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고증으로 제례 설명한 첫 안내서 ‘향주리(香酒梨)’ 출간 북 콘서트 열려이권재, 방동민, 홍정우 공저, 혼란해진 제사 문화 바르게 안내[군포시민신문=김정대 기자] ‘부모님을 기억하는 좋은 방법! 한국가정제례교본 향주리(香酒梨)’(이하 향주리)의 북 콘서트가 2월 17일 유림회관에서 개최되었다. 한국 유교 종단의 수장인 성균관장을 비롯한 주요 유교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여해 축하했다.
행사는 1부 기념식, 2부 저자 특강, 3부 북 콘서트로 진행되었다. 북 콘서트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유교 종단으로서는 새로운 시도이다. 일반인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제사를 소개하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향주리는 바르면서도 정성을 다해 조상님에게 제사 지내는 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권재 회장은 환영사에서 정해진 예법을 따르는 것이 지금의 가정에서 어렵게 지내는 제사보다 간편한 점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향후에 성균관유도회 서울본부 등은 이 책을 계기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유림과 일반인에게 바른 제례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한자능력자격시험기관인 대한검정회의 이사장이며, 일생을 전통문화 보급에 노력해왔다.
손진우 성균관장은 축사를 통해 향주리의 발간은 “예를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는 우리 유림에게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환영하며 저자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성균관은 최근 명절을 맞이해 간소한 차례상 캠페인을 벌이는 등 각 가정이 제례를 바로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어윤경 전임 성균관장은 축전을 통해 이 책이 기존 유림들이 제례를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 아는 것 같지만 부족한 것이 많은 것이 예학이며, 늘 새로운 마음으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 유림의 본분이라며 공부하는 유림이 될 것을 당부했다.
방동민 성균유도회 서울특별시본부 부회장은 제사일을 예로 들며 한국 제사의 부실한 현실을 지적했다. 방부회장은 기념 특강에서 “현재 제사를 모시는 가정 중 40% 이상이 돌아가시기 전날에 제사를 모시고 있으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예서의 근거를 제시해서 제사가 돌아가신 당일임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책은 3인의 공동저작이지만, 개인적인 목소리는 하나도 담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으며, 하나같이 선현들의 말씀에 귀기울이려고 힘썼다"고 밝혔다. 의례에 관한 내용은 철저하게 고증을 통해 정리한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북 콘서트에서는 책의 구성에 대한 안내와 참여자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진행을 맡은 홍정우 유교의례연구원 대표는 “유교의 나라 한국에 근거를 갖추고 정리된 제사 안내서가 없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았습니다. 쉽게 설명하는 것에 앞서 바르게 설명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사를 바르게 안내하는 책을 먼저 내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정 제사의 원형을 밝히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목적이라는 것이다.
책은 1부 제례문답, 2부 가정제례 교본,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제례문답에는 지난 20년 간의 경험이 농축되어 있다. 방동민 부회장이 성균관에 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정리해온 것이다. 사람들이 자주 질문하는 내용과 스스로 의문을 가졌던 내용을 선별하고 내용을 정리했다.
항목은 모두 88개이다. 제삿날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인지, 돌아가시기 전날인지에 관한 내용, 제사상의 과일은 언제부터 깎아서 올렸는지 등 제사에 관한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모든 항목은 질문, 바른 답변, 해설, 근거자료 4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근거자료가 이 책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다음은 제삿날에 관한 예이다.
1. 제삿날은 돌아가신 날인가요? 돌아가시기 전날인가요? 제삿날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입니다.
<해설> 제삿날은 돌아가신 날이다. 이는 기제사 축문을 보면 분명해 진다. 축문 양식은 ‘주자가례(朱子家禮)’ 이후 대부분의 예서에서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이하 생략)
<근거자료> 예기(禮記) 「제의(祭義)」 주석: 기일은 어버이의 돌아가신 날이다 (忌日親之死日). (이하 생략)
2부 가정제례 교본은 기제사, 명절 차례, 묘제에 관해 상차림부터 제사지내는 순서와 방법까지 설명한다. 특히 기제사 절차표와 명절 차례 절차표는 한 페이지에 제사의 절차와 핵심 내용을 요약해두어 의례중에 간단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 이슈가 되는 명절 차례 상차림의 경우, 예서와 서산 김흥락 선생의 안내에 따르면 매우 간편하게 차릴 수 있다. 향주리는 차례상이 복잡해진 한 원인으로 제사상과 차례상의 혼동으로 꼽고 있다.
제사 지낼 때, 향을 태워 조상의 혼을 모시고 술과 과일을 비롯한 음식을 대접한다. 향(香)과 술(酒)과 배(梨)는 제사를 상징하는 요소이다. 그래서 제사 안내서의 이름을 향주리고 지었다. 책의 이름을 가정제례 교본에서 그치지 않고, 향주리로 확장한 것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제사를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저자들의 설명이다.
공자는 임방이 예의 근본을 묻자 “예를 행할 때에는 사치스럽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하게 해야 하고, 상을 당했을 때에는 형식적으로 잘 치르기보다는 차라리 슬퍼하는 마음이 우러나와야 한다.”라고 답변한다. 저자들이 제사에 임하는 태도를 설명하며 인용한 논어의 문구이다.
저자들은 바른 제사를 안내하면 각 가정에서 보다 쉽고 간편하게 제사를 지낼 수 있으며, 소멸 위기에 놓인 제사가 계속 전승되기를 기대했다. 각 단체에 이 책을 교본으로 삼아 제례 강좌를 개설할 것이라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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