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제도와 예산으로 관행을 바꾸는 이혜승 군포시의원

"생활 속 불편과 불공정을 제도와 예산으로 바로잡는 일”

고희정 기자, AI | 기사입력 2026/02/10 [23:39]

[기획 인터뷰] 제도와 예산으로 관행을 바꾸는 이혜승 군포시의원

"생활 속 불편과 불공정을 제도와 예산으로 바로잡는 일”

고희정 기자, AI | 입력 : 2026/02/10 [23:39]

군포시민신문은 2026년 신년기획 ‘군포 여성의원 인터뷰’의 일환으로, 2월 10일 오후 군포시민신문사에서 이혜승 군포시의원을 만나 그의 정치 입문 계기와 의정활동, 그리고 지방의회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의원은 “정치는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 속 불편과 불공정을 제도와 예산으로 바로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 이혜승 군포시의원이 군포시민신문과 2월 10일 군포시민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정대) © 군포시민신문

 

이 의원이 정치를 선택한 출발점은 행정 현장에서 반복되던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그는 “민원을 제기해도 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보면서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 지방의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준과 절차를 제도화해 행정이 실제로 움직이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분명한 인식을 밝혔다. 이 의원은 “여성 정치의 의미는 대표성 자체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무엇을 우선 과제로 삼느냐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돌봄, 안전, 주거, 일자리, 약자 보호처럼 삶의 기반이 되는 의제들이 예산과 조례의 언어로 구현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체감하는 문제를 제도 설계의 언어로 바꾸는 의정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의정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는 ‘현장의 문제를 정책으로 완성했을 때’를 꼽았다. “시민이 겪는 불편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의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자료를 확인하고 구조를 짚은 뒤 제도와 예산으로 고치고, 다시 현장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간담회와 현장 방문을 단순한 형식이 아닌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행정사무감사나 회기 때 자료를 요청하면 왜 이렇게 많이 요구하느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며 “하지만 10년, 20년 근무한 행정을 4년 임기의 의원이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자료를 통해 구조를 이해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 위탁·보조금 관리, 용역 관리 부실, 세금이 투입된 공공 건축물과 조형물의 관리 기준 등 ‘행정의 빈틈’을 메우는 조례들이 만들어졌다. 이 의원은 “조례는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아닐 수 있지만, 행정의 일관성을 만들고 분쟁과 민원을 줄이는 기준이 된다”며 “군포시에 하나의 기준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반면 아쉬운 점으로는 시민이 기대하는 속도를 행정이 따라잡기 어려운 현실을 들었다. 그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이 있어도 부서 간 조정이나 관행, 예산 우선순위 문제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공무원 순환보직 구조에서는 이전에 지적했던 문제가 다시 반복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행정과 부서 간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의 구멍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초선·비례·여성의원이라는 위치에 대한 소회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비례의원이라서 특정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면서도 “왜 굳이 그 문제를 다루느냐는 질문을 더 자주 받는 위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감정이 아니라 근거와 구조로 답하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고 덧붙였다.

 

여성의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성 의제에만 머무르고 싶지 않다”며 “성평등은 안전, 노동, 복지, 주거, 교육 전반에 스며들어야 하고, 약자 보호는 특정 부서의 일이 아니라 시정 운영 전체의 품질 문제”라고 강조했다.

 

수어 활성화 지원 조례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의원은 “본회의장에는 수어통역사가 있지만, 상임위나 주요 행사에는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장애인 축제나 대규모 시민 행사에서도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문제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코다(CODA) 청소년들의 어려움에 주목하며 “이들은 집과 사회 사이에서 이중의 부담을 겪고 있지만,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 취업, 수어 통역 인력으로의 연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혜승 군포시의원이 고희정 기자와 2월 10일 군포시민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정대)  © 군포시민신문


인터뷰 말미에 이혜승 의원은 남은 임기 동안의 각오를 이렇게 정리했다. “의회, 의회와 집행부 간의 관례적인 문화를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다”며 “의회와 집행부, 시민 사이의 괴리를 줄이고, 더 빠르고 책임 있는 행정이 가능하도록 끝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원이 할 수 있는 견제와 감시는 결국 자료를 요구하고, 그 자료를 끝까지 읽는 것”이라며 “행정의 빈틈을 확인하고 이를 시스템 개선으로 연결하는 조례를 만들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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