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희 칼럼] 요즘 세상에 우리 맘을 심란하게 하는 문제들(3)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이대희 지샘병원 혈액종양내과 의사 | 기사입력 2022/08/07 [15:45]

[이대희 칼럼] 요즘 세상에 우리 맘을 심란하게 하는 문제들(3)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이대희 지샘병원 혈액종양내과 의사 | 입력 : 2022/08/07 [15:45]

▲ 이대희 지샘병원 혈액종양내과 의사     ©군포시민신문

지난 번 글의 마지막에서 저는, 행복한 삶 만족하는 삶을 위한 4가지 제안을 나누었는데 이는 너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삶이 행복과 만족에 중요하다는 것을 말합입니다. 직업(일)과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중심만을 생각하지 않고, 한쪽(좌측)으로는 의미가치사명보람도 추구하되, 다른쪽(우측)으로는 오히려 적절히 자기 자신을 배려하고, 무조건적 수용의 가족이나 가족같은 관계를 추구하고, 즐겁게 배우고 놀고 쉬는 것도 추구하는, 균형있는 삶을 추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위의 좌/중/우의 3중적 균형을 얘기하면서, 이를 그 앞단의 4가지 제안들과 비교하였을 때, 1가지 덜 강조되는 부분이, ‘하나(1)뿐인 내 인생을 귀히 여긴다’라는 부분입니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나누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결론적으로, ‘하나뿐이다’라는 표현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독특하게 시작되고, 유일하게 빚어져가는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 인구는 조금씩 감소중이지만, 세계적으로는 2022년 여름 현재 80억에 육박하는 인구를 자랑하며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문을 드려봅니다. 이 80억 명 중에서, 복제한 것처럼 똑같은 특성(유전체)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요? 답은 ‘없다’입이다. 

 

 우리 몸은 60조개 이상의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수많은 세포 하나 하나는 보편적인 10micrometer크기의 보편적인 세포들이나, 150micrometer의 최대 직경의 난자세포나, 두께는 얇지만 길이가 엄청 길어 1meter에 육박하는 신경세포나, 거의 똑같은 유전체를 세포의 중심 핵안에 가지고 있는데, 이는 30억개의 염기서열들이 두가닥의 꼬인 실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30억개의 염기들은 절반은 아빠에게서, 절반은 엄마에게서 받게 되는데,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서 같은 부모를 둔 형제 자매들도, (심지어는 일란성 쌍둥이도 조금은), 태어난 시점에서 서로 다른 염기서열들이 전체의 300분지 1정도 자리에서 관찰됩니다. 결론적으로는,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의 복제라고 할 수 있는 같은 유전체를 가지고 삶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사람이 고유하게 독특합니다.

 

 또, 태아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들(음식 운동 등의 꾸준한 생활습관, 전자파 등의 환경영향 등)이, 유전자의 염기서열자체에 비정상적 변화를 주는 돌연변이(mutation)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지만, 두 가닥 꼬인 실들의 옆으로 삐져나온 가지(side chain)에 메틸(methyl) 구조물이 들러붙고 떨어짐의 변화를 통해서, 유전자의 기능을 온/오프 시키는 변화를 일으키기는 상대적으로 쉬운데, 이런 수정란생성 이후의 유전적 변화를 후성유전학(epigenetics)라고 부르며, 이런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꾸준한 생활습관과 환경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유전자와 그 기능을 나쁘게도 좋게도 변화시켜갈 수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그리하여, 다른 유전체를 가지고 시작한 개개인들은, 생활습관과 환경의 영향으로, 더 심화되는 유전체의 다양성을 가지게 됩니다. 

 

 다른 각도에서, 태어난 개인들의 대단함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요즘, 늦은 결혼 연령과 여러 가지 이유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이 많은데, 이러한 난임 커플들을 검사해보면, 절반정도에서는 남성의 문제로 난임이 오는 것을 발견합니다. 무정자증이나 희소정자증인 경우들입니다. 정자들이 여성에게 전달된 후에 경험하는 일들을 살펴보면, 질 내에서 분비되는 산성 물질에 죽기도 하고, 자궁경부에서 대식세포에 잡아먹혀 방향을 잃기도 하면서, 15-20cm 바른 방향으로 전진하여 나팔관에 있는 난자에게 향하는 길이 험난합니다. 

