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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상 칼럼] 이 몸은 땅과 같다
 
정홍상 행복한마을의료사협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기사입력  2020/10/30 [08:47]

▲ 정홍상 한의원 원장     ©군포시민신문

 땅에는 표토, 심토가 있습니다. 식물에게는 표토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표토란 토양 위쪽을 덮고 있는 것으로 지표에서 대략 5cm에서 25cm인 부분을 말합니다. 표토에는 많은 유기물이 있으며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식물은 표토에 기대어 살고 있습니다. 요즘 표토가 점점 사라지면서 농사에도 위기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표토는 바람이나 물에 의해 유실되기도 하지만 사람이 지나치게 땅을 가는 것이 또 하나의 원인입니다.    

 

 좋은 땅이란 어떤 곳일까요? 풍수 이야기가 아니고 식물에게  좋은 땅은 어떤 땅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좋은 땅이란 공생과 순환이 이루어지는 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생이란 다른 존재와 함께 사는 것입니다. 땅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미생물과 식물은 끊임없이 주고받기를 합니다. 예를 들면 뿌리혹박테리아는 공기의 질소를 고정하여 식물에게 공급합니다. 콩과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에게 탄소와 세균 증식 물질을 제공합니다. 미생물은 식물에게 수천 가지 효소와 항산화물질을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미생물이 살수록 식물에게 좋습니다. 식물이나 동물 사체는 땅으로 돌아가서 유기물이 되어 다시 식물의 영양분으로 순환합니다. 동물 배설물도 마찬가지고요. 미생물이 살고 있지 않은 땅은 죽은 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유기 비료든 화학 비료든 비료로 키워지는 식물은 덩치는 크고 영양과잉이 됩니다. 요즘 농작물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사람들도 큰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영양 특히 질소 성분이 많은 식물은 시간이 지나면 썩습니다. 자연농으로 지은 식물은 시간이 지나면 말라비틀어질 뿐이고요. 비료로 지은 식물을 먹으면서 이 몸도 영양과잉에 시달립니다. 여기저기 ‘썩는’ 질환이 생겨납니다.     

 

 이 몸은 땅과 같습니다. 특히 위와 장은 땅입니다. 이 몸은 위와 장이라는 땅에서 피어난 가지이며 줄기이며 잎과 꽃이고 열매입니다. 땅이 부실하면 제대로 가지를 뻗을 수 없으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위와 장에서 표토는 점막입니다. 표토가 유실되듯이 점막이 점점 얇아지고 있습니다. 점막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극적인 음식이 점막을 망가뜨립니다. 우리는 점점 매운맛 같이 자극적인 맛을 추구합니다. 염증이 자주 생기고 때로는 궤양이 생기고 때로는 구멍이 뚫리기도 합니다. 각종 첨가물이나 양약과 같은 화학합성물이 점막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또한 POPs(Persistent Organic Pollutants)와 같은 물질이 점막을 망가뜨립니다. POPs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로 자연환경에서 분해되지 않고 동식물에서 축적되는 면역체계 교란 ·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을 말하며, 예를 들어 다이옥신, 프탈레이트 등과 같은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만 가지 물질이 만들어졌으며, 요즘도 인류는 1년에 수천 종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점막이 무너지면서 여러 알레르기 질환이 생깁니다.      

 

 이 몸은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우주입니다. 이 몸은 ‘내 것’이 아닙니다. 여러 생물이 살고 있는 무대일 뿐입니다. 여러 생물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도록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미생물이 사라지면 이 몸은 황무지처럼 황폐해집니다. 미생물은 이 몸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장은 면역기능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의 면역기능과 신진대사에서 미생물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장에는 약 100조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종류는 무려 4000여 종이나 됩니다. 그중에 중간균이 약 80% 정도 되고 나머지가 유익균, 유해균입니다. 유익균, 유해균 어느 쪽이 힘을 갖느냐에 따라 중간균이 한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중간균을 두고 경쟁이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이 사회와 똑같은 것 같네요. 가공식품을 많이 먹게 되면 유해균이 힘을 얻게 됩니다. 유익균이 좋아하는 섬유질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먹이도 주지 않으면서 일을 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 몸을 돌보는 데 농부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공생과 순환의 정신으로 돌보는 농부의 마음 말입니다. 농부처럼 이 몸을 돌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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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30 [08:47]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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