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시작된다. 올림픽은 선수의 무대이지만, 그 무대를 가능하게 만드는 또 다른 주체들은 늘 뒤편에 있다. 현장의 지도자들이다. 이들이 마주하는 문제의 본질은 개별 사례가 아니라, 중요한 결정과 판단의 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과 존재가 반복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난다는 인식의 구조에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파리올림픽에 이어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도 참가 선수 전원에게 갤럭시 스마트폰을 지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글로벌 기업이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의 기술과 브랜드를 알리는 장면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현장의 지도자들은 이 소식을 양가감정(兩價感情) 속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같은 선수촌에서 생활하고, 같은 일정 속에서 움직이며, 선수 못지않은, 때로는 그보다 더한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선수단’이라는 이름 안에서 지도자들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비켜 서 있다는 서운한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관계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한국 선수단, 이른바 팀코리아의 직접 후원사가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글로벌 파트너로서 전 세계 올림픽 선수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기준의 지원을 한다. 계약과 규정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지도자에게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이 장면을 기업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러한 장면이 반복될수록 현장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서운함이 남는다. 지도자는 선수의 성과 뒤에 있는 단순한 관리 인력이 아니다. 훈련 계획을 세우고, 컨디션을 조율하며, 위기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고, 때로는 경기 결과보다 선수의 마음을 먼저 붙잡는 사람들이다. 성과가 나면 조용히 물러나고,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책임의 전면에 서는 위치에 있다. 만약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가 30여 명 남짓한 한국 지도자들에게도 작은 응원의 메시지 하나를 건넸더라면, 현장에 남는 서운함은 지금보다 훨씬 옅어졌을지도 모른다.
지도자에게 선수와 동일한 대우를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같은 방식일 필요도, 같은 형태일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도 팀코리아의 일원이다”라는 메시지가 운영과 선택의 과정 속에서 어떻게 전달되느냐의 문제다. 이 메시지가 생략될 때, 현장은 필요 이상의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선수는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 있고, 지도자는 그 빛이 흔들리지 않도록 뒤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늘 같은 공간에 있지만 늘 한 발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지도자는 선수 뒤에 서는 것이 익숙하다. 그러나 존중까지 늘 그 뒤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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