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곳 지원해도 운 좋아야 한 곳, 20대 초 청년들 ‘알바 구하기 힘들다’‘기계 대체, 최저임금 인상 등 이유로 쉬운 아르바이트 줄어드는 것 자연스러워’군포시 궁내동에 사는 양모(25)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지원 문자를 보낸 업장 32곳 중 단 한 곳에서만 채용 연락이 오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그는 1월 15일 기자에게 “운이 좋았다. 예전에는 알바 구하는 공고 나온 곳에 지원하면 쉽게 알바를 구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정말 안 구해진다”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양모씨 뿐만 아니다. 20대 초반 청년들 사이에서 ‘아르바이트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기 중엔 수업 시간과 겹치지 않는 일을 구하기 어렵고 방학에는 단기 알바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군포에 살다가 몇 달 전 이사 간 김모(22)씨는 “학기 중에도 돈이 있어야 하니 알바를 구하려는데 학교 일정이랑 근무 시간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당동에 거주하는 강모(21)씨는 “학업과 병행하기 위해 단기 알바를 구해야 하는데 선택의 폭이 좁아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밝혔으며, 새벽에 피시방에서 일한다는 고모(21)씨는 “우연히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대부분 너무 힘든 알바”라면서 곧 일을 그만둘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관련 경력을 따지는 흐름도 20대 초반 청년들의 알바 구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대야동 거주자 장모(21)씨는 “택배 상하차 정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알바에 경력이 필요하더라”면서 “난 경력이 없는데도 운 좋게 뽑힌 경우”라고 전했다.
구인 공고 자체가 적기도 하다. 장모씨는 “군포 지역에 공고가 별로 올라오지 않아 지금은 평촌에서 일하는 중”이라고 밝혔으며, 송부동에 사는 백모(21)씨도 “주변에 공고를 내는 곳이 거의 없다”고 알렸다.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고용주들의 고충과 깊은 연관이 있다.
고용주들은 최저임금이 높아져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백동열 군포역상가상인회 회장은 “알바비가 너무 비싸서 알바는 안 쓰고 최대한 가족들끼리 운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들은 단기 알바를 희망하지만, 고용주들은 장기근속이 가능한 사람을 원한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인 공고 중 ‘1년 이상 근무 가능자’를 채용한다는 내용의 공고가 가장 많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본 중심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우리는 오륙십 대 아주머니들을 6, 7년 고용하고 있는데, 청년들은 쭉 가는 경우가 별로 없다. 어떤 가게들은 알바가 계속 바뀌어서 사람 구하느라 애 먹는다”고 설명했다.
최훈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자들에게 선호되는 쉬운 아르바이트(비숙련 노동)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은 기술 발전으로 인한 기계 대체(키오스크 등),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로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청년들의 숙련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교육이 강화돼야 하고, 최저임금 등 정책적으로 발생하는 비용 증가 요인을 낮출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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