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목) 저녁,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아름다운 미성(美聲)이 울려 퍼졌다. 가성(팔세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명 팔세티스트(Falsettist)라고도 불리는 세 명의 카운터테너(Countertenor; 여성의 높은 음역을 내는 남성 성악가)가 등장하는 이색 음악회가 열려서다.
이날 함께 자리했던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홍기 단장은 “세계 최정상 카운터테너 세 명이 함께 출연하는 무대는 매우 드문 일”이라 했다. 유명 레이블 ‘데카사’ 전속 성악가 사무엘 마리뇨, 바로크 음악계의 신예 휴 커팅,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전속 가수 정시만 세 사람이 그 주인공으로, 반주는 26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베르사유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단이 맡았다. 피아노의 전신인 하프시코드, 기타의 전신인 류트 등 바로크 시대의 음악계를 풍미했던 고악기로 반주하며 400년 전 베르사유궁전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평소 보기 드문 이색 음악회였음에도 빈 관객석이 적지 않아 멀리에서 온 무대 손님들을 소홀히 맞이하는 게 아닌가 싶어 박수만큼은 평소보다 열심히 쳐댔다. 나 같은 열렬 관객의 성원에 보답하듯 앵콜 곡까지 연주해 주었지만,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게 바로크 음악이라는 확신(?)만 가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총평컨대 영화 <파리넬리>의 장면을 현장에서 만끽해본 잊지 못할 공연이었음엔 틀림없다.
참고로 국내에서 처음 열린 이번 공연은 군포문화재단 10주년 및 군포문화예술회관 건립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특별공연으로서, 앞으로도 안동(2/17), 서울(2/19), 대전(3/1), 제주(3/4) 등지에서 순회공연을 치른다. 군포가 첫 포문을 연 만큼 10주년을 맞이한 군포문화재단의 욱일승천을 기원한다. 더불어 군포의 문화 지수가 대폭 상승하여 내년 이후에는 ‘살기 좋은 지역’ Best5 안에 들게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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