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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미디어숲/ 리여우화
 
신완섭 기자   기사입력  2020/07/30 [06:43]

  지은이 리여우화(李有華)는 중국 복단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IT업계에 종사하는 수학 매니아이다. 중국 인터넷에서 수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본서는 그가 중국 히말라야FM에서 팟캐스트로 활동해 온 <리쌤과 수학 수다>에 소개된 내용들이다. 현재 천진한국국제학교 수학교사로 재직 중인 김지혜 역자는 ‘삽화를 곁들여 흥미롭게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를 읽는 순간. 수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한다. 과연 그럴까?

 

  프롤로그에 실린 저자의 세 가지 수학 예찬은 나를 질리게 한다. 첫째 수학은 배경지식이 필요 없는 학문이고, 둘째 암기 스트레스 없이 확실히 가지고 놀 수 있는 과목이며, 셋째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녀가 수포생(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되지 않도록 거금을 과외비로 갖다 바치는 대한민국의 숱한 학부모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노릇이지만 어려서부터 지금껏 수학을 놀이 삼아 즐기고 있다 하니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다. 정말로 재미있는 수학일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겨본다.

 

  Level1_시도하는 자가 수학보석을 캘 수 있다. 

  2,3,5,7,11,13,17... 소수(素數/Prime number;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1보다 큰 양의 정수) 중에서도 메르센 소수는 메르센 수(2ⁿ-1) 중에서도 소수인 수를 나타낸다. 메르센 소수는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마랭 메르센(Marin Mersenne)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가장 최근 발견된 메르센 소수는 2400만 자리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검증하는 데만 3년 정도가 걸려 희귀할 뿐만 아니라 완전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석으로 불린다. 예를 들어 자연수 6은 약수 1+2+3 합과 일치하므로 완전수다. 지금까지 ‘유클리드-오일러 정리’를 통해 밝혀진 완전수는 모두 짝수로서 메르센 소수와 일대일 대응 관계이다. 여기까지 읽고 잠시 책을 덮었다. 배경지식이 필요 없는 학문이라더니, 정리나 방정식에 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머리만 뚱하게 아프다. 

 

  Level2_우주는 어떤 수로 표현할 수 있을까?, Level3_수학의 마음으로 세상을 분석하라, Level4_수학에도 위기가 있었다니 등 세 파트 역시 머리만 무겁게 한다. 저자의 말과는 달리 수학에 관한 배경지식이 너무 박약해서일까, 좀 더 시간을 내서 찬찬히 읽어 보기로 하고 뭉치로 건너뜀을 이해 바란다. 

 

  Level5_수학적으로 세상을 수학하라

  텔레뱅킹 서비스의 대화는 대략 이런 식이다. “(은행서비스) 고객님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알려주세요./ (you) 네 계좌번호는 xxx이고 비밀번호는 ooo입니다./ (은행서비스) 비밀번호가 맞습니다. 고객님, 어느 계좌로 이체 원하세요?.../ (you) 이체할 계좌번호와 이체금액은 xxx와 ooo입니다./ (은행서비스) 네, 계좌이체 처리되었습니다. 고객님의 계좌잔액과 이체비밀번호는 xxx, ooo입니다.”이 대화에서 보듯 우리는 비밀번호를 가지고 있어서 텔레뱅킹을 정확히 처리할 수 있다. 이때의 비밀번호는 ‘암호키(encryption key)’로서 암호화와 암호해제라는 대칭 암호화 작업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런 암호화 작업의 최대 단점은 비밀번호 정보의 안전한 보호에 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비대칭 암호화 시스템이다. 뱅킹에 사용할 암호키 xxoo를 고객의 전자메일 또는 휴대폰 메시지로 보내고 암호키의 일부 xx만 공개시키고 oo는 개인의 몫으로 빼놓고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때 xx는 공개키(public key), oo는 개인키(private key)라 부른다. 더 나아가 완벽한 해킹방지를 위해 암호화와 암호해제를 동시에 적용하는 ‘암호키 교환(key exchange)’를 이용하기도 한다. 한편 웹사이트 인증서 발급기관은 인증서 발급시 손쉽게 큰 숫자에서 작은 숫자로 대응할 수 있는 해시(hash)함수를 사용한다. 오늘날 해시계산법을 이용해 전자서명을 실현하는 과정은 매우 의미 있고 배울만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바둑판은 가로·세로 19줄씩 361가지 착점 위치가 있다. 바둑의 합리적 변화 수는 2.08×10의 170승에 달한다고 한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는 두 세트의 대뇌 또는 신경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기본 수읽기의 ‘전략 네트워크(policy network)’와 착법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가치 네트워크(value network)’가 가공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바둑의 신에 가까운 알파고 제로를 물리치는 길은 두 네트워크를 파상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다음 수의 최선의 선택을 전체 국면에서 판단하도록 하고, 동시에 축과 속임수를 써서 국지적 국면을 유리하게 만든다면 이기지 못하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수학적 추측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저자는 이동 소파 문제, 내접 정사각형 문제, 콜라츠 추측, 벤포드 법칙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련(精練)과 숙려(熟慮)에서 좋은 추측이 탄생되고 있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접근법을 제시한다. 첫째, 많이 읽고 많이 보고 확장되게 독서 하라. 둘째, 생활 속에서 많이 관찰하고 주변의 사물에서 단서를 찾으라. 셋째, 대담하게 가정하고 신중하게 증거를 찾으라.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가 무거웠지만, 에필로그에서 밝힌 ‘정련’과 ‘숙려’, 두 마디에 백배 용기를 얻어본다. “이토록 재미있을 수학이라니.....”

 

  코로나로 인한 집콕 독서문화 속에서 3040을 중심으로 수학 관련 서적 읽기가 대세라는데, 권장도서로 <문명과 수학(민음인)>, <물리의 정석(사이언스북스)>, <이상한 수학책(북라이프)>, <이해하는 미적분 수업(바다출판사)> 등이 추천되고 있다 한다. 모든 것이 불안한 시국 상황에 냉정한 이성을 찾는 데 수학의 힘이 필요해서일까. 60이 넘은 나로선 평정의 균형점을 찾고 싶을 따름이다. 수학은 멀고 수학적 사고는 가까이하고 싶다. 

 

▲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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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30 [06:43]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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