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도시 농부들 ‘기후위기시대 생태균형추는 우리가’

시민들의 수다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23/02/24 [09:29]

군포 도시 농부들 ‘기후위기시대 생태균형추는 우리가’

시민들의 수다

김기홍 기자 | 입력 : 2023/02/24 [09:29]

군포에도 전업농이 있다. 2020년 군포시 통계에 따르면 304가구가 ‘생계를 위한’ 농사를 짓는다. 전업농은 아니지만 농사를 짓는 시민들이 있다. 도시농부들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작은 텃밭에서 자급자족하는 정도로 농사를 짓기에 스스로를 농부라고 부르기에 겸연쩍다. 하지만 ‘나는 도시농부요’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도시농업의 다원적 가치’에 주목하며 특히 기후위기 시대 지역사회에서 생태환경을 보존하는 일을 도시농부가 하고 있다고 말한다.

 

군포시 대야동에서 농사를 짓고 주민자치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4명의 도시농부를 2월 17일 만났다. 전국귀농운동본부 이옥한님 우리동네농부들 김석용님, 범밧골배어듦 조은빛님, 군포목화학교 박호진님을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회는 김기홍 기자가 맡았다.

 

▲ 시민들의수다에 참석한 군포 도시농부들 (사진=김기홍)  © 군포시민신문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은빛 : 저는 대야미에서 살고 있고 속달동 갈치 저수지 가까이에서 논농사, 밭농사를 짓고 있어요. ‘범밧골배어듦’이란 이름으로 20대 후반부터 50대 초까지 여러 세대 사람들과 어우러져 농사와 함께 생태교육 또한 마을 공동체 활동과 밴드활동도 한답니다. 도시 속에서 농촌 환경을 누리며 할 수 있는 많은 활동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김석용 : 저는 속달동 덕고개 쪽에 ‘우리 동네 농부들’ 모임에서 12년째 농사를 짓고 있어요. 경기도 ‘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서 여러 가지 도시농업 활동들을 만들어가는데 같이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옥한 : 저는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 1996년도부터 지금까지 4만 명 정도 교육을 받으시고 한 4천 명 분들이 귀농을 하셨어요. 주로 하는 일은 ‘소농학교’를 1년 단위로 여는데 논농사 밭농사 농촌 생활기술, 술 빚기, 빵 만들기, 장 담그기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귀농자들을 위한 계간지 ‘귀농통문’도 발간합니다. 노동조합 조합원들을 모시고 은퇴 후 농촌생활기술교육을 3년째 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단체인데 여기 군포 대야미에 사무국을 두신 이유는 뭘까요?

 

이옥한 : 군포 대야미에 사무국을 둔 이유는 서울하고도 가깝고 수백평의 실습농장에서 농사도 지을 수 있어요. 도시 사람들을 이리 와서 봐라, 여기 얼마나 재미있게 사나! 이렇게 사례가 될 수 있는 마을활동도 잘 되는 곳이라 너무 좋습니다.

 

▲ 전국귀농운동본부 이옥한 (사진=김기홍)   © 군포시민신문

 

박호진 : 저는 대야미에 살면서 4년 전부터 ‘목화’를 키우고 있고요. ‘목화학교’를 열어서 목화와 관련된 환경적인 이야기, 슬로 패션을 시민들하고 같이 여러 가지 수공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마을 활동가의 역할로 여기저기 공동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특별히 목화를 농사를 짓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박호진 : 2011년도쯤에 여성 8분이 ‘조끼를 한 번 지어보고’자 모였는데 목화를 키워서 조끼의 원료가 되는 솜을 자급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어요. 목화를 키우고 겨울 내내 손바느질로 조끼를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어요. 이런 과정을 복원하고 싶은 생각에 4년 전 대아미에서 마을 활동 시작할 때 목화학교라는 곳을 만들었습니다. 

 

군포에서 도시농업 활동을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조은빛 : 일단은 그 도시 농부라는 의미가 도시에서 살면서 활동을 하는 거잖아요. 특히 이 대야미에서 도시농부 활동을 한다는 건 도시에서 살면서 생태적인 삶을 같이 누리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이 생태적인 삶이랑 농사가 어떻게 연결이 되냐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전국 어디를 가봐도 생태가 가장 잘 유지되고 있는 곳이 사실 숲도 산도 아니고 생태 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자연 환경 자연 시스템에 따른 비닐을 치지 않고 화학 농약과 화학 비료를 쓰지 않는 생명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을 때 그곳에 생태환경이 잘 유지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도시 농부’는 도시라는 환경 속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의미와 생태적인 삶과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요.

