하고자 하는 이동평균선이 있다. 이동평균을 그래프로 나타낼 때 위에서부터 5, 20, 60, 120일선으로 배열되어있으며,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배열 상태에 놓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든 크로스(golden cross)는 주가 분석 예측지표의 하나로 강세장으로 전환함을 나타내 주는 신호이고 데드크로스(dead cross)는 약세를 알리는 전환 신호이다. 눌림목은 상승추세에 있던 주가가 수급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일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HTS(Home Trading System)를 이용해 안방에서도 실시간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 HTS란 투자자가 증권사 객장에 나가거나 전화를 거는 대신 집이나 사무실에 설치된 PC를 통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책에서는 이보다 훨씬 장황하게 주식투자와 관련된 전문용어들이 등장한다. 주식초보자가 이 글을 읽더라도 공시와 주식차트에 관한 기본지식은 필수라는 생각에 언급하기도 했거니와 저자 말대로 항상 당하기만 하는 동학개미의 투자 관행을 벗어나려면 주식시장에 대해 면밀하고도 깊이 있는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경영학을 전공한 나로서도 주식투자 실전경험이 없다 보니 책을 다 읽고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지경이다. 다만 M&A 전문가이자 주식투자의 달인인 저자의 주식 매수·매도 원칙만 머리에 떠오른다. “최대주주, 회사 대표나 회사 상호가 바뀔 때, 특수관계인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될 때가 매수 타이밍이고, 유상증자 물량의 신주상장 시점, 급등 전의 주가에서 2배에 이르는 가격대,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 공시가 나올 때가 매도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해당 종목 상장사의 공시를 통해 살펴볼 수 있으나, 마사지나 세탁이 가능한 재무제표나 손익계산서를 맹신하지 말고 차라리 유동자산이나 잉여금 등 자금 동원능력을 높게 평가하라 충고한다.
책 말미의 DART6 ‘세력을 인터뷰하다’ 편에 이 업계 최고 선수로 알려진 정프로(가명)의 “내가 왜 이러고 살았지?” 라는 자책처럼 이들은 단 한 번의 세력 규합으로 수십 수백 억의 수익금을 벌어가지만, 이는 누군가의 손실로 얻어내는 보상이다. 저자는 이를 ‘아수라’로 표현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책을 통해 세력의 등에 올라타 당하기만 하는 개미가 되지 말고 세력사냥꾼이 되라고 조언한다. 내가 보기에 그의 조언처럼 되기는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에 왜 당하는지 이유라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앞으로는 그리 크게 당하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들이 죽기 살기로 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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