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경의 從心문화]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김난경 기자 | 기사입력 2026/02/27 [09:08]

[김난경의 從心문화]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김난경 기자 | 입력 : 2026/02/27 [09:08]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메트로폴리탄(이하 MT) 소장 리먼 컬렉션 전시의 컨셉이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이다. 이번 전시는 MT소장품 원화 81점을 볼 수 있는 대형 전시로, 그중 65점이 리먼 컬렉션이다. 빛을 수집한 사람들은 명화를 후대에 남긴 화가와 명화를 수집한 컬렉터를 동시에 의미한다.

 

전시공간은 몸ㆍ얼굴ㆍ자연ㆍ도시ㆍ물이라는 5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의 공간 안에서 인상주의에서 모더니즘으로 옮아가는 미술사변화를 자연스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나열했다.  그리고 주제와는 별개로 프롤로그라는 첫 번째 공간에서 관람객은 살바도르 달리의 <레이스 뜨는 여인>이라는 작은 작품과 만난다. 요하네스 페이메이르의 <레이스 ~>을 모사한 작품이다. 달리에게 이 작품을 의뢰한 로버트 리먼의 서신을 소개함으로써 리먼 부자의 미술품에 대한 애정과 수집에 대한 진심을 관람객들도 알 수 있었다.

 

아무튼 30cm 앞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몰입도가 높았고, 다른 전시에서는 엄격하게 제한된 작품촬영이 플래시 없이 대부분 허용되었다. 모네, 마네, 드가, 르누아르, 세잔, 마티스, 고흐, 고갱 등등 익히 알고있는 화가의 작품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나의 발길을 멈추게 했지만 간단하게 5점만 소개하려고 한다. 

 

▲ 고갱<목욕하는 타히티 여인들>, 동겐<마리아>, 르누아르<피아노 치는 소녀들>, 블라맹크<햇빛에 비치는 수면>, 고흐<꽃피는 과수원>(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첫 번째로 시선이 머물었던 작품! 폴 고갱의 <목욕하는 타히티의 여인들>이다. 고갱은 고전주의 화풍에서 반드시 지켜야 했던  전통적 규범인 원근법과 인물의 아름다움을 완성해야 한다는 가치를 무시했다. 과감한 색감과 굵은 선으로 고갱의 작품은 화가의 주관적인 해석을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화폭을 채운 여인의 뒷모습이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바다의 배경이 내게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음은 르누아르의 초상화 <피아노를 치는 소녀들>로 나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어, 1월에 한가람 미술관에 걸려 있었는데~' 이 작품은 1891년 프랑스 미술부장관이 뤽상부르 미술관에 전시할 작품을 르누아르에게 주문해서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르누아르는 <피아노를~> 을 유화 4점,ㆍ스케치와 드로잉 2점, 모두 6점을 그렸다. 유화 작품 2점은 개인이, 1점은 오르세미술관, 1점은 MT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르누아르의 <피아노를 ~> 유화 작품 2점 모두 작년 11월~올해 1월에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전시되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술에 문외한인 대부분 모두에게는 조금 낯선 화가 키스반 동겐의 초상화 <마리아>, 원화로는 처음 접해보는 화가지만 전시회장을 나와서도 잔상이 오래 눈에 남을 만큼 감동이었다. 인상주의 이전에는 사실에 충실하게 그렸다면, 인상주의 화가들은 인물을 화가가 본 그대로 순간의 느낌을 충실하게 그렸다. 처음에는 동겐도 인상파풍의 그림을 배웠으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마티스의 영향을 받아 음영이 한층 짙어지고 원색을 사용한 인물과 풍경을 그리게 되었다. 동겐이 그린 여자들은 한결같이 깊고 커다란 검은 눈매가 매우 독특하다. 그는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 화가로 분류된다. 동겐의 그림에 매료되어 전시도록도 구입했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반 고흐가 프로방스 아를에서 그린 과수원 연작 중의 하나인 <꽃피는 과수원>을 만나볼  차례다. 고흐는 보이는 풍경을 넘어 빛을 반사하는 나무나 하늘ㆍ풀ㆍ별들을 물질 본래의 한가지 색으로 칠하지 않고 화가가 보고 느낀 대로 서로 다른 색갈로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모리스 드 블라맹크의 <햇빛이 비치는 수면>을 소개한다. 수면에 비치는 햇빛을 실험적인 방식을 시도해서 그렸다고 한다. 햇빛을 반사하는 수면을 블라맹크는 그에게 보여지는  여러가지 색갈로  칠했다. 바람의 느낌은 붓의 결과 터치로  물결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화가와 공감하는 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풍경을 그리더라도 시간ㆍ 날씨ㆍ 바람에 따라서 풍경이 다르게 보일 뿐만 아니라, 여기에 화가가 순간적으로 느낀 감정까지 입히면 다른 그림이 탄생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인상주의'라는 제목으로 서울에서 열린 세 개의 전시를  올 연초에 모두 관람했다. 원화로 보면 화가들의 붓질이 서로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되었고, 많은 그림 중에서 인상주의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도 생긴 것 같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이렇게 많은 작품을 대여해서 우리나라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로 국민의 한사람으로 영광이고 큰 기쁨이다.

 

이 전시는 3월15일까지이며, 특히 이미 종료된 두 개의 인상주의 전시를 놓쳤다면 꼭 가볼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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