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역바로위, "절차 무시하고 주민들 내쫓는 재개발 바로세워야"조용석 금정역역세권재개발바로세우기위원회 위원장 인터뷰금정역 역세권 도로변 준주거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금정역역세권재개발바로세우기위원회(구 가칭)금정역역세권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 이하 금정역바로위)는 영하의 날씨에도 군포시청 앞에서 시 행정을 규탄하는 시위를 이어 오고 있다. 금정역바로위의 조용석 위원장을 12월 24일 오전 신문사에서 만났다.
조 위원장은 현행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 사업에서 ▲본래 삼성아파트(산본천로214번길 32 일원) 중심으로 추진되던 재개발 사업에 주민 동의 없이 임의로 준주거지역이 포함됨 ▲이로 인해 수정된 사업제안서에 필요한 주민 동의서를 다시 받지 않고 대부분 재사용 ▲준주거지역 보상 추정액이 실제 감정평가액 대비 평균 10억 원 낮은 등 재산권 침해 우려 ▲개발구역 정비위원 선출 과정에서 발생한 준주거지역-아파트지역간 선거구 미분리, 사전 담합 등 문제 ▲원주민 의사를 무시한 개발로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우려 등을 지적하고 군포시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현 재개발 사업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조용석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1. 금정역역세권재개발바로세우기위원회란 어떤 조직입니까?
2020년 12월경에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사업 시행방식이 신탁 방식이 되는 것에 반대하고 주민 주도 재개발 조합을 설립하자는 취지에서 활동을 시작한 조직이다. 신탁 방식의 장점은 인허가가 빠르다는 것이고 단점은 신탁사가 많게는 300~400억의 개발 이익을 가져간다는 점이다. 반면 재개발 조합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조합 자체에 비리가 생기기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개발구역 당사자들에게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자 했다. 그러다 2022년 8월경 시행사가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으로 지정되자 한토신 측에서 "이미 시행사가 정해졌는데 '조합 설립 추진'을 위원회 명칭으로 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해 10월 이후 현재 명칭으로 바뀌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 지금까지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은 무엇입니까?
첫째로는 절차상의 불공정이 발생했다. 당초에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이하 재개발추진위)의 이규원 위원장이 2020년 11월경 군포시에 재개발 제안서를 냈을 때는 삼성아파트와 인근 주거지만이 재개발 구역에 해당됐다. 그러다 3개월 뒤인 2021년 2월경 도로변의 상가를 낀 주택가, 즉 준주거지가 실거주자인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군포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산본천 복원사업에 대비해 재개발 구역에 준주거지역을 포함시키되 주민의 충분한 동의를 확보한 뒤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자문했으나 재개발추진위 측에서는 2차 제안서 제출 과정에서 기존에 우리에게 받은 동의서를 85.13%나 재사용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지구지정 취소 소송을 진행하면서 자료 제출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다. 시 담당 공무원은 처음에는 재사용이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이더니 현재는 법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둘째는 재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사자인 우리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준주거지역 앞 라인 같은 경우 월세가 평균 600만원은 들어온다. 그 월세 수입을 잃을 것을 감수하고 재개발에 동의하겠다는데도 주민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실정이다. 처음에 일반 우편을 통해 주민 의사를 물은 적은 있으나 상업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우편물이 분실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우리에게 공지한 종전자산가격 추정액이 실제 감정평가액에 비해 평균 약 10억 가량 적다. 예를 들어 준주거지역의 약 58평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24억인데 공지된 추정액은 14억에 불과하다. 반면 삼성아파트의 토지지분 16평의 경우 근래 매매사례가 약 6억이고 공지된 추정액은 5.5억 정도로 거의 차이가 없다. 단독주택의 경우는 60평 토지의 추정액이 6억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단독주택 60평이 아파트 16평과 같다는 것이 말이 되나.
