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론 쿠키를 만들고, 다른 한 손으론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다. 작은 쿠키 가게 ‘크립토쿠키’ 사장이면서 뮤지션이기도 한 손민정씨다. 산본12단지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그의 일터를 5월 11일 찾았다.
찾아간 당일에 구워진 쿠키가 시민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먹어보니 맛과 식감이 여타 쿠키들과는 뭔가 달랐다. 손씨가 만드는 것은 일반적인 쿠키가 아니다. 그는 현미 쿠키를 만든다. 밀가루는 일절 쓰지 않고, 오로지 유기농 현미 가루로만 반죽한다. 현미 쿠키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게 된 데에는 조금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손민정씨는 음식의 성분에 극도로 민감한 체질을 가져 항상 식생활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 그러다 작년, 그는 “디저트도 아무거나 못 먹으니 고민하다가 내 몸에 맞는 쿠키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저만의 현미 쿠키 레시피를 만들게 됐어요. 처음엔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한테 선물했어요. 근데 되게 반응이 좋더라고요. 어떤 분은 사서 먹으시겠다고도 말했다”며 이야기를 풀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쿠키에 대한 열정이 더 커진 그가 장사를 시작한 시점은 그리 멀지 않은 올해 1월이다.
손민정씨가 자신을 뮤지션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도 사실 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다. 그는 과거 건강이 안 좋아져 잠시 시골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다. 시골 생활을 하면서 한번은 같이 생활하던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한 사람이 감동하여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손씨는 “내 노래를 듣고 누군가가 울기도 한다는 사실이 큰 동력이 됐죠. 사실 그 전부터 소망하고 있던 것이었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저 자신을 뮤지션이라 생각하고 창작 활동을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신의 첫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그림으로 치면 ‘낙서’ 수준의 앨범일 테지만, 자신의 음악 활동이 지향하는 바는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고 한다.
손민정씨는 자신의 삶을 ‘선물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선물하는 거, 제 선물 받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거 좋아해요. 쿠키 장사도 사실 선물에서부터 시작된 거고요. 물론 지금은 돈을 받기는 하지만, 전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쿠키를 만들어요. 곡 창작도 마찬가지로 선물 행위라 생각하고요. 1+1 선물이죠”라며 열정의 원천을 밝혔다. 선물을 한 땀 한 땀 만든다는 생각으로 쿠키 제조 과정과 음악 창작 과정을 그 자체로 즐긴다고 말한다. 그 덕분에 반죽기 없이 직접 손으로 반죽하고, 그것을 하트 모양틀로 200개나 찍어내면서도 힘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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