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본천 복원을 위한 청계천 2차 답사를 하면서...

산본천 복원을 어떻게 할까?

전선영 사)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 생생뿌리팀 | 기사입력 2023/03/08 [09:57]

[기고] 산본천 복원을 위한 청계천 2차 답사를 하면서...

산본천 복원을 어떻게 할까?

전선영 사)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 생생뿌리팀 | 입력 : 2023/03/08 [09:57]

2월 24일(금) 청계천 2차 답사는 나각순 교수님의 주변 소개와 함께 제기동의 유래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제기(祭基)란 제사터에서 유래한 것으로 농사신과 곡식신에게 풍년기원 제사를 지냈던 선농단이 위치해 있으며 왕이 친히 밭을 갈면서 농사의 중요성을 만백성에게 알렸던 곳이다. 제사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접하기 위해 쇠뼈 우린 국물에 밥을 말아낸 것이 설렁탕의 시작이라고 한다.

 

정릉천이 청계천과 만나는 곳 (사진=이금순)   © 군포시민신문

 

정릉천(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 강씨의 묘가 있는 정릉에서 유래)이 흐르는 용두교 밑으로 내려와 청계천 쪽으로 걷다 보니 정릉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두물다리에 도착했다. 만나는 지점은 강폭이 넓고 보의 형태는 두 물줄기가 만나 갑자기 물이 불어나 급류가 생기는 것을 대비하고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계단형식으로 되어있다. 성북천과 만나는 곳도 계단형식이다. 이곳에는 청계천 박물관과 판자집 테마존이 있어서 시대별 청계천의 모습과 복원과정과 미래를 만날 수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전시물을 보다 보면 어느새 1층에 도착한다. 전시 관람 중에 박경리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데 청계천 되살리기 공론화를 주도했지만 개발과 정치논리로 변질해 가는 것에 한탄하셨다고 한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서울 책방거리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싼값에 전공서적을 사기 위해 다녔던 곳이라 전시물로 만나서  반가웠다.

 

 청계천 판자촌 (사진=이금순)  © 군포시민신문

 

청계천 판자집 테마존은 청계천에 사는 동식물들을 상·중·하류로 구분해서 볼 수 있도록 하여 자연 생태 및 지속가능성을 표현하고 미래가치를 알리기 위한 공간으로 2022년에 리뉴얼 되어다고 한다. 환경과 생태를 공부하는 분들이라 다른 곳보다 더 열심히 보면서 수업에 적용할 부분을 찾아 세세히 살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청혼의 벽을 지나 다시 물길을 걷다 보면 무학교와 비우당교 사이에서 존치교각을 만나게 된다.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상징하고자 고가를 바치고 있던 교각 세 부분만 남아있다. 하나는 온전한 것, 또 다른 하나는 윗부분만 부서진 것, 나머지는 짧은 기둥만... 어찌보면 흉물스럽기도 한데 저녁에는 희망을 꿈꾸는 내용으로 아름다운 조명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성북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돌다리를 건너 소망의 벽을 지나 단종이 정순왕후와 이별했던 영도교를 지나고 다산교와 맑은내다리를 지나면 오간수교를 만나게 된다. 다섯 개의 수문을 만들어야 하는데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원래대로 복원할 수 없어서 옆에 옛 모양을 본떠 무지개 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선 영조가 다리 위에 천막을 치고 청계천 공사과정을 훈시·격려하는 그림인 준천시사열무도와 오간수교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조는 세손인 정조를 자주 데리고 나와 ‘의지와 뜻이 있고 꾸준히 시행하면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고 정조 또한 청계천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영조의 3대 치적 중 하나인 준천사업은 개천 바닥에 토사와 돌이 쌓여 홍수가 자주 나자 개천 바닥을 깊게 파서 물난리를 예방하고자 함인데 1760년에 57일 동안 20만명이 동원되어 시행되었다고 한다.(그 옛날처럼 2020년 산본에서도 6단지와 7단지 사이 도로에 구멍을 내고 산본천 준설공사를 했다.) 

 

오간수교의 옛 모습을 보면 선단석을 화살표 모양으로 하여 물의 흐름을 막지 않았다. 광통교의 기둥을 마름모 모양으로 세운 것처럼 말이다. 자연의 현상을 이해하고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나각순 교수님은 자연과 친화적인 인간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버드나무를 심어 토사가 쓸려 내려와 수문을 막지 않도록 조치를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버드나무를 많이 볼 수 있고 천안의 능수버들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코스인 버들다리에 도착하고 3차 공지(중랑천)와 함께 답사를 마무리했다.

 

 청계천 복원 후 남긴 구조물 (사진=이금순)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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