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통문화로 민족의 동질성을 확보하는 키르기스스탄 한인회와 고려인협회

고려인 이주 160주년 기념사업, 한국 전통문화 체계적 보급 필요

이수리 기자 | 기사입력 2024/12/15 [20:42]

K-전통문화로 민족의 동질성을 확보하는 키르기스스탄 한인회와 고려인협회

고려인 이주 160주년 기념사업, 한국 전통문화 체계적 보급 필요

이수리 기자 | 입력 : 2024/12/15 [20:42]

“차례는 추석과 같은 명절에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며 음식과 술을 대접하는 전통의식입니다. 고려인들이 명절에 모여 잔치를 하는 풍습이 있는데, 먼저 차례를 지내고 행사를 하면 더욱 즐겁고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키르기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서 12월 14일, 현지 고려인 동포를 위한 전통 제례와 상례 교육과 재현 행사가 진행됐다. 이 행사는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맞아 키르기스스탄 한인회와 고려인협회가 협력해 마련했으며, 민족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고려인과 한인들의 교류협력 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행사는 1부 명절 차례 재현과 2부 상장례 소개로 이어졌다. 

 

차례 특강은 전통 차례상을 차리고 고려인과 한인으로 구성된 집례자들이 의식을 봉행했다. 집사는 한인회 원로들이, 주인은 고려인 학생이 맡아 한인과 고려인의 협력을 상징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균관 유도회 서울시본부 홍정우 부회장이 지방의 의미와 쓰는 방법, 상차림, 봉행 순서와 방법을 안내하고 집례자들이 이를 재현했다.

 

상장례 특강은 장례전문가 강형구 박사가 장례의 의미와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남녀 수의를 이용해 염하는 과정을 재현하며, 고려인들에게 한국의 장례 문화를 소개했다. 대를 이어 이 지역에서 장의사를 하는 고려인들이 참여해, 한국의 문화를 배워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눈에 뛰었다.  

 


고려인들은 차례상에 과일은 몇 가지를 두어야 하나, 기일에 부모님 묘소에서 제를 지내는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관 위에 덮은 명정은 어떻게 쓰는지 등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물어보고 본인들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키르기스스탄에는 2만여 명의 고려인 동포들과 1천 5백여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서울에서 5,000km! 머나먼 키르기스스탄의 고려인들은 1930년대에 연해주에서 강제 이주당한 사람들의 후손들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코리안의 자부심을 지켜왔으나, 세대를 거듭할수록 우리말과 문화를 잊고 있어 동질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평이다. 

 

고령의 동포들은 상제례 등 전통문화에 대한 욕구가 강하지만 바른 예를 알 방법이 없어서 아쉬움이 크고, 젊은 세대의 동포들은 코리안이라는 의식이 옅어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충북 제천시는 키르기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고려인들을 초청해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도시들이 제천의 실험을 지켜보고 있으며, 고려인 동포들의 동질성 확보는 한국 사회의 문제해결과도 연계된 현안이다.

 


이창우 한인회 회장은 “이곳 고려인들은 기일에 부모 묘소를 찾는데, 어떻게 묘제를 지내는지 몰라 답답해한다. 그리고 상을 당했을 때 고인에게 국적 불명의 옷을 입혀드리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으며, 그래서 이번 행사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기획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늘 고려인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다”며 "내년에는 우즈벸스탄, 카자흐스탄 등의 한인회, 고려인협회와 상의해 전통문화를 통해 한인들과 고려인들이 체계적으로 협력하는 기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광재 주키르기스스탄 대사는 행사에 참여해 모습을 지켜보며, “이곳 한인들과 고려인들이 협력해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지원의사를 나타냈다. 

 

교육 행사 후에는 성균관유도회 서울시본부(이권재 회장), 키크기스스탄 한인회, 한국의례연구원 3 단체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키르기즈 양국의 전통문화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키로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80여 명의 고려인,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외교부와 재외동포청이 후원하고 160주년 기념사업 주관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가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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