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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내란을 막아낸 시민영웅 기념식’이 7월 2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열렸다.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이 주최한 행사에는 500여 명의 시민영웅들이 함께해, 긴박했던 이 날밤을 상기하고 최종탄핵을 끌어내기까지 벌인 광장에서의 사투와 내란종식 이후의 다짐 등을 공유했다.
12.3 시민영웅 선정과정에 대해 한상혁 심사위원장(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당초 목표인 시민영웅 1천 명을 가려내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천·타천으로 추천받은 인사들을 공정하게 심사한 결과 700여 명 선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며 선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에는 다행히 담장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간 우원식 국회의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등 10여 명의 국회의원이 함께 했고, 당일 현장에서 진압군을 막아낸 시민영웅 3명과 탄핵처리 과정에서 한남동 키세스로 유명해진 청년영웅 등의 증언이 이어져 시민영웅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중부권 시민 다수도 초청되었는데, 실제 12월 3일 밤에 국회로 달려갔던 군포시민 두 사람의 생생한 육성을 현장에서 담아볼 수 있었다. 두 주인공은 공무원 출신으로 현재 개인택시를 하는 최병필 씨와 이학영 국회부의장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는 조완기 씨다. 두 사람은 현재 60대 초중반 나이로 동네 선후배지간 사이다. 잠시 그날로 돌아가 두 영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조완기 “12월 3일 그 날 저녁 7시 안양 모처에서 경기중부시민사회대토론회가 열렸어요. 주제는 ‘검건희 무혐의 & 이재명 유죄! 정치검찰과 사법카르텔 심층 해부’였는데, 이학영 부의장 및 이재정 강득구 민병덕 이소영 등 경기중부권 지역 국회의원이 모두 모여 열띤 토론이 벌어졌지요. 밤 9시를 넘겨 옮겨간 뒷풀이 식당에서 밤 10시 반쯤에 후배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발표를 했다. TV를 켜봐라, 큰일 났다’는 다급한 연락을 받고 TV를 돌려보니 실제로 계엄을 발표하는 화면을 보게 되었지요. 순간 ‘국회로 최대한 빨리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휴대폰으로 개인택시를 하는 병필이 형을 찾았어요. ‘형 어디야’...”
최병필 “ ‘일하려고 좀 일찍 자리를 떴는데, 무슨 일이야? 뭐라고! 윤석열이 계엄을 발표했다고. 내가 택시를 몰고 바로 갈 테니 거기서 기다려’ 이렇게 내 택시를 몰아 완기를 태우고 여의도로 달려갔어요. 여의도에 도착한 시각이 족히 11시 반은 지났을 때인데, 국회의사당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동여의도 지하도는 이미 경찰이 봉쇄하고 있어서 차를 돌려 최대한 가까운 데까지 몰고 가서 완기를 내려주고 나도 근처 적당한 데에 차를 세우고 국회 정문으로 달려가려 했지요. 그런데 지상에 배치된 경찰들이 차량 주차를 통제하는 거예요. 몇 차례 주차를 시도하다가 어쩔 수 없이 군포로 되돌아왔어요. 돌아올 때 헬기가 국회 안으로 내려앉던 장면이 똑똑히 떠오르는군요.”
기자 “두 분 말씀을 듣다 보니 5.18 관련 실화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택시기사 김사복 씨와 신문기자 위르겐 한츠페터 씨가 떠오르는군요. 이들은 큰 업적을 남겼는데, 두 분은 어땠나요?”
조완기 “차에서 내려 국회로 달려갔더니 정문 쪽은 심하게 통제하는 것 같아 담장을 돌아 약간 후미진 곳에서 나도 담장을 넘어 국회 본관으로 들어갔습니다. 부의장님도 무사히 담을 넘어 들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계엄무효 가결투표가 마무리되는 새벽까지 본관에서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국회를 에워싸고 진압군과 대치하였다는 소식은 나중에 듣게 되었으나, 발 빠른 국회 의결과 시민 행동이 있었기에 무력충돌 없이 첫날 밤을 끝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최병필 “완기로부터 긴급전화를 받고 바로 달려간 것은 부당한 내란계엄을 막고자 국민된 도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이지, 저더러 시민영웅이라 불러주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물며 5.18 때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의 진상을 해외로 알리려던 외신기자를 광주 바깥까지 무사히 태우고 간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와 저를 비교시키는 건 얼토당토않은 비유에요.(웃음) 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앞으로도 주저 없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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