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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상칼럼] 경허스님 그리고 우담흑두
 
정홍상 행복한마을의료사협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기사입력  2021/01/04 [22:35]

▲ 정홍상 한의원 원장     ©군포시민신문

 경허 스님은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문하에 만공, 수월, 혜월, 한암 스님 등 많은 제자가 나와 끊어진 선풍을 이었습니다. 경허 스님은 만행 또는 걸림 없는 삶으로 유명합니다. 어느 때인가 스님은 폭력배들에게 죽도록 두들겨 맞습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거의 초주검이 된 상태에서 어느 상인이 웅담을 술에 타서 먹이고 나서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웅담은 말 그대로 곰쓸개입니다. 웅담은 어혈을 풀고 혈액 순환을 촉진합니다. 웅담은 당연히 구하기 어렵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웅담 대신에 우담을 약재로 씁니다. 우담은 소 쓸개입니다.      

 

 지난번 글에서 독소 배출을 위해 담즙 분비가 잘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담즙 분비가 잘 되지 않는 경우 우담을 복용하면 좋습니다. 우담은 성질은 차갑고 맛은 씁니다. 우담은 청간명목(淸肝明目), 이담통장(利膽通腸), 해독소종(解毒消腫) 작용을 합니다. 청간명목이란 간열을 식혀서 눈을 밝게 한다는 뜻이고, 이담통장이란 담즙 분비를 촉진해서 장을 잘 통하게 한다는 말이고, 해독소종이란 독소를 풀어 종기를 삭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종기, 눈 질환, 변비, 치질, 소아 경기, 가래가 많은 기침, 황달, 가슴과 배에 열이 나고 갈증이 있는 증상에 도움이 됩니다. 이담통장 작용이 있기 때문에 지방을 줄이는 데도 좋습니다. 정체된 장을 잘 통하게 하므로 소화기 기능도 좋게 합니다.      

 

 우담은 또한 혈액순환을 촉진해서 정체된 어혈을 없애고 혈액이 전신 말초까지 고루 이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따라서 때로는 국소, 복부가 차갑고 시릴 때 상당히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단점은 우담이 성질이 차다는 점입니다. 몸에 열이 많거나 혈액이 풍부한 사람에게 딱 맞습니다. 몸이 차거나 혈액이 부족한 사람은 위와 같은 증상이 있어도 오래 쓸 수가 없습니다. 이 단점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먹는 음식 가운데 검은 콩이 있습니다. 검은콩은 한자로 흑두라고 하는데, 흑두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합니다. 맛은 달고 성질은 차지도 뜨겁지도 않고 평합니다. 흑두는 혈액을 잘 소통시켜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근육 경련을 치료하며 종기, 약물중독과 식중독을 해독하고 비장과 신장을 보한다고 나옵니다. 콩과는 모두 해독에 탁월합니다. 모든 독을 해독하는 처방인 감두탕도 감초 흑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담이 부담스러운 경우 흑두에 우담을 덧붙인 우담흑두를 씁니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 쓸개 한 개에 검은콩 백 알을 넣어서 그늘에서 며칠 동안 말립니다. 그러면 그 소 쓸개즙이 완전히 다 마르면서 흑두에 흡수됩니다. 그때에 콩만 꺼내면 우담흑두가 됩니다. 그 콩은 소 쓸개즙을 잔뜩 흡입한 상태에서 말랐기 때문에 효과가 대단히 좋습니다. 그 콩을 식후와 취침 전에 14개씩 따뜻한 물과 함께 씹어 삼키면 됩니다.     

 

 혼자 만들기는 어렵겠죠?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먹기가 어려우므로 우담, 흑두, 소금 약간을 섞어 환을 지어 활용합니다. 우담, 흑두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하루 밤낮 숙성시킨 후 문화(文火-은은한 불)로 3일 밤낮을 열을 가하여 찐 후 건조해 약간의 꿀과 버무려 녹두 크기로 환을 만듭니다. 이것은 구소환(九消丸)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동의보감에 흑두는 소금을 넣고 익혀 먹으면 능히 신장을 건강하게 할 수 있으니 항상 먹어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흑두는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고 혈액을 정화하는 효능이 뛰어납니다. 구소환은 신장기능을 도와 정력을 강화시키며 노안, 당뇨, 수족냉증에도 응용됩니다.     

 

 물론 열이 많거나 혈액이 풍부한 사람은 우담을 복용하면 좋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구소환을 복용하면 됩니다. 그럼 혈압이 떨어지고 변비가 없어지고 신장 기능이 좋아지고 기력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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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04 [22:35]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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