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경의 從心문화] 영화 : 영웅

김난경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3/01/05 [09:30]

[김난경의 從心문화] 영화 : 영웅

김난경 시민기자 | 입력 : 2023/01/05 [09:30]

<영웅>은 뮤지컬로 두 번 보았고, 지난 가을에는 김훈 작가님의 하얼빈을 읽었고 그리고 영화를 봤다. 첫 번째는 토착 뮤지컬이 여전히 해외 뮤지컬에 밀리고 정성화님의 가창력도 인증되지 않았을 때, 그리고 두 번째는 정성화님의 가창력이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 관람했다.

 

영화로 보고 들은 <영웅>은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배경, 즉 설원이나 연해주의 러시아 풍경ㆍ회령전투 등이 앞으로 나왔다. 음향도 공연으로 들을 때보다 훨씬 깔끔했다. 혼자 작게 부르는 가사나 크게 외치는 군중의 합창도 또렷하게 들렸다. 공연장 음향시설에 따라 합창은 왕왕 울리기도 했고, 또 작게 부르는 노래는 가사 전달이 애매할 때도 있었다. 관객으로서는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영화만이 가지는 기술력이 해결해 주었다.

 

특히 인간 안중근의 고뇌가 담긴 '십자가 앞에서'는 자신에게 하는 독백이며 하느님께 올리는 기도다. 후에 법정에 선 우리들의 '영웅'은 이토의 살해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사죄하며, 마지막 순간 자신을 하느님께 의탁한다. 그리고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당당히 죽음을 받아들이라던 어머니는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에서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너를 안아봤으면"하고 절규한다. 이 장면에서 거의 모든 관객이 눈물을 흘린다. 과연 모든 걸 버리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식에게 죽음을 당당히 받아들이라고 말하는 어머니가 있을까? 모든 걸 버린다는 뜻은 내 목숨만 버리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에게는 불효자가, 지어미에게는 몹쓸 지아비가, 자녀들에게는 원망스러운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조선의 군중들은 '누가 죄인인가?' 함성을 터트린다. 조선의 '영웅'을 일본 제국은 테러리스트라 단죄하며, 그들의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한다. 아직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영웅'의 유해는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까?

 

처음 뮤지컬로 <영웅>을 봤을 때는 마지막 '장부가'를 듣고 가슴이 먹먹해서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서른한살의 청춘이 안스러워서, 식민지 조국에 남겨진 가족들의 핍박을 생각하며 울었다. 그러나 뮤지컬은 여러 번의 커튼콜이 있어서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영화는 마지막 자막이 모두 올라갔어도 감정정리에는 역부족이다. 뮤지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다른 감동이 분명 영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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