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침수피해 '저류조 활용했나' 인재人災 의혹

"철쭉공원·중앙공원 제기능 했나" 논란... 앞으로 도시계획서 대책마련 시급

전주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8/22 [23:22]

군포 침수피해 '저류조 활용했나' 인재人災 의혹

"철쭉공원·중앙공원 제기능 했나" 논란... 앞으로 도시계획서 대책마련 시급

전주호 기자 | 입력 : 2022/08/22 [23:22]

지난 8월 8일경 중부지방을 덮친 집중호우로 인해 군포시에도 시간당 최대 강우량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며 주택 360세대가 침수되는 등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수해가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 폭우로 파손된 금정역 인근 태산갈비 앞 도로 모습. 2022년 8월 8일 밤 도로가 터지며 하수가 역류했다는 것이 주민의 증언이다. 

 

제기되는 의혹은 산본신도시 설계 당시 홍수조절조 역할로 조성된 2개 공원인 구 양지공원과 중앙공원에 대한 것이다. 구 양지공원의 경우 현 철쭉공원 조성과 함께 지하주차장으로 재설계되며 '기존 저류조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거나 없어진 것 아닌가'라는 점, 중앙공원의 경우 '이번 수해 때 시에서 홍수조절지로 활용하지 않아 산본1동 등 저지대 피해가 커진 것 아닌가'라는 점 등이다.

 

산본1동 수해 피해자 A씨는 "폭우가 예고됐으면 시에서 양지공원 주차장 차량을 모두 빼도록 조치해 그 자리에 물을 가두고, 중앙공원에도 물을 가뒀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재해로부터 시민의 재산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군포시가 제대로 대비·대처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다"라고 지적했다. 

 

▲ 2022년 8월 군포시에 발생한 수해로 철쭉공원 지하주차장(구 양지공원), 중앙공원 등 군포시 관내 저류지가 제기능을 했는지에 대해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1일 시민들이 벽화가 그려진 중앙공원 저류조 셔터 앞 쳬육공간에서 여가를 즐기고 있다. (사진=전주호)  © 군포시민신문

 

이에 대해 군포시 담당자는 "두 홍수조절지는 제기능을 하고 있으며 이번 수해는 저지대 배수관이 오·우수 합류관이기 때문이다" "중앙공원이 저류지로 활용될 때는 일주일 이상 강우로 인한 대범람으로 물이 자동으로 차오를 때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전 공무원 B씨는 시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저류지는 예를 들어 위쪽에서 10톤의 비가 오고 아래쪽 배수관에서 2톤의 물만 수용할 수 있으면 중간에서 8톤의 빗물을 수용해 천천히 내려보내는 역할을 한다"며 "저류지는 댐과 같은데 담당 공무원의 논리는 댐이 넘칠 때까지 물을 다 흘려보내고 넘친 뒤에야 저류를 하겠다는 말 아닌가" 라고 반박했다.

 

구 양지공원은 지하주차장 조성과 함께 저류조 용량이 크게 줄었고, 중앙공원의 경우 동편 체육시설측 벽의 셔터 안 수문을 개방하면 빗물을 중앙공원으로 들여보내 추가 수용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B씨의 설명이다. 수문 개폐가 수동이든 자동이든 개방하지 않고 빗물을 그냥 흘려보낸 것이 사실이라면 '인재'라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B씨는 오·우수 합류관이 문제라는 입장에 대해서도 "생활하수(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며 "수해가 났을 때는 오로지 빗물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수해 피해가 커진 원인이 무엇이든 군포시는 앞으로의 도시계획에서 관련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밤 금정역 인근 하수관 위 도로가 파손돼 인근 지역이 침수되는 등 군포시 각지에 유래 없는 수해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기후변화 등으로 같은 사태가 반복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군포시에는 이번과 같은 대규모 수해는 드물었으나 산본천 하류에 인접한 산본1동 금정역 인근 지역과 같은 저지대에는 매년 침수가 발생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역 인근과 같이 저지대에 위치한 서울시 서초구의 경우 강남역 일대 우수를 처리하는 ‘반포천 유역분리터널’의 처리 용량이 85㎜에 그치는 것이 수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과거 상습침수지역이었던 서울시 양천구 지역은 시간당 95~100mm의 집중 호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t 규모의 저류시설을 건립해 이번에는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부권 집중호우 이틀 만인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 "향후 10년간 1조5000억원을 집중 투자해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대심도 빗물저류배수터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군포시 부곡동 삼성마을 아파트 일대(왼쪽)와 2022년 8월 산사태로 인한 축대 붕괴 사고를 겪은 서울시 동작구 극동아파트 일대를 각각 산림청 산사태위험지도 2019로 확인한 모습. 산사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등급은 빨간색, 가장 낮은 5등급은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동작구 극동아파트 일대는 대체로 4등급(하늘색)으로 위험등급이 낮았음에도 이번에 피해가 발생했다. (자료=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  © 군포시민신문

 

폭우로 인한 산사태 위험 또한 고려해야 할 과제다. 군포시를 둘러싼 수리산은 아파트 등 택지와 밀접해 있어 지난 2011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이번 동작구 극동아파트 축대 붕괴와 같은 산사태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다. 특히 수리산관통터널 입구 진입로가 위치한 대야미동, 둔대동, 속달동 지역은 터널 공사 계획 당시부터 대규모 산사태의 위험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산본1동 침수 피해자들로 구성된 '산본1동 주택 수재민 대책위원회'는 이번 침수피해에 대해 군포시에 책임을 묻고 피해보상과 재해지역 지정을 요구하기 위해 25일 군포시장과 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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