 

도시 농부들이 길러내는 먹거리들은 식량 자급이라는 목표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요? 

 

이옥한 : 자급이요? 잘 안 될 것 같은데

 

조은빛 : 저는 1년 먹을 쌀이랑 여러 야채들은 자급은 하고 있어요. 

 

이옥한 : 은빛님은 모범적인 0.1프로 도시농부시죠(웃음). 자급율? 1%는 될까요? 도시 농부들의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처음 이제 도시 텃밭에서 농사 짓는 사람들은 상추 심어갖고 삼겹살에 막걸리 먹으면서 재미지게 놀려고 했던 거죠. 첫 출발은 생태 이런 거 없이 어울려 놀자는 식이였죠. 이젠 완전히 달라져 버렸어요. 

 

조은빛 : 도시농업 하면 늘 ‘먹거리 자급’만 얘기를 하는데요. 사실 그 농생활 속에는 ‘식의주락’, 먹고 입고 머물고 즐기는 것까지 포함을 해서 자급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옥한님이 먹는 거는 겨우 1%를 자급한다고 하셨는데 먹을거리는 1%라도 입을거리와 먹을거리와 즐길거리를 다 통합하면 더 높지 않을까요?.

 

▲ 범밧골 배어듦 조은빛 (사진=김기홍)   © 군포시민신문

 

도시 농부들이 농사를 지어서 군포 시민들에게 얼마나 공급하고 있는가 라는 기준으로 도시농업을 평가를 한다면 그렇게 큰 기여를 못한다. 하지만 다른 측면도 봐야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그러면 군포시에서 ‘도시농업 활성화’라는 의제는 군포시민들에게는 어떤 필요가 있습니까?

 

김석용 : 도시농업은 옥한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시작한 것이 대부분일 거예요. 이제는 많은 경험을 통해서 ‘도시 농부’의 역할이 자리매김이 되고 여러 갈래로 발전이 되고 있는 거 같아요. 2012년에 ‘도시농업지원법’과 ‘치유농업법’도 제정되면서 도시농업의 여러 가지 기능과 역할이 확장이 되었어요. 그리고 도시농업 분야도 상추 키우는 걸로 끝이 아니라 ‘양봉’이라든가 종류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그러면 이 도시농업을 한두 가지로 딱 규정하는 것보다 다양한 가치를 도시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가 과제라고 봅니다.

 

박호진 :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려면 일반 시민들하고 만나는 접점을 굉장히 늘려야 되고 우리들만이 노는 놀이 문화가 아니라 생태 자연, 수공예, 문화 예술 이런 범위로 도시농업이 확장성을 가져야해요. 환경과 농업, 먹을거리를 교육적인 측면 그리고 시민들과 공동체를 회복하는 그런 의미로 도시농업이 확장되면 좋겠다는 바람이구요. 그런 측면에서 대야미가 잘 하고 있고 그래서 이런 대야미 도시농업의 진가를 조만간 세상이 알아봐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러면 군포시는 도시농업 활동을 하기에 좋은 곳인가요?

 

조은빛 : 도시 농업은 ‘힐링’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봐요. 도시 속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고 그리고 개인주의화되는 상황 속에서 농사활동, 시민농장이나 주말 농장활동을 통해서 관계가 넓어진다고 생각을 해요. 특히 대야미는 ‘도시농부장터’도 있고 여러 농부동아리 모임들도 많잖아요. 그래서 그러한 관계성 회복에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김석용 : 군포를 보면 대야미 지역을 빼면 도시 농부나 도시 농업 활동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대야미는 그나마 농지가 있고 또 농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상대적으로 그런 게 좀 많이 보일 뿐입니다. 농사에 대한 지원이나 활동이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게 없는 상황이었어요. 어쨌든 그런 여건을 좀 개선해 보려고 몇 년 전에 ‘군포도시농업조례’도 제기를 해서 만들고 군포시에서도 ‘도시농업팀’을 만들어서 그나마 사업 몇가지를 시작한 게 얼마 안 된 거죠. 다른 지역은 오히려 10년 가까이 ‘공영 농장’도 만들고 도시농업과 관련된 활동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 우리 동네 농부들 김석용 (사진=김기홍)     ©군포시민신문

 

인근 지자체랑 비교를 해보면 군포는 ‘도시농업 활성화’가 부족하다고 보면 되나요.

