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酒好리뷰 ⑥ 모두를 위한 위스키 '블랙바틀'

스모키를 체험하기 좋은 2만원대 위스키와 '블랙 진저' 하이볼

전주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9/07 [15:26]

주호酒好리뷰 ⑥ 모두를 위한 위스키 '블랙바틀'

스모키를 체험하기 좋은 2만원대 위스키와 '블랙 진저' 하이볼

전주호 기자 | 입력 : 2022/09/07 [15:26]

해마다 명절 시즌이 되면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에는 위스키 선물세트가 등장한다.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리잔 등 사은품도 끼워주는 탓에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사람 뿐 아니라 '내돈내산' 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명절 가족이 모일 때 이러한 선물세트나 혹은 친척집 진열장에서 꺼낸 위스키를 맛보고 입문을 결심하는 사람이나, 반대로 지인에게 적당한 위스키를 선물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위스키를 사려고 보면 무엇이 좋을지 알기 힘들다. 유명한 브랜드는 명절 할인을 받아도 가격 부담이 있고, 큰맘 먹고 샀다가 특유의 스모키향, 피트향이 맞지 않아 꺼려지는 경우도 있다. 1만원 안팎에 팔리는 저렴한 위스키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맛이 아쉽고 알콜향이 강해 그냥 마시기 어렵고 하이볼에 써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선물용으로 구매하기엔 너무 저렴한 것은 물론이다. 

 

▲ 블랙바틀 스카치 블렌디드 위스키. (사진=전주호)  © 군포시민신문

 

이럴 때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위스키 중 하나가 바로 '블랙 바틀 Black Bottle' 스카치 블렌디드 위스키다. 한국에서 2만원대 중후반에 구할 수 있는 이 위스키는 '가성비 위스키'로 광고할 만큼 훌륭한 가성비로 유명하다. 해외 위스키 리뷰 사이트 '위스키닷컴'의 리뷰어 '호르스트 루닝 Horst Luening'이 최근 리뷰에서 "전세계 모두를 위한 블렌디드 위스키"로 소개한 것을 보면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블랙바틀의 가장 눈에 띄는 차별점은 역시 병이다. 양옆으로 긴 타원기둥 모양으로 생겨 손에 잘 감기는 병은 이름처럼 매우 검은 유리로 되어 있다. 강한 빛을 비추지 않으면 내용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블랙 바틀'이라는 브랜드명부터가 1879년 첫 탄생 당시 독일산 검은 유리병을 사용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검은 유리병은 1차대전으로 독일로부터의 수입이 끊겨 잠시 초록색 병으로 바뀌었을 때를 빼면 거의 3세기에 걸쳐 유지되고 있다.

 

병의 색과 걸맞게 '블랙바틀'은 본래 화학약품 같은 피트(이탄)향과 스모키향이 강했다고 한다. '라프로익 Laphroaig' '라가불린 Lagavulin' 등 피트향 가득한 위스키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아일라 Islay' 섬의 원액을 다수 사용해 블렌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이후로는 달달한 꽃과 꿀의 풍미로 유명한 '스페이사이드' 지역 원액을 많이 도입해 개성이 약해진 대신 취향을 덜 타는 대중적인 맛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온더록스 잔에 조금 따라서 맛을 본다. 코를 대니 부드러운 나무향과 바닐라 향이 있다. 자두 같은 과일에서 날 법한 향도 느껴진다. 희미하게 피트향, 스모키향이 있으나 거북하지 않다. 저가 블렌디드 위스키다 보니 향이 다채로운 것은 아니지만 초심자가 '이런 게 위스키구나' 라고 느끼기에는 모자람 없는 향이다.

 

입에서는 좀더 확연한 스모키함이 느껴진다. 적당한 단맛도 있다. 단맛의 종류를 고르자면 '몽키 숄더' 등에서 느꼈던 꿀보다는 설탕에 가깝게 느껴진다. 은은한 피트향도 있다.

저가 위스키 답게 피니시는 짧다. 별 느낌 없이 깔끔하게 끝나는 편이다. 피트나 스모키는 금방 사라지고 은은한 꽃향 같은 것이 머문다. 몇 모금 마시다 보니 고소한 볶은 보리 같은 풍미도 남는다.

 

▲ 블랙보틀 '블랙 진저' 하이볼. (사진=전주호)  © 군포시민신문

 

블랙바틀은 하이볼에도 잘 어울린다. 블랙바틀에 사과주스를 섞어 만드는 '블랙 애플'이라는 레시피도 좋지만 필자의 추천은 '블랙 진저' 하이볼이다. 요즘 홈텐딩 열풍과 함께 자주 보이게 된 '진저 에일 Ginger ale'은 일종의 '생강향 사이다'이다. 특유의 매운맛 없는 은은한 생강향이 스모키한 위스키와 잘 어울린다. 필자는 '피코크' 브랜드 제품을 애용한다. 가장 유명한 '캐나다 드라이' 제품은 캐나다 오리지널에 비해 국내 제품의 향이 옅다는 평이 있어 생강향을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대부분 하이볼이 그렇듯 레시피는 간단하다. 얼음이 든 잔에 블랙바틀과 진저에일을 1:3 정도 비율로 타면 된다. 레몬이나 라임즙을 넣고 조각을 장식해주면 더욱 맛있다. 레몬의 상큼함이 코에 들어오고 입에는 블랙바틀과 진저에일 서로의 풍미가 잘 어우러져 목구멍까지 즐겁게 한다. 맛이 너무 강하지도, 너무 옅지도 않아 빨대를 쓰지 않고 직접 잔을 기울여 마시기에 딱 알맞다.

 

블랙바틀은 언제나 부담없이 간단하게 마시는 일명 '데일리 위스키' 용으로 좋다. 마트 등에서 보이면 바로 집어와도 될 만큼 가격이 합리적이고 니트나 온더록스로 즐겨도 술술 들어가는 편안함에 '내가 위스키를 마셨구나' 라고 느끼게 하는 스모키함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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