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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컬럼] 우울의 계절
 
김진웅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0/12/23 [15:40]

 김 진 웅(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요즈음은 이중으로 우울한 기분이다. 1년여 지속되는 코로나 비상사태는 소소한 일상적 삶의 행복을 빼앗아 간 지 오래다. 가족 나들이도, 친구와의 만남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여행도 모두 발 묶여 있다. ‘다음에’, ‘코로나가 진정된 다음에’ 하면서 미루곤 했다. 여기에는 그래도 희망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 유럽 선진국이 코로나로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K방역’의 기적이 이루어지리라 믿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아무도 그런 말에 기대지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과학’보다 ‘기적’을 믿은 것이다. 그러기에 비상 병상의 확보도, 코로나 백신 확보도 느슨했다고 한다. 민주정부가 K방역을 너무 확신했기에 우리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코로나 대확산으로 모두가 정신을 가누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제 ‘민주(국민)’는 생사의 위기상황에서 각자도생해야 하는 참담한 현실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와 ‘정부’가 하나라는 생각에서 점점 균열이 커지고 있다.

 

일단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쉽게 되돌리기가 어려운 법이다. 평소 삶에 바빠 망각했던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생각해 본다. 그랬다. 지금처럼 추운 겨울에 우리는 모두 촛불을 들었다. 한목소리가 된 외침은 영하의 날씨도 녹였다. 그렇게 우리 사회는 따뜻한 봄을 맞이하였다. 문재인정부는 고단한 국민들에게 따스한 훈풍을 불어 넣어주리라 믿었다. 나아가 우리 사회도 자연세계처럼 조화로운 공동체 질서가 작동되리라 믿었다. 그런데...

 

그동안 부정부패 사건이 터질 때마다 현 정부를 지지했던 작은 촛불들은 믿고 싶지 않았다. 내 귀와 눈을 의심하곤 했다. 민주인사들이 불의와 불법을 자행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평생 그것을 뿌리 뽑고자 헌신했던 삶들이기에. 도덕성은 촛불정권의 생명이다. 그것에 상처가 나면 국민들의 상처 역시 눈덩이처럼 커지고 민주정부의 생명은 끝나게 된다. 집권층은 이런 여론 분위기를 부정하거나 잘 감지하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 시대는, 국민들은 그런 수준의 도덕적 눈높이를 기대하고 있으니 맞출 수 밖에,

  

국민들은 실망감에 빠져있지 말고 의식을 한 단계 더 깨우쳐야 할 때다. 더 이상 나를 무작정 맡기고 의지할 곳은 없다. 여(與)도 야(野)도, 좌(左)도 우(右)도. 그러니 이제 우리는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은 자기를 위해 정치하곤 한다. 또한 판사, 변호사, 교수가 자신의 영광을 앞세워 말하고 행동하는 사례도 충분히 보지 않았는가. 그들 속내에는 때론 국가도 국민도 없고, 오직 일신의 영달 혹은 가문의 영광만 자리하고 있다.

 

요즈음은 국민 한사람으로 내가 관리의 대상이자 통제대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헌법적 기본권인 생명과 안전을 정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신뢰감이 들지 않는다. 위로받아야 할 불안의 시기이기에 국민들은 더 우울해진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지는 법이다. 그 실망이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을 넘어서기 전에 자기 합리화, 말 잔치, 분노의 정치를 이제는 그치기를, ‘내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민주적 통치자의 기본수칙임을 명심하기를. 나아가 자의적 ‘인치(人治)’ 대신 법치(法治) 질서가 뿌리내리고 작동되도록 초석을 다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현 민주정부의 시대적 사명은 바로 거기에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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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23 [15:4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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