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부모, '장애인복지관은 또 하나의 집, 신규 위탁 취소해야'

[시민들의수다]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위탁 절차의 문제와 앞으로의 개선점

김정대, 전주호 기자 | 기사입력 2022/11/27 [13:46]

발달장애인 부모, '장애인복지관은 또 하나의 집, 신규 위탁 취소해야'

[시민들의수다]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위탁 절차의 문제와 앞으로의 개선점

김정대, 전주호 기자 | 입력 : 2022/11/27 [13:46]

군포시는 여러 논란 끝에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후 복지관)의 신규 위탁법인으로 '사랑의손길'이 됐음을 2022년 11월 21일 공식 발표했다. 장애인 관련 단체와 개인들은 위탁과정과 신규위탁법인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다 자세히 들어 보기 위해 '시민들의수다'를 열었다. 

 

11월 23일 오후 3시, 복지관 이용자 및 장애인 관련 단체 3인이 신문사에 모였다. 신석호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용자회 임시대표, 군포시 장애인 보호작업장 근로자를 아들로 두고 사)한국장애인부모회 군포지부장인 이남숙 , 김미범 사)경기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김정대 편집인, 정리는 전주호 기자가 맡았다. 

 

▲ 2022년 11월 23일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위탁법인 모집 과정의 문제와 앞으로의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수다'에 복지관 이용자 및 관련자 3인이 모였다. (사진=김정대)  © 군포시민신문

 

1. 지금까지 장애인복지관은 어떤 역할을 해왔습니까?

 

김미범: 장애인복지관이란 장애 진단을 받은 유아부터 65세까지의 성인이 아울러 이용하는 기관이다. 유아, 학령기, 성인 각각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령기까지는 재활 바우처를 사용해 인지, 언어, 미술, 감각통합 등 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학령기 이용자의 경우 오전엔 학교에 가고 오후시간에는 복지관을 이용한다. 안양 한 복지관의 경우 재활체육 시설과 수영장 등이 갖춰져 있어 성인은 체육, 수영 등 재활치료 위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외 성인은 보통 성인주간보호시설, 성인단기보호시설, 보호작업장, 성인 아카데미 등을 이용하는데 특히 발달장애의 경우 대학진학이 매우 어려워 보통 학력은 고졸이다. 그들에게 시설 내 아카데미는 일종의 평생교육 개념이다. 

 

모든 복지관은 운영을 민간에 위탁할 뿐 100% 공공기관이다. 그 중에서도 장애인복지관은 여러 장애 유형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관이고 종합사회복지관은 장애인, 노인, 다문화 등 사회적 약자 전반이 이용한다.

 

장애에는 15가지 유형이 있는데 크게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가 있다. 정신적 장애는 다시 정신장애와 발달장애로 분류된다. 정신장애는 조현병으로 알고 있는 장애유형이다. 발달장애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가 해당된다. 발달장애란 생애 전반에 걸친 정신 발달의 지연이나 중단을 가리키는데 복지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바로 이 발달장애인들이다. 발달장애인들에게 복지관은 마치 학교처럼 계속 다녀야 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65세 노인이 될 때까지 복지관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남숙: 그렇다. 우리 자녀들에게 복지관은 '또 하나의 집'이자 '또 다른 부모'다.

 

신석호: 이전에는 자녀 치료에 집중하느라 자세히 몰랐는데 이번 사태를 겪으며 알아보니 두 분 말씀하신 대로였다. 저희 아이는 태어난 직후부터 뇌병변으로 발달장애를 겪어 물리, 작업, 감각통합 등 각종 발달치료가 필요하다. 재활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어 최대한 어릴 때부터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소아재활의 의료수가가 낮은 탓에 일반병원에서는 치료해주지 않아 대기가 일상이다. 장애인복지관의 경우 평균 대기가 2년이고 저희도 2년 기다려서 현재 복지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도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치료는 회당 12,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대기 없이 골든타임에 치료를 받으려면 사설센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1회당 많게는 10만원 씩 한 달에 300만원은 든다. 복지관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직원이 대체로 오랫동안 근무해 경력이 쌓인 덕에 서비스의 질도 좋아 무척 마음이 놓였다. 물론 무한정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아이들도 대기중이므로 아이가 일정 나이를 먹으면 중단하고 다시 대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경제적 관점 뿐 아니라 치료의 관점에서도 훌륭하고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남숙: 장애인복지관은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데 특히 우리는 발달장애에 집중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몸이 불편한 분들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지만 우리 자녀들은 발달 수준의 문제로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어 부모들이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제 아들은 그동안 군포시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일해 왔다. 과거 복지관 내부 공간에 있던 작업장이 공간 부족 문제로 7~8년 전에 당동으로 옮겨졌는데 직원도 적고 근로인도 40명 정도 되지만 복지관과 같은 법인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었기에 이번 사태가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 이남숙 사)한국장애인부모회 군포지부장 (사진=김정대)  © 군포시민신문

 

2. 이번 군포시의 장애인복지관 민간위탁 선정 과정에서 느낀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신석호: 솔직히 저는 어떤 법인이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단지 좋은 직원들이 있고 이용하기 편하다고만 생각해 왔다. 이번에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누가 운영하는지에 따라서 이러한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알았다. 법인 선정 과정의 중요성을 이번에 실감했다.

