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제는 ‘Career Strategy’이다.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1위 미래학자인 제이슨 생커의 필살기 일자리 설계 전략인데, 펴낸 시점이 올해 코로나 팬데믹 불황 상황이라서 훨씬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불황(depression)의 경제학적 정의는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2분기(=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좀 더 간단히 말하면 ‘전국적으로 경제활동 및 소득이 감소하는 때’를 말한다. 저자는 지금이 딱 세계적 불황의 정점이라며 세 가지 징후를 내세운다. 첫째는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조치이고, 둘째는 ISM(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제조업 지수가 최악이라는 점이고, 셋째는 실업률마저 최악이라는 점이다. 이 중에서 가장 정확한 징후는 ISM이 밝힌대로 글로벌 제조업과 투자의 둔화가 불황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세계경제전망(WEO)이 2020년 6월 기준으로 내놓은 주요 나라별 GDP 전망치는 죄다 마이너스이다. 대한민국이 가장 선방하고 있을 정도이니 다른 나라들은 오죽하겠는가.
경제학에서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시장을 움직이는 두 가지 요인은 수요와 공급이다. 그러나 현실 경제학에서 경제를 움직이는 두 가지 요인은 ‘두려움’과 ‘탐욕’이라 봐야 한다. 호황기가 탐욕으로 얼룩질 때 불황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2020년 4월 IMF가 추정한 전 세계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지수는 2007~2009년 금융위기를 넘어 1940년대 대불황 시기와 필적될 만큼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연준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는 “시간이 지나면 죽는 것(dying)이 아니라 살해된다(killed)”고 말한다. 자연사가 아니라 뭔가로부터 죽임을 당한다는 것인데, 불황으로 말미암는 무직(joblessness)과 실업(unemployment)이 대표적이다.
“경기침체는 선택지를 앗아간다” 크고 작은 불황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특정 지역을 강타하고 특정 산업을 강타하며 특정 기업/개인을 강타한다. 이번 팬데믹 불황은 개도국보다는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을 강타했고 관광 관련 산업을 초토화했으며 레저 및 숙박, 레스토랑 등 경기 순응적 비즈니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와중에 우리가 취해야 할 방책은 무엇인가. 당신이 대학생이라면, 샐러리맨이라면, 현장노동자라면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도 선택지가 있다”는 저자의 여섯 가지 전략을 간략히 살펴보자.
우선 ‘나의 SWOT 분석표’를 만들라 한다. SWOT 분석은 30여 년 전 내가 제약마케팅 일을 할 때부터 오랫동안 익숙하게 다루어온 분석법으로서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험(Threats) 요소를 점검해 보는 기법이다. 개인으로서는 다소 자의적인 분석법일 수 있겠지만 자기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고 진솔하게 따져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하고도 손쉬운 방법이라서 누구나 작성해 볼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작성한 아래 도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전략1. 준비하라_아주 기초적인 단계로서 각자가 처한 상황과는 무관하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전략2. 견뎌라_살아남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라는 말이다. 전략3. 숨어라_학생이면 학교로 돌아가고 일반인이면 불황에 강한 일자리를 찾아 피난처를 확보하라는 뜻이다 전략4. 도망쳐라_유망한 곳을 찾아 지리적 위치를 물리적으로 옮겨가라는 말이다. 전략5. 쌓아 올려라_기술이든 자신만의 사업을 구축하든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는 것이다. 전략6. 투자하라_운영 중인 사업체나 자녀교육비 지출, 주식 등에 안전을 고려하여 투자하라는 것이다.
위 여섯 가지 전략은 책의 2/3을 차지할 만큼 많은 지면을 통해 방법과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으나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경기순환이 두려움과 탐욕이라는 ‘감(感)’에서 비롯되듯이 정답을 정확히 제시하는 스승은 드물다. 방향만 제대로 가르쳐줘도 독자들은 만족해하리라 여기며 궁금해하는 분들은 책을 펼쳐 보기 바란다. 이런 류의 책들이 갖는 공통점은 “돌격 앞으로!” 해 놓고는 정작 본인은 뒷전으로 빠지는 무책임을 일삼는다는 점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아쉬움을 가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독자들에겐 적지 않은 교훈을 던질만한 값어치는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미쳐 날뛰는 황소의 뿔을 잡아야 할 자는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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