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리영희 ① 이금순

너무나 따스한 그분의 눈빛을 다시 생각하며

이금순 (사)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 대표 | 기사입력 2020/11/19 [23:42]

내가 기억하는 리영희 ① 이금순

너무나 따스한 그분의 눈빛을 다시 생각하며

이금순 (사)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 대표 | 입력 : 2020/11/19 [23:42]

편집자주) 리영희 선생 10주기 추모하며 생애 마지막 16년을 보낸 군포에서 선생을 기억하는 이들의 글을 기고 받아 연재한다. 25년 전 군포시민신문의 발기인으로 지역신문 창간 지원에도 아낌없이 지원하셨던 선생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추모한다.


 

 

리영희 선생님과의 만남은 1996년 군포환경자치시민회라는 시민단체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군포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쓰레기소각장 문제가 대두되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리영희 선생님은 환경문제의 중요성과 함께 지역 언론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선생님과 함께 저도 자석처럼 끌리듯 참여하게 되었다.    

 

군포환경자치시민회의 단체를 만들기 준비하면서, 단체의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강화 동막해수욕장으로 갯벌답사를 갔다. 이 답사는 원래 생태교육을 위한 답사였는데, 답사를 진행해보지 않은 초보친목단체가 갖는 한계를 드러냈다. 기행비보다는 경비가 더 들어가는 마이너스 갯벌답사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갯벌답사에 참가한 선생님의 눈빛은 항상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리영희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군포환경자치시민회의 발대식 날이었다. 나는 군포환경자치시민회 수리산자연학교팀을 구성되고 내가 팀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쓰레기 소각장 반대운동도 열렬하게 하고 있던 시기였다. 이 발대식은 선생님을 군포환경자치시민회 공동대표로 모시기 위한 것이었으나, 선생님이 사양을 하셨는지 또는 무슨 이유인지 공동대표로 추대되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공동대표로 추대된 것이다. 아마도 쓰레기 소각장 반대운동에 영향을 받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     

 

쓰레기소각장 반대 운동을 하면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군포시장이나 군포시 의원 등으로 출마하려고 하였다. 당시 우리 손으로 선출된 사람들이 지역의 일을 한다면 지역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보면 그것은 선거를 위한 전략에 불과하고 사람들의 의지와 생각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었다. 

 

당시 그러한 상황에서 리영희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지방선거 당선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선생님의 추천 선택을 받은 유일한 사람은 민주노동당 군포위원장이면서 쓰레기소각장 반대 시민단체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송재영씨가 추천을 받아 군포시 시의원에 당선되었다. 리영희 선생님이 추천하는 사람의 면모를 생각하게 하는 일이었다.          

 

선생님이 군포에 거주하셨을 때는 이미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지역의 일에 대해 선생님이 참여하실 수 있는 일에 대해 참여하시기 위해, 수리산 8단지 임도지역을 사모님 부축을 받으면 매일 산길을 걸으며 건강을 회복하려고 하였다. 1-2년의 시간이 지나자 선생님이 혼자서 지팡이에 의지하며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자연과 더 친해지고 그 덕분에 아이들과 체험학습을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8단지 임도지역에서 선생님을 중간중간 뵐 수 있었다. 선생님을 뵐 때마다 목례로 인사도 하고, 소리 내어 인사도 하였지만, 선생님은 환경체험학습을 바라보면서 웃음띤 얼굴로 자연스럽게 보다가 가시는 것이었다. 

 

선생님 10주기를 맞이하여 선생님에 대해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선생님 댁 ‘재롱잔치’하러 가서 사모님께서 차려주신 저녁을 맛있게 먹고, 최희영 선생님의 시조창을 들으시며 편하게 즐기시는 모습이다. 

 

내가 기억하는 리영희 선생님의 모습은 ‘진실’만을 추구하는 강직한 선생님보다는 항상 인자하신 할아버지 모습이 강하다. 다시 한번 뵙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환경자치시민회 창립대회 왼쪽에서 두번째 계시는 리영희 선생님(군포시민신문 1997.12.1일자)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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