 

선정 과정에 있어 시 담당 부서에서 뭔가 의도를 가지고, 혹은 지시를 받고 행동한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할 만한 지점이 많다. 처음엔 복지관을 특정 법인에 주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8월에 담당 부서에서 공개모집을 올렸을 때 시의회에서 지적한 사항은 시의회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 뿐 아니라 군포시 소재 법인에 가산점을 주기로 한 부분도 있어 의심을 살 만 했다. 공교롭게도 기존 운영법인은 군포에 소재하지 않았고 소문으로 알려진 법인은 군포에 있다.

 

처음 모집 과정에 문제가 있어 시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했을 때는 계약 만료 2개월 전인 9월이다. 당시 시의회에서 부결이 돼 모집이 미뤄졌는데 결국 시 직영으로 넘어갈 것을 담당부서에서 예상하지 못했는지도 의문이고, 당시 시의회 회의록을 살펴 보면 공무원이 빠른 가결을 위해 모집안 수정 등 적극적으로 일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10월까지 부결되던 동의안은 일주일 만에 결국 거의 달라지지 않은 내용으로 성정됐고 통과됐다. 시의회도 시 직영으로 넘어갈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은 우려한 것 같다. 그러나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았다. 법적으로 보장된 고용승계 문제만 살펴본 뒤 문제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동의안이 그렇게 통과되고 나니 담당부서인 사회복지과는 행정적으로 할 일이 끝났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복지관 직원을 상대로 한 담당과장의 발언이나 여러 증언 등을 볼 때 특정 법인을 배제했다는 의혹이 있다. 기존 법인 계약만료로 11월부터 시 직영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이 이용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10월 21일이 되어서였다. 그때도 이용자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 이후 현재 진행되던 치료가 중단될 수 있다는 공지를 받은 뒤에야 비로소 상황을 알게 됐다. 문제가 생기면 피해받는 것은 우리 이용자들인데 우리는 왜 몰랐나, 왜 아무도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나 의문이 들었다. 시의회도 결정 전에 이용자를 만나볼 수 있지 않았겠나. 몇 분만 만나봐도 되는데 관장만 만나보고 결정한 것이 유감이다.

 

이남숙: 복지관은 세금 들어가는 공적기관이고 이용자도 세금 내는 군포시민이다. 그럼에도 이용자에게 상황과 내용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몰랐던 것 아닌가.

 

신석호: 그래서 분개했다. 다 우리가 당하는 것 아닌가. 더욱 화가 난 것은 시와 시의회 양쪽의 태도였다. 시의회는 "절차상 이용자를 위해 빨리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하고 시는 "의회가 부결해서 미뤄졌다, 이제 우리는 할 것 다했다"라고 말한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시간도 여력도 없는 우리는 왜 아직도 나서서 시위와 간담회를 하고 있겠나.

 

그래도 시의회는 말로나마 이해하고 노력하겠다고는 한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에게선 아직도 사과는커녕 공감의 말조차 없다. 우리는 할 일, 할 것 다 했다며 위탁심사 과정 참관조차 안된다고 거부해 황당하다. 물론 법적으로 참관이 불가할 수는 있겠으나 그 이전에 장애인복지관이라는 사안의 특수성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담당부서 과장이나 팀장의 발언을 보면 '건설업체, 공사업체 입찰' 정도로 생각한다. 공개모집이 공정하고 좋은 거라고 말하는데 공개모집은 원래부터 대원칙이었다. 공개모집 법인과 계약이 끝나면 임의위탁으로 연장하고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공개모집을 했던 것이다. 그것이 이번에는 임의위탁도 기존 법인 평가도 없이 공개모집으로 넘어간 거다. 공무원 말대로 공개모집이 무조건 좋은 거라면 좋은 결과를 낳아야 했다. 그러나 결정된 신규 위탁법인은 이남숙님이 기자회견 발언에서 예로 드신 것처럼 "구멍가게가 대형마트를 운영'하게 생긴 상황이다. 본인들 주장처럼 결과가 잘 되지도 않았는데 책임지는 말도 행동도 없다. 이런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이남숙: 이번에도 그랬겠지만 보통 법인을 공개모집할 때에는 7명의 위원이 평가를 내리고 그 중에서 최하점수와 최고점수를 제외한 뒤 평균을 낸다. 저도 다른 곳 심사에 참관해 봐서 알지만 위원들은 심사 중에 어느 한 개 법인이 훌륭하다고 판단하면 점수를 매우 높게 준다. 70.4점이라는 턱걸이 점수는 그 법인에 의도적으로 위탁을 주고 싶은 게 아니라면 나오기 힘든 점수다. 무엇보다 3개의 법인 모두 너무 작은 단체다. 작업장은 선생님도 근로인 숫자도 적지만 복지관은 일하는 사람과 이용자가 훨씬 많은데 '구멍가게'와 같은 그 법인들이 어떻게 맡을 수 있겠나.

