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미에는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하고 퇴비를 직접 생산하는 등 생태적 방식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항상 마을에서의 지속적인 자급을 고민했고 동시에 마을 이웃들이 서로 일상을 나누면서 관계 맺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자연스럽게 '남는 작물로 매주 밥상을 차려 이웃들과 나눠 먹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대야미 마을밥상(이하 마을밥상)'이 시작됐다. 지난해 9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마을 밭에서 난 작물로 차려진 밥상에 대야동 주민 20여 명이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있다.
음식은 '밥상지기'라고 불리는 3명이 돌아가며 만든다. 이들은 매주 자신들의 밭을 둘러 보고 메뉴를 정한다. 감자가 있으면 감자 된장국, 토란이 있으면 들깨 토란국으로 정하는 식이다. 이들은 '생명 살림'의 밥상을 지향한다. 생명을 살리는 방식으로 기른 작물을 주로 쓰고 또한 먹는 사람의 생명에 이로운 음식을 만들기 위해 되도록 육류, 설탕,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마을밥상은 이곳에 오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꾸려가고 있다. 누군가는 요리 준비를 돕는 모심지기(도움을 얻기 위해 모셔온 이란 뜻)로, 누군가는 한 달에 한 번 특별 밥상지기로 참여하고 있다. 쌀이나 김치 따위를 후원하는 이, 레시피를 전수해 주는 이도 있다. 설거지 등 뒷정리 역시 모두의 일이다. 이 외에도 많지만, 마을밥상 시작을 주도한 조은빛씨의 "마을밥상이 유지되려면 밥을 먹을 사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물론 밥상을 차리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매주 목요일에 품을 내서 오는 그 애씀도 있어요"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마을밥상을 만들어 가는 힘은 무엇보다 사람들의 참여 그 자체다.
사람들이 매주 마을밥상을 찾는 건 이웃이 있어서다. 10살 어린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와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사람들은 내면의 안정을 경험한다. "밥상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질 때가 많아요. 맛있고 건강한 밥 짓고 이웃들과 나누어 먹을 때 참 행복해요" 20대 초 청년 한가을씨의 말이다.
최근에는 마을밥상에서 축구 이야기를 한 동네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같이 축구 경기를 하기도 했다. 식사 자리에서의 관계가 확장되고 있는 것. 조은빛 씨는 이렇게 말한다. "(마을밥상이) 마을 공동체의 시작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늘 기대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오는 밥상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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