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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01년 일본 멜로·로맨스 영화로, 오해로 헤어진 연인이 10년 뒤 피렌체 두오모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 두 남녀의 연애극이다.
냉정과 열정은 연애에서 싹트는 감정만은 아니다. 열정의 반대말을 일견 냉정(冷情, 차가운 마음)으로 단순하게 여길 수도 있겠으나, 원제 「冷静と情熱のあいだ」에서 보듯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는 뜻의 냉정(冷靜)으로 삼은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자의 냉정은 파국에 이르게 하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게 하는 반면, 후자의 냉정은 그 침착함으로 인해 언젠가는 합일이나 화해, 교감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해진 불신과 반목, 이해충돌에는 극단적 열정을 능가하는 이성적 냉정이 요구된다.
그런데 작금의 대한민국을 살펴보자. 온갖 극렬한 열정만 난무한다. 1년 전 12.3내란 이후 더욱 확산된 국민분열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극우세력의 횡포가 극을 치닫고 있다. 검찰 집단은 물론 사법부와 야당까지 나서 헌법정신을 무너뜨리고 공공연히 왜곡 날조를 일삼는다. 이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도 강 대 강 전략에만 집착한다. 60~70%가 이재명 정부를 지지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 현 정부의 내치와 외교 성과가 이런 극성스러운 열정들에 묻혀버리지나 않을지 불안하기까지 하다. 지난 윤석열 정부가 망쳐놓은 정치·외교·사회·경제의 난맥상을 모든 국민의 응원 속에 한마음 한뜻으로 신속하면서도 쉼 없이 풀어가야 하는데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과거를 되새기지 말고, 미래에 기대지도 말고, 현재를 살아가야만 해” 남자주인공 준세이가 여자주인공 아오이에게 던진 대사처럼,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현재를 살아가야 할 지혜’를 한데 모아야 한다. 주인공의 대사가 울림이 큰 이유는 영화 속 그의 직업이 고미술품 복원사이기 때문이다. 망가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복원도 ‘현재’에 그 중심을 둬야 할 것이다. 공자가 말한 "君君臣臣父父子子(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답게)"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며 한 해를 갈무리해야 할 것이다.
벌써 12월 중순이다. 보름만 지나면 2025년 내란 종식의 한 해를 별 성과 없이 마감해야 하는 입장이라 조바심이 나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그럴수록 매사에 냉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 최근 행정 수반인 대통령이 “저항 없는 개혁은 있을 수 없다. 당정이 숙의하여 중지를 모은 정책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한다”며 여당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편 정치논객 유시민이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 함께 다시 쓰다」 토론회(12/2)에서 여당에 “제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질타했던 쓴소리 이면에는 과유불급의 잘못된 열정을 경계하라는 의도도 깔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조급증이 나는 한해의 끝자락일지라도 냉정을 잃지 말고 묵묵히 제 할 일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힘내자,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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