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윙빵, 윙장애인보호작업장 강경임 원장

[아름다운 사람들]

신완섭 기자 | 기사입력 2024/02/06 [09:23]

꿈꾸는 윙빵, 윙장애인보호작업장 강경임 원장

[아름다운 사람들]

신완섭 기자 | 입력 : 2024/02/06 [09:23]

  2024년 2월 1일, 본 연재 올해 첫 인터뷰를 위해 윙장애보호작업장 강경임 원장을 찾아갔다. 그녀는 2022년 10월 제3대 원장으로 부임하여 2년째 이곳 장애인직업재활시설장을 맡고 있다.

 

  Q1 날씨가 풀려서인지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 보입니다. 먼저 본인 소개부터 해 주시지요.

  네, 외투를 벗고서도 그리 춥지가 않네요. 봄이 멀지 않았나 봅니다.(웃음) 저는 1974년 서울 태생인데, 중·고교 시절 노인복지관 봉사활동을 했던 게 계기가 되어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 쭉 서울 시내 사회복지시설들에서 일해서 현장 경력이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군요. 제 반생을 그렇게 보냈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Q2 어떤 계기로 이곳 군포로 오시게 되었나요.

  여기 오기 직전에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2022년 하반기 윙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시설장을 뽑는다는 구인공고를 보고 새로운 환경에서 일해보고자 공개모집에 응모했어요. 경쟁률이 제법 치열했다는데 운 좋게 제가 선발되어 그해 10월부터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니 여기서도 벌써 16개월이 흘렀군요. 사는 집이 서울 종로에 있어서 다소 먼 편이지만 출퇴근을 포함해 별 어려움을 느끼진 않습니다.

 

▲ 강경임 윙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Q3 제가 보기에도 똑순이 느낌이 들 정도의 호감형입니다. 그간 일해보신 소감은?

  아시다시피 이곳 윙보호작업장은 제빵공장입니다. 현재 25명 장애인 친구들을 고용, 저를 포함해 각 1명씩의 사무원, 위생원과 각 2명씩의 제빵사, 직업훈련교사까지 총 7명이 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날개 없는 천사’, 작업장을 ‘꿈꾸는 일터’로 여기고 있고,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모토로 함께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오후 3시간 정도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 고용인들의 정서순화 및 문화 활동을 벌여 큰 호응을 얻고 있지요.

 

  Q4 ‘윙빵’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참 좋습니다. 브랜드를 누가 언제 고안했는지 알고싶네요

  헉, 그건 저도 모르는 건데요. 마침 조현숙 대표님과 이영미 국장님이 와 계시니 그분들께 여쭤볼까요. (두 분의 답변을 들어보니) 윙보호작업장이 생기기 훨씬 전인 2002년 장애인 부모 몇 분이 ‘윙2002’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매주 장애인복지관에서 국수 대접과 산행 모임을 주도하게 되었는데, 이후 천사를 의미하는 ‘날개(Wing)’가 2014년 제빵작업장 법인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차용하여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Q5 윙빵의 강점과 차별화 포인트는?

  윙빵에는 항상 ‘꿈꾸는’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장애를 딛고 자신들의 재능과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지요. 편견을 벗어나 이 사회에서 자립하려는 의지는 빵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당일생산·당일판매 원칙에 따라 항상 신선한 빵을 제공하려는 원칙이 세워져 있고, 매장 없이 전화 주문만 받아도 가격과 품질 모든 면에서 소비자 신뢰를 쌓으려 노력하고 있지요. 매장이 없는 대신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종류의 윙빵을 언제든 만나볼 수 있답니다. 눈에는 잘 안 보이겠으나 천사의 손길로 최고의 빵을 만들고 있다는 게 저희의 자부심입니다.(웃음) 

   

  Q6 고용 장애인과 직원 수가 적지 않습니다. 살림살이에 어려움은 없나요

  혹자는 사회적기업이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요, 저희 작업장의 유형은 장애인복지법 제59조에 의거,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중 ‘장애인보호작업장’에 해당됩니다. 그러다 보니 법에 근거해 근무직원 7명의 인건비 전액과 차량 등 운영비 70% 정도는 시로부터 보조받고 있으며 올해 보조금 규모는 연 6억원(월 5천만원) 정도입니다. 나머지 장애 고용인 25명의 급여와 각종 프로그램사업비, 재료구입비 등은 자체 판매수익금과 법인 전입금, 후원금 및 잡수입으로 충당되는데 올 한 해 수익금은 2.5억원(월 2천만원)가량 예상됩니다. 시 보조금은 장애인 고용 인원수에 비례해서 차등 지원되므로 기본 운영경비는 충당되는 셈이지만, 고용인 급여와 직업훈련의 질을 개선시킬 만큼 자체 수익을 확충하는 데에는 상당한 애로가 뒤따르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 윙장애인보호작업장 근로자들 (사진=신완섭)  © 군포시민신문

 

  Q7 전체 재정의 보조금 비중이 70%를 차지하네요. 만약에 보조금이 대폭 삭감되거나 없어진다면 어찌할 건지요

  올해도 전년 대비 보조금이 약간 늘어났어요.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우리나라 복지 정책이 나락을 걸을 거라곤 감히 상상할 순 없어요. 단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안해 자구책을 펴야겠지요. 1차적인 목표는 자체 매장을 두는 겁니다. 생산 기반은 이미 갖춰졌고 가격과 품질의 차별화도 어느 정도 갖춰졌음에도 자체 유통시설이 없는 게 고질적인 딜레마였습니다. 올해는 자체 매장 확보에 최대한 신경을 쓰겠습니다. 지역 언론에서도 힘을 보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기자수첩_그녀에게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만족도를 물어보았다. 대답은 90점이다. 성실하게 성취하며 살고 있다는 증거다. 올해는 법인설립 10주년이 되는 해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10주년 행사를 4월 중에 조촐하게라도 치를 것이라고 한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다만 윙빵의 날개가 염려되기도 한다.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가 밀납 날개가 녹아 추락하고 만 이카루스의 날개가 연상되어서다. 모든 게 불투명하고 위태로운 세상이다.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하여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는 희망 그 자체가 아니라 불신을 제거해 주는 일일 것이다. 정부든 지자체든 사회적 책무를 져야 할 기관들이 복지사회를 위한 사명의식을 더욱 공고히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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