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중부지부 의장 “지역 중심 노동조합 지향”“부정부패 척결이 노동의 질 상승으로 이어져”라일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중부지부 의장은 노동조합을 넘어 지역 의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노동조합 밖 노동자들을 위한 지역 노동조합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지역 중심 노동조합이라고 말한다. 군포시민신문은 4월 16일 군포시민신문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
▲ 11년간 부당해고에 맞서다.
1995년 안양시 공무원으로 발령받은 라일하 의장은 2002년 안양시공무원노동조합에 들어갔다. 그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을 맡기도 했고, 통합공무원노동조합 초대 사무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2007년 신중대 안양시장을 관권선거로 고발해 징역 2년을 이끌어 내 지자체 최초로 시장을 중도 사임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 그는 2010년 2월 28일 돌연 해고당한다. 당시 그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노동조합 등 3개 조직이 뜻을 모은 통합공무원노동조합의 초대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라일하 의장은 “2009년 12월에 세 조직의 통합을 추진하며 통합공무원노조의 사무처장을 맡았다. 그런데 임기 일주일도 안 돼서 사무실에 압수수색이 들어왔다”며 “통합공무원노조는 정식으로 설립 신고한 노조임에도 정부 차원에서 비합법 노조 활동과 그에 따른 무단결근을 이유로 나를 해고했다”고 회상했다.
징계 절차에 따라 해고된 그는 11년간 부당해고를 외치며 정부와 맞서 싸웠다. 그의 곁에는 2004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파업으로 해고된 선배들은 물론, 해고된 동료들의 생계를 위해 월 2만 원씩 후원하는 14만여 명의 노조 조합원이 있었다.
라일하 의장은 “노조 차원에서 생존 기금을 마련해 긴 사람은 17년, 저는 11년을 도와줬다”며 “부당해고로 인해 생존권이 위협당하지 않도록 정말 많은 분이 힘을 보태줬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 복직, 그리고 노동인권센터 설립
라일하 의장은 2020년 전국공무원노조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공무원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지 등에 관한 특별법’을 쟁취해 냈다.
이 특별법은 노조 활동으로 해직되거나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을 복직시키고, 징계 기록을 말소하는 법안이다. 다만 원복직이 아닌 해고 당시의 직급으로 복직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별법은 2020년 12월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통과하고, 2021년 4월 13일 시행됐다. 라일하 의장은 해고 공무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원복직을 원했지만, 11년간 그래왔듯 다시 하나씩 개정하겠다는 각오로 일단 복직을 신청을 했다. 그리고 해고 4,139일째인 2021년 6월 28일 안양시 공무원으로 복직했다.
안양시 공무원으로 복직한 라일하 의장은 함께 복직한 손영태 전)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등과 함께 곧바로 안양시노동인권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7월 2일 노동인권센터설립추진TF팀을 설치하고, 9월 29일 안양시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예산을 배정받아 다음 해인 2022년 8월 10일 안양시노동인권센터를 개소했다.
그가 노동인권센터를 세운 이유는 노동조합 밖 노동자를 위함이었다. 그는 “공무원으로 복귀하면 규모가 있는 노동조합을 넘어서 노조를 만들 수 없는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들, 열악한 환경에 처한 노동자들을 위해서 일해야겠다는 마음을 당시 우리는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 “부정부패 척결이 노동의 질 상승으로 이어져”
라일하 의장은 노동조합 내부 활동, 즉 조합원들의 업무 환경 개선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는 시장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시의원들의 몸 다툼을 지적하고, 계엄 선포에 저항하고, 억울하게 해고된 지역의 노동조합 미가입 노동자를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심지어 이웃 지자체인 군포시에서 하은호 군포시장의 비리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행렬에도 동참하고 있다. 그가 지역 의제에 큰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지역민의 권익 향상이 곧 노동조합 안팎의 모든 노동자의 권익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라일하 의장은 “어떤 공동체를 대리하는 자들의 부정부패나 개인이 권력을 사유화하는 일은 그 공동체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불러 오고, 그 피해는 노동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부패한 사회의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은 곧 노동자의 근무 환경, 삶의 질 상승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여 년 전 공무원노조로 시작한 내 노조 활동은 단순히 노동조건 개선을 넘어서 부패한 사회의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이 핵심 과제였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노조 내부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사회 의제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 산별 노동조합을 넘는 지역 중심 노동조합의 역할
라일하 의장은 안양시노동인권센터 설립이 마무리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안양지부장으로 2024년까지 2년간 활동했다. 안양지부장 활동을 끝낸 지금은 안양, 군포, 의왕, 과천, 광명 등 5개 시가 포함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중부지부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역 노동조합의 역할이 상위인 산별 노동조합과는 분명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산별 노조는 대공장이나 기업 단위의 교섭을 하고 조직화한 집단의 공동체적 권익을 챙긴다면 지역 노조는 노동자의 보다 폭넓은 권익 보호를 위해 지역사회와의 연대와 시민사회와의 연계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일하 의장은 지역 노동자의 90% 정도는 노조 미가입 노동자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지역 노동조합의 의장으로서 앞으로 지역 노동조합이 가야 할 모델링을 고심하고 있다. 단순한 구호나 투쟁이 아닌 현실적이고 제도적인 접근으로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목표다.
그 한 예로 최근 군포의 한 빵집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민주노총 경기중부지부로 연락해 고용 문제를 해결했다.
라일하 의장은 “어디에 하소연하거나 도움받을 수 없는 분들이 문의를 해오거나 상담을 요청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면서 “빵집에서 해고됐던 분은 일이 잘 해결되자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 활동하겠다며 나선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역 노조는 조직화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도 노조의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숙제”라며 “그들의 노동조건 상승과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지방정부, 시의회 등이 반드시 소통과 연대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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