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들의 창작예술 활동, 자아 및 정체성 형성과 자존감 상승

김영식 드림온학교 학교장 인터뷰

진이헌 기자 | 기사입력 2025/01/03 [02:45]

발달장애인들의 창작예술 활동, 자아 및 정체성 형성과 자존감 상승

김영식 드림온학교 학교장 인터뷰

진이헌 기자 | 입력 : 2025/01/03 [02:45]

수원에 발달장애인들의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드림온학교가 있다. 김영식 드림온학교 학교장을 2024학년도 종업식으로 분주한 12월 27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영식 학교장이 발달장애인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발달장애인 보호자들의 삶이 자신들의 자유와 경제생활을 놓은 '희생'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 학교장은 "발달장애인 가족이 매 순간 긴장하면서 제대로 일을 못 하시고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가 추구하는 발달장애인들의 문화예술 창작활동은 비장애인들을 따라가는 순종적 태도에서 벗어나 마음속 울분을 날려주고 문제적 행동이 줄어들 수 있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직무 개발을 통해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는 가치적인 선순환 활동이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꿈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맘 놓고 서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합단지를 형성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며 "기회가 되면 꼭 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 김영식 드림온학교 학교장 (사진=진이헌)  © 군포시민신문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1 본인 소개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수원에서 드림온학교를 운영하는 김영식이라고 한다. 지금 운영 중인 드림온학교는 경기도 교육청에 등록된 장애인 평생교육 시설이다. 발달장애인의 사회성, 인성 교육뿐 아니라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통해 사회 공헌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됐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JL한꿈예술단이다. JL한꿈예술단은 경기도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이고 발달장애인들이 JL콰이어와 JL심포니로 나뉘어 오케스트라, 성악, 판소리 등을 하며 공연을 통해 사회공헌과 직무 개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다. 그 외에도 미술품 전시도 하고 있다. 미술품 전시의 경우 올해 작품을 130점 정도 만들어 서울 아트페어와 베트남 국제 미술 교류전 등에 참여했다.

 

Q2 다른 가치적인 활동도 많은데 왜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것을 선택했나?

 

발달장애인을 선택하게 된 것은 어떤 계기가 있어서이다. 2014년 여름쯤에 한 50대로 보이시는 발달장애 가정 부모를 만나게 됐다. 그런데 자녀분이 장애인 주간 보호시설에서 조금이라도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 집에 가서 물건을 던지고 행패를 부린다는 것이었다. 그 어머니가 매 순간 긴장하면서 제대로 일을 못 하시고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발달장애인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다른 장애인 시설들에 경우 비장애인들의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선택했다. 예술이란 것은 별것 없다. 아이들이 떠들고 말하는 것에 음정을 넣으면 노래가 되고 낙서하는 것을 바꾸면 작품이 되고 그게 발전하면 직무 활동이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발달장애인에게 더욱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기에 적합한 것이 문화예술 창작이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발달장애인을 생산의 매개가 아닌 사회의 매개체 역할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비장애인들의 경우 생계 수단과 자아실현, 또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는데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에게 그런 의지를 기대하기는 사실 어렵다. 발달장애인에게는 일상생활 자체가 미션이 될 수 있다.

 

발달장애인이 직무 활동을 통해 경제생활을 한다는 것은 돈을 벌어서 가정에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잠시나마 그들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의미이다. 물론 경제생활도 의미가 있겠지만 문화 예술창작 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이루어냈다는 성취감과 만족을 얻었을 때 자긍심이 생기고 사회에 구성원으로 자신들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또 발달장애인들은 길게는 20년, 또는 그 이상을 매번 '하지마', '안돼' 같은 통제의 언어 속에서 살아온다. 그래서 이 아이들의 마음속에서는 울분이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 부모님들은 나이가 들어서 점잖아지고 싶지만 이 아이들은 청년이 되어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울분이 터져 나온다.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걸 줄이려면 의약 처방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문화예술 창작도 효과가 있다. 타인과 소통이 거의 불가능하던 발달장애인이 창작예술 활동을 하고 자아 및 정체성을 형성하며 자존감이 상승돼 사회적 활동이 점점 개선되는 여러 사례를 경험하고 있다.  

 

Q3 내년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우선 내년 7월부터 장애인 예술대학을 운영한다. 종로에 있는 콘코디아 국제대학교와 협약을 맺어서 음악대학과 미술대학을 2년제 전문 학사 학위로 운영한다. 음악대학은 성악과와 관현학과를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하게 된 계기는 아이들이 문화 창작활동을 직무 활동으로 연결할 때 조금 더 전문성이 있는 인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게 됐다. 장애인 대학은 오픈형 구조이기 때문에 경기도 어느 기관이나 어느 단체든지 운영 매뉴얼만 받으면 운영할 수 있고 학위가 나가는 시스템이다.

 

그다음은 발달장애인 아이들의 고용을 늘릴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우리 학생들의 경우에는 음악과 관련된 직무를 추가로 할 수 있으니, 기업들이 발달장애인 관련 의무 고용에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기업 입장은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면 그들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저희 학생들을 고용하면 출근하지 않고 학교에서 창작예술 활동하는 것을 인정하면 우리 아이들은 예술활동에 더 집중하며 경제능력을 갖춘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고 기업에서는 사회공헌 측면에서 기여를 할 수 있어 좋다. 

 

Q4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장애인 복합 재활시설, 주간 활동 서비스 센터, 평생교육시설, 장애인보호작업장, 직업재활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있는 복합단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래서 보호자들이 평일에 맘 놓고 자신들의 경제생활과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을 돌볼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다. 기회가 되면 꼭 해내고 싶다.

 

또 하나의 바람은 인구감소로 충원율이 떨어져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학을 활용해 장애인 예술대학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 제이엘 한꿈예술단 '2024 장애인 일자리사업 성과공유회'가 2024년 12월 20일 수원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였다. (사진=김정대)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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