전국적으로 우리 지역처럼 아파트 지역과 준주거지를 한데 묶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한 사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있다고 하더도 준주거지는 존치구역으로 빠져서 재개발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사실 초창기에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방향으로 (운동을) 시작했었다. 그 이후 전체적인 흐름이 재개발 찬성 쪽으로 기울면서 '그렇다면 재개발 조합 설립 방식을 추진하자'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발생한 문제는 재개발구역 도시정비위원 선출 과정에서의 불공정이다. 당초 준주거지역을 포함한 일반주거지역에서 위원 10명과 감사 1명, 아파트지역에서 위원 10명과 감사 1명씩을 각각 선출한다고 했다. 아파트 측에서는 이것이 우리 준주거지역을 배려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정작 선거는 선거구를 나누지 않은 채로 치뤄졌다. 아파트는 아파트의 대표를, 주택은 주택의 대표를 뽑는것이 상식임에도 선거구가 분리되지 않아 아파트 주민이 주택의 대표를 뽑는 꼴이 된 것이다. 당연하게도 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 주민의 의결권이 주택 주민의 의결권보다 많으므로 아파트 주민에게 호의적인 후보가 당선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선거기간 시작과 동시에 재개발추진위 사무장이 특정 인물들을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려뒀는데 그 인물들이 모두 정비위원으로 당선됐다. 특정 후보에 대한 사전 담합이 의심되는 정황이다. 이런 부당한 게임에 들러리를 설 수 없다는 이유로 우리측에서 출마한 10명의 후보들은 전원 자진 사퇴했다. 정비위원에 출마했다 낙선한 한 분은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금정역 역세권 주민조합원이 780명 정도 되는데 50%인 약 390명 정도는 실거주자가 아니라 투기 목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나머지 50%의 실거주자 중에서도 아파트 거주자 등을 제외하면 우리는 백여 명 정도로 소수다. 그래서 항상 이렇게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3. 군포시장과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전임 한대희 시장 때부터 지금까지 쭉 면담을 해왔지만 진행되는 사업에 관해서 우리 의견을 들어준 것은 별로 없었다. 행정은 일단 한 번 결정을 내려면 그대로 나아가려고 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시장이든 간에 우리가 소수다 보니 항상 다수에게만 유리하게 가는 부분도 있다. 하은호 시장이 사업 추진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으나 보류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서인지 약 두 달 이후 재개됐다. 현재는 시의회와도 간담회를 진행 중에 있으나 시의원들이 해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4. 현 시점에서 위원회의 요구사항은 무엇입니까?
재개발사업은 그 지역 주민 전체가 잘 살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포함된다. 재개발이 어느 한두 사람이나 소수 투기세력의 이익만을 위해 좌지우지돼서는 안된다. 앞에서 언급했던 재개발추진위의 핵심 관계자 등은 군포시 공무원 출신이다. 이들이 처음에는 대가 없이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해 놓고 지금은 자기 몫의 임원 연봉을 과다 책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군포시 건축과에서 근무했던 재개발추진위 한 관계자는 안양에서 살면서 금정역 재개발지역에 다세대 주택을 갖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완전한 외지인이다. 이들이 재개발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3년간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어떻게든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려고 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주민이 아닌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해 법률과 절차를 무시하며 추진되고 있는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사업을 시 행정이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요구이다.
5. 일각에서는 단순 재산권 분쟁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개인의 재산권을 넘은 투쟁의 명분이 있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 물론 지금 상황에는 돈의 문제도 있다. 그러나 더 많이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거래가 30억, 감정가 25억의 자산을 15억에 수용하겠다고 하면 누구라도 반대하지 않겠나. 임대료 수익도 월 600씩 10년으로 계산하면 7억 원이 넘는데 이 또한 없어질 것을 감수하면서 자산 가격도 한참 낮게 책정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재개발에 찬성할 수 있겠나.
감정평가사들도 '세상에 이렇게까지 감정가와 차이가 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이야기를 한다. 종전자산가격은 감정평가로 책정하는 게 아니고 재개발 전체 사업비를 조성한 다음 공시지가의 140%로 계산해 분배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어떤 근거에 의한 것인지 아무리 물어도 공개하지 않는다. 시행사 측은 '사업이 끝나면 변동될 것이다,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라고만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정당한 처리를 해주고 진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한다. 이것이 결국 시와 시행사의 현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6. 끝으로 군포 시정, 시민 등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군포시가 재개발이 처음이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안양시 같은 경우에도 재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그들의 문제는 무난하게 해결되고 우리는 자꾸 반목이 생기는가. 결국 이 과정에서 나서서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우리 주민들이 아니라 군포시다. 재개발을 해서 새 건물을 짓고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선 이 동네에서 40~50년 살아 오신 주민 분들은 쫓겨나고 2~3년 전에 투기 목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돈을 벌게 돼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사업시행자와 주민들 간을 중재하는 것이 시의 역할인데 너무 소극적이다. 시 행정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단순히 '보상 더 받으려고 저러는구나'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안타깝다. 앞에서 언급했던 60평당 보상 추정액 6억 단독주택의 경우 내줘야 할 보증금 등이 있어 주인 손에는 3~4억 정도만 떨어진다. 이들은 그대로 두면 월 200 정도의 월세가 들어오는 사람들인데 하루아침에 아파트 전세 말고 들어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군포시가 타지역 사례를 잘 참고해서 '우리 지역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없는 재개발을 만들자'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안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잘 해낸다면 정말로 살기 좋은 군포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정자나 공무원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주민들이 나서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들이 팔짱끼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소수 시민들의 삶은 무너진다.
편집자주) 위 인터뷰 내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에 본보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전자우편(mediagunpo@gmail.com)으로 기고형식의 의견을 주시면 충실히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군포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