 

김미범: 요즘은 원칙적으로 공개입찰, 공개모집을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군포시가 이번에 절차대로 진행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시가 공개모집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제대로 그 절차를 밟았으면 됐다. 조례상으로 계약 종료 90일 전에 법인의 운영상황을 평가한 후 이를 공개해야 하는데 시에서는 아무것도 안했다. 기존 법인이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군포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17년을 운영했다지만 부천의 모 복지관 운영 법인은 30년이 넘었다. 안양의 수리복지관과 관악복지관은 장기간 운영하던 기존 법인이 다른 법인으로 바뀐 바 있으나 이번 군포시 건과 같은 잡음은 들어본 적 없다. 특히 관악복지관의 경우 오래 운영해온 법인에서 문제를 일으켜 이용자들이 법인을 바꾸기를 바랐고 실제로 바뀐 사례다. 안양과 의왕에는 장애인부모회, 부모연대가 모두 있다. 덕분에 시에서 장애 관련 일을 할 때 그분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행정도 멋대로 안하고, 조례대로 하려고 하고, 공문, 공청회, 간담회 등을 통해 먼저 문의하기도 한다. 저는 이번에 군포시 담당과장을 만나고 놀랐다. 10여 년 동안 장애인부모연대에서 일해오면서 이런 공무원은 처음 봤다.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고, 제가 발언하면 왜 의왕 사람이 얘기하냐는 둥 말을 끊기도 했다. 아마도 군포시 장애인 부모들이 흐지무지 넘어갈 거라 생각한 것 같다. 요컨대 이용자들을 무시하고 절차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 김미범 사)경기장애인부모연대 회장 (사진=김정대)  © 군포시민신문

 

3. 현 문제 해결 및 앞으로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김미범: 우선 조직된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 전체 장애인 중 대부분은 신체장애이고 초점도 그쪽에 맞춰져 있지만 발달장애로 등록된 사례는 약 10%, 25만명 정도가 된다. 미등록 발달장애인을 포함하면 그 2~3배 정도는 될 것이다. 이는 결코 적은 인구가 아니다. 발달장애인은 자기 대변이 불가능해 부모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는 한계점도 있다. 발달장애 관련 정책은 부모연대 단체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군포에서도 이런 활동이 중요하다. 공무원이 일을 잘 모르겠다면 당사자에게 물어보는 등 노력을 해야 한다. 이번에 군포시는 군포에 발달장애인 관련 조직이 없거나 미미하다 생각하고, 멋대로 추진해도 문제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가 큰코다친 격이다. 군포 장애인 가족이 조직화되어 시 행정에 참여하고, 감시하고,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

 

이남숙: 조직을 만드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법인이 선정된 상황이다. 선정 과정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겠지만 만약 어떻게 해도 법인이 바뀌지 않는다면 저희는 운영상황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다. 시 또한 모니터링에 협조하겠다 말했지만 믿음은 가지 않는다.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말이 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나. 공무원들은 복지과를 떠나면 소위 영전했다, 복지과로 부임하면 좌천됐다 말하지 않나.

 

군포시에 장애인부모회 회원으로 가입된 것은 200명 정도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학령기 발달장애 부모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제가 지금 앞으로 나서는 것은 제가 기존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우리 '후배' 부모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아들은 38세인데 부모회가 올해로 38년 됐다. 내 아이가 학령기일 때는 아무 혜택도 못 받았고 길바닥에서 울어버릴 만큼 힘들었다. 그렇기에 현재 학령기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이 이런 사태를 겪게 된 것에 미안한 심정이다. 사회는 과거보다 좋아지고 프로그램도 많아졌다지만 이런 사태로 인한 정신적 타격은 우리 부모들에게 치명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 모니터링과 조직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이번에 복지관이 '타겟'이 된 것은 이번에 시정 교체와 맞물려 5년의 위탁기간이 끝나는 바람에 초점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이지 그들이 발달장애인을 노린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또 바란다. 이번에 우리는 무방비 상태였던 것이다.

 

신석호: 시의회든 공무원이든 공통적인 문제는 '이미 벌어진 일 어떻게 하나, 좋게 가자'라는 태도다. 그러나 저희는 절차가 공정하지 못했고 과정에서 의혹도 많았으니 반드시 법인 선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소한 뒤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모두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경기도 공익감사 청구, 국가권익위원회 신고 등 할 수 있는 행동을 모두 취할 것이다.

 

취소와 재모집이 이뤄져 새 법인이 선정되면 두 가지를 요구할 것이다. 첫째로 저희가 복지관 이용자회를 조직하고 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활동을 장려하라는 것이다. 둘째로 기존에는 위탁법인 운영위원회 위원에 이용자 대표 1인이 들어갔는데 이와 별개로 이용자회가 추천하는 사람 1인을 운영위원으로 추가하라는 것이다.

 

▲ 신석호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용자회 임시대표 (사진=김정대)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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