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앞두고 진행되는 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몸을 만들고 전술을 다듬고 전략을 설정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결국, “왜 우리는 뛰는가”에 대한 답으로 완성된다. 그걸 위해 거액을 쓰며 바다를 건넌다. 그런데 2026년 대만에서 들려온 소식은 과연 그들이 그 답을 찾는지 의심하게 한다.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 도박 논란. 또다시 “선수 개인의 일탈”이라는 익숙한 문장을 본다. 교육을 주문하고, 예방을 다짐하고, 공분하며 징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생각해볼 일이다. 정말 개인의 일탈일 뿐일까.
프로야구를 비롯한 한국 프로스포츠는 태생부터 사회를 향해 설계되지 않았다. 지역과 시민들의 자산이 아닌 정치의 도구나 모기업의 장식으로 태어났다. 승리는 사회적 기여가 아니라 정치와 기업에 대한 봉사였고, 방향은 사회와 팬의 요구가 아니라 오너의 의지에 따랐다. 오너가 명확한 목적과 의지로 깊게 관여하면 성과가 나오고, 관심을 잃고 거리를 두면 동력을 잃고 기준이 흐려진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생팀 SSG 랜더스가 정용진 당시 부회장 주도로 투자와 재편을 단행하자 단기간에 우승한 것은 상징적이다. 프로야구 최장수 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정확히 그 반대편에 있다. 반세기 가깝게 정규시즌 무관에 머무르는 것, 지금처럼 개인의 구설수에 흔들리는 현실이 그것이다. 자기 시스템이 아닌 외부 관심의 온도에 따라 덧없이 흔들리는 구조, 논란과 실망의 반복은 필연에 가깝다.
스포츠의 사회적 영향력을 누구나 이야기한다. 지역 경제를 움직이고, 세대를 연결하며, 공동체의 정체성을 만든다고. 미국 메이저리그, 영국 EPL이 움직이는 막대한 자본과 사회적 영향력을 보며 산업을 말한다. 그러나 수익과 영향력은 그 자체로 산업이 아니라 산업의 결과일 뿐이다. 산업(Industry)의 어원은 부지런함이다. 스포츠도 같다. 팬과 지역에 대해 존재 이유를 확립하고 수익 모델을 만드는 ‘부지런’이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가 자본을 움직인다.
우리도 프로야구 중계권이 큰 비용으로 오가고 천만 관중이 호응했다면서 스포츠의 산업화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문제의식은 보이지 않았다. 사회를 향해 부지런하기보다 오너의, 정치가의 눈치를 살피는 데 부지런했다. 그런 ‘부지런’으로 움직이는 자본이, 과연 산업의 결실일까.
개인의 동기부여가 외부의 일시적인 관심에 따라 흔들리는 필드는 산업이 될 수 없다. 기분에 따라 늘거나 줄어드는 ‘적선’에 매달리는 수동적인 ‘대상’만 남을 뿐이다. 한국 스포츠가 지금 논란을 아프게 여겨야 할 이유다.
왜 우리 스포츠는 수동적인 ‘대상’에 머물러 있을까. 막대한 자본과 공적 지원 위에서 덩치는 커지면서도 사회적 위상은 제한적인 이유도 그 때문 아닐까. 반복되는 개인의 일탈은 구조의 미숙과 무관하지 않다. 질문을 바꾸지 않으면 장면도 바뀌지 않는다. 지금 같은 공분이 개인을 탓하는 데서 멈추는 순간, 구조는 개인 뒤로 숨는다. 그리고 미숙은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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