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민의회 해외 사례들 – 아일랜드 등 유럽 중심으로

이대수 시민의회전국포럼 경기공동대표. 군포환경자치시민회 | 기사입력 2026/01/23 [07:47]

[칼럼] 시민의회 해외 사례들 – 아일랜드 등 유럽 중심으로

이대수 시민의회전국포럼 경기공동대표. 군포환경자치시민회 | 입력 : 2026/01/23 [07:47]

▲ 이대수 대표

21세기 들어서면서 민주주의 후퇴조짐이 드러나는데 특히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기성 진보정당이 힘을 잃고 보수라기보다 극우집단이 정치세력으로 등장하는 양상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드러나는 현상에 놀랐고 그 핵심에는 기성정당 특히 진보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잃고 소수당으로 전락하는 양상이었다. 그리고 신흥 정치세력은 지지율이 급상승하기도 해 주요 정치세력으로 등장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렇게 기성정치세력이 힘을 잃고 추락하는 배경에는 빈부양극화 외국인 급증하는 이주문제 기후위기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등의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이 주요 원인이었다.  대의민주주의의 한계 기성정치집단의 기득권세력화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비판이 이어졌고 그러한 움직임은 대체 정치세력의 정치적 진출로 나타난 것이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진행형 즉 과정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고 그것은 민주주의의 혁신 그리고 시민참여 공공성 개방성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카나다 브리티스콜롬비아주(BC) 선거제도 마련 시도가 최초의 시민의회 사례로 평가받는다. 선거구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정당간의 이견과 이해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기에 2004년 집권 자유당에서 시민의회 방식을 제안해 11개월간 진행된 것이다.  BC내 79개 지역구에 1.5만명에게 편지를 보내 2천명이 응답했고 남녀 2명씩 160여명으로 추첨시민의회가 구성되어 일당으로 150달러를 지불했다. 11개월의 학습과 숙의 공청회 끝에 마련한 권고안을 표결에 붙여 57%의 찬성이었나 60%에 미달하여 부결되었지만 참가자들은 높은 평가를 했다. 정당이라는 정치적 이해관계 정책동조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무리(당)이기에 상대당과의 이해관계 차이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반 시민들이 당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공공적 보편성에 기초해 결정하거나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연금 문제의 경우에는 누가 더 부담하고 또 양보하느냐는 문제는 쉽지 않다.  기후위기의 해법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기후위기의 원인과 근인이 있기 마련이고 사회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기업이나 농업 어업 공업 등 지역별 조건에 차이가 있기에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이라는 원칙으로 접근해야 가능해 질 수 있다. 

 

유럽에서의 양상은 다양하다. 먼저 인구 5백40만명에 감자대기근으로 곤경을 겪으며 영국으로부터 독립전쟁을 치른 아일랜드는 개신교 전통의 북아일랜드와 분단된 상태이다. 경제위기가 심각해 지면서 사회 전반에 관한 변화의 욕구가 드러났다. 헌법제정 시민의회를 시작으로 수 차례의 시민의회를 진행하면서 낙태금지의 폐지, 동성결혼 합법화등 민감한 사안을 사회적 합의로 실현한 민주주의의 모범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과는 식민지와 분단이라는 공통의 경험이 있고 일제하 조선독립운동을 지원한 사례도 있다. 유럽 최빈국에서 상위권의 부국(1인당 GDP 9만달러 수준) 으로 성장한 공통점도 있다. 

 

아일랜드의 사례는 아이슬란드 헌법회의 이후 주춤했던 시민의회 실험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이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덴마크, 폴란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시민의회 실험이 널리 확산하고 있고, 유럽연합 차원의 시민의회 실험 및 제도화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특히 4차 아일랜드 시민의회가 깊이 있게 다룬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상실문제는 유럽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소집되는 시민의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되었고,‘기후시민의회(Climate Assembly)’라는 명칭과 더불어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 및 네트워크(Knowledge Network on Climate Assemblies;KNOCA)가 결성되었을 정도이다.

 

다양한 사례중 벨기에의 인구 9만명의 독일어권 공동체 의회도 관심을 받고 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독일의 영토가 벨기에에 합병되었으며 2019년 법률에 근거하여 상설화된 기구로 만들어 졌다. 오스트벨기인(동벨기에)모델이라고 한다. 무작위 추첨에 의해 뽑힌 일반 시민이 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획기적 모델인데 기존의 다른 국가가 임의적이거나 1회적인 방식인 점과 확연히 구분된다. 두 가지 구조인데 시민위원회 24명은 무작위추첨(성별 연령별 교육 교육수준 등을 고려하여 사회의 축소판으로 구성) 시민의회가 다룰 ‘주제’를 선정하고 시민의회에서 논의된 후 작성된 권고안이 정치권에 잘 반영되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시민의회 역시 25-50명 무작위추첨에 의해 구성되어 선정된 주제에 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토론(숙의)을 거쳐 의회와 정부에 전달할 최종권고안을 마련한다. 프랑스 파리시는 기존의회 산하에 시민의회 혹은 기후시민의회를 상설기구로 제도화하였고, 독일은 2019년 민간주도의 실험단계를 거쳐 제도적으로 정책의 설계자로 참여하는 중이다. 특히 동벨기에시민의회 이후 지역별로 다양하게 제도화되어 시의회에서 상설적으로 설치하여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방식이다. 해외 시민의회 사례를 좀 더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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