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6억 년의 역사를 지닌 지구의 주인은 누구일까? 포유류에 속하는 인간의 조상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바닷속 생물을 만나게 된다. 수생생물이 육지로 기어 올라와 진화를 거듭한 끝에 오늘날의 인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원시 지구는 그 크기가 지금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구 탄생 초기에는 미행성과의 충돌이 빈번했다. 그야말로 혼돈(Chaos) 그 자체였다. 새로운 살점이 붙었고 일부는 튕겨나가 지구의 위성이 된 게 달(Moon)이다. 점차 안정을 찾으며 지구는 크기가 커지고 지표면 마그마가 식으며 바다로 변했다가 지각 융기로 인해 지금처럼 약 바다 70% : 육지 30%의 모양을 갖추게 된다. 대기로 둘러싸인 둥근 덩어리 내부는 지각과 맨틀, 핵(외핵+내핵)의 3층 구조를 이루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 푸른빛의 지구 빛깔은 표면의 4분의 3을 덮고 있는 물이 만들어낸다. 물은 생명이 존재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최초로 약 35억 년 전 바다에서 첫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를 탄생시킨다. 이후 박테리아의 광합성 활동으로 지구에 산소가 만들어지자, 더 많은 생명체가 출현, 저마다의 진화가 시작된다. 첫 생명체 탄생 이후 30억 년이 지나며 생물의 종류와 수가 갑자기 불어난다. 이것을 '캄브리아기(5.5~4.9억 년 전) 대폭발'이라 부르며, 이후 시기를 고생대-중생대-신생대로 나눈다. 고생대의 시작을 알린 캄브리아기로 돌아가 보면, 산소(O2)의 농도는 12.5%(현재 21%)에 불과했고, 이산화탄소(CO2) 농도는 약 4,500ppm로 1850년 산업시대 이전 평균인 280ppm의 16배에 달했으며, 지표면 온도도 약 21°C로 현재보다 7°C나 높았다. 한마디로 지금의 지구환경과는 판이하게 달라서 포유류가 등장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중생대가 되자 바다에는 암모나이트·이매패 등이, 육지에는 공룡과 같은 파충류가 번성했다. 쥐라기에는 시조새가 출현했으나, 6천5백만 년 전인 백악기 말에는 공룡과 암모나이트 등이 전멸한다. 당시 생물체의 95% 대멸종(생물종으로는 75%)은 소행성 충돌과 관련 있는데, 지구가 크게 요동치며 소용돌이 끝에 빙하기에 접어든 탓이다. 신생대에 접어들자 살아남은 여러 종의 포유류가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 인류의 조상인 원인(原人,Homo erectus)도 150만 년 전에 출현한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가 출현한 시기는 30만 년 전에 불과하다. 약 1만 년 전 신석기 시대가 도래하기 전의 구석기 시대에 99.9%의 야생동물과 0.1%의 인간이 존재했다면, 2024년 현재 지구에는 32%의 인간과 65%의 가축(애완동물 포함), 3%의 야생동물이 존재한다. 인간의 손에 의해 사육되는 동물을 포함하면 무려 97%가 인간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가장 위태롭게 만드는 주범은 누굴까. 바로 인간들이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부터 심각하게 지구 생태를 파괴하기 시작, 과다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증가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150여 년 만에 1.52°C(2024년 2월 발표) 올라가게 만들었다. 그로 말미암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폭염·폭우가 빈발하고 사막화가 진행되는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식량과 물 같은 자원의 한계와 폭발적인 인구증가 역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199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네덜란드 파울 크뤼천(Paul Crutzen)이 2000년에 처음 ‘인류세(Anthropocene,人類世)’라는 말을 사용했다. 우리가 맞이한 인류세의 가장 큰 특징은 ‘인류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벌어진 5번의 지구 대멸종이 외부 충격이나 자연재해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번 인류세는 100% 인간 활동이 그 원인”이라고 IPCC(기후위기정부간협의체)도 밝히고 있다.
인류세의 결말로 인류가 멸종한다 해서 지구가 함께 사라지는 건 아니다. 지구의 수명은 태양계의 수명과 궤를 같이하므로 앞으로 최소 10억 년은 더 남아있을 테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인류가 사라진 지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고된 여섯 번째 대멸종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로 인간들 스스로가 그 원인을 제거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탕 속의 개구리처럼 불감증에 걸린 국가와 정부, 국민이 있다면 속수무책이다. 이미 기후위기의 시한폭탄에 불이 당겨진 지금은 전 세계인이 ‘탄소 중립’ 및 ‘신재생 에너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방치된 위기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극한의 전 지구적 자연재해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명심하자.
# 독자가 내는 소중한 월 5천원 이상의 자동이체 후원은 군포시민신문 대부분의 재원이자 올바른 지역언론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아래의 이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시면 월 자동이체(CMS) 신청이 가능합니다. https://ap.hyosungcmsplus.co.kr/external/shorten/20230113MW0S32Vr2f * 후원계좌 : 농협 301-0163-7925-91 주식회사 시민미디어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