 

김석용 : 의왕시는 군포보다도 인구가 적은 도시인데 도시농업팀과 농업기술센터가 있는데 도시농업과 관련된 활동들을 되게 다양하게 하고 있는 형편이거든요. 수원이나 시흥이나 안산 같이 주변에 있는 도시들은 도시농업과 관련된 활동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편인데 군포는 그런 곳에 비해서는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대야미에 있는 분들이 우리끼리만 열심히 한 게 아니냐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조은빛 : 도시농업 활성화의 기반이 군포는 이제 시작이거나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대야미는 오래전부터 도시농부활동을 활발하게 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대야미 하면 도시 농부들이 되게 많은 곳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서 석용님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애쓰셨고 저는 ‘수리산 상상 마을’에 대야미 농부들의 도움을 통해서 텃밭 정원을 만들었어요.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거기를 지나다니면서 관심을 많이 보이기도 하고 실제 대야미로 주말 농장하시는 시민들은 대부분 산본에서 오시는 분들이에요. 그렇게 보면 대야미에서 도시농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게 군포시에 이렇게 저렇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특별히 올해 농사 계획이나 아니면 또 재미나게 준비하고 계시는 활동 계획 있으시면 소개해 주십시오.

 

이옥한 :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는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은퇴자들을 상대로 하는 농촌생활기술학교를 3년째 계속 하고 있는데 장 담그기, 화덕 만들기, 대나무 채반 만들기,  술 빚기 등 재미있는 과목을 많이 넣었어요. 그리고 대야동 주민자치회에 들어갔는데 저는 여기서 마을 한마당 잔치를 꼭 해보고 싶어요. 그런 것을 해야 재밌는 마을이 되는 거거든요. 

 

박호진 : 저는 다양한 공동체들이 조금 더 성장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할 계획이고요. 코로나로 활동하지 못했던 목화 텃밭에서 시민들하고 다시 만나서 1년 동안 목화 농사 같이 짓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시 농부들이 다양한 마을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박호진 : 저는 (도시농업관련) 시민단체 활동을 오래 하면서 바깥에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다른 동네에 가서 제가  도움을 주는 역할들을 많이 했었는데 정작 제가 살고 있는 곳을 돌보지 못했다는 마음의 빛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대야미 같은 경우는 굉장히 뿌리 깊게 도시농업의 확장을 얘기하면서 일반 시민들이 도시농업과 다양한 접점을 만드는 활동들을 굉장히 오래도록 중요하게 했었어요. 그래서 그런 여러 가지 재미난 활동들 지원하고 함께 하는 역할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 목화학교 박호진 (사진=김기홍)  © 군포시민신문

 

조은빛 : 올해도 수리산상상마을에서 10대에서 6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1년 동안 같이 도시 속에서 벼농사, 밭농사하는 농살림 교실을 하게 됐고요. 그리고 이제 범밧골 배어듦과 목화학교가 함께 협업을 해서 4월부터 퍼머컬처 디자인 코스과정 열게 되었어요. 

 

김석용 : 작년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을 진행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이런 농부학교를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그런 걸 좀 느끼게 됐구요. 올해는 군포시와 함께 시민농부학교를 운영을 해보자라는 얘기가 있어서 준비를 하고 있구요. ‘우리 동네 농부들’ 내에서는 밀과 보리 농사를 지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벼농사에 대한 계획은 없으신가요?

 

조은빛 : 저희 범밧골배어듦에서는 수리산에 둘러싸여 있는 밭인데 산림텃밭에서 이제껏 지어왔듯이 생태적인 방식으로 농사를 지을 거고요 갈치 저수지 부근에 다랑이 논이 있어요. 계단식 논이 있는데 그 공간에서 또 벼농사를 짓게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대화 즐거웠고요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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