 

 또 질문을 드려봅니다. 정상적인 임신이 가능하려면, 한 번의 사정액 중에 최소한 얼마 숫자 이상의 정자가 있어야 할지요? 답은 대한민국 인구인 5천만 개 이상의 정자들이 서로 경쟁하는 중에, 하나의 정자가 난자와 결합하여 수정란이 되고, 태아가 되고, 태어나게 됩니다. 보통은 1억 개 이상의 정자들이 서로 경쟁하는데, 정액 1ml당 정자수는 보통 5천만개 이상이 정상이고, 2ml이상의 정액이 전달되면서, 1억개 이상의 정자들이 난자가 있는 나팔관을 향해 경주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1ml당 3.3천만개 * 1.5ml의 정자인 5천만개의 정자가 경주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임신이 가능하게 됩니다. 달리표현하면, 태어난 모든 개인들은 5000만개(명) 이상의 동료 정자들을 제치고 난자에게 선택받은 정자들을 통해서 이 땅에 태어난 매우 소중하고 탁월한 존재들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난자세포를 둘러싸고, 두 가지의 보호구조물들이 있습니다. 제일 바깥에는 난구세포층이 있는데, 이를 뚫고 들어가는 중에 난자에 처음 도착한 수백 개의 정자들이 죽음을 많이 한 후에야, 그 밑의 투명대층을 만나게 되고, 이 절묘한 시점에 처음 투명대에 토착한 정자가 쑥 투명대를 지나, 난자세포의 세포막을 통과하는 순간, 투명대가 단단해지면서, 다른 정자들이 난자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게 됩니다. 

 

 또 다른 각도에서, 사람 개개인의 ‘삶’ 자체의 대단함을 생각하여 봅니다. 매일의 일상이 지루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이해될 수 있지만, 눈을 뜨거나, 귀를 열어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보낸 하루 하루가 얼마나 값비싼 보물인지를 생각해보길 원합니다. 

 

 질문을 드려봅니다.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지요? 사람이란 단어의 어원이 어찌될까요? ‘그리다’에서 ‘그림’이라는 단어가 나오듯이, ‘살다’에서 ‘삶’이라는 단어가 왔는데, 이 ‘삶’이라는 단어의 받침인 ‘ㄹㅁ’사이에 중성 모음인 ‘ㅏ(아)’를 넣어서 ‘삶’을 살아가는 존재인 인간을 ‘사람’이라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살다’의 삶과 ‘알다’의 앎을 합쳐서, 살아있는 존재이면서, 지혜를 알아가는 존재를 ‘삶앎’ 또는 ‘사람’으로 표현했다고 추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주위를 지각하고, 주위와 교통하고, 앎(지혜)을 쌓아가는 존재인 사람에게는, 이를 위해 몸과 영혼이라는 이중적 구조 또는 기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몸이 뇌와 척추의 신경계와 눈귀코입의 감각계와 심폐계, 간위대장의 소화기계, 신장비뇨기계, 근육계, 혈액내분비계 등의 장기들로 구성되어서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루의 삶이 가능해집니다. 어느 것 하나라도 기능을 못하면, 고통을 느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과 재정과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언급한 여러 장기들 중 무엇 하나가 완전히 망가져서 평생 대체방법을 의존하여 살아가는 분들을 보신 적 있습니까? 예. 제일 흔한 것이 콩팥기능이 망가진 말기만성신부전환자들이 투석을 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패가망신하는 병이었는데, 요즘은 국가가 지원하는 90%와 본인이 지불하는 10%를 합쳐도 한 달에 300만원, 하루에 10만원의 비용이면 됩니다. 그런데, 이보다는 드문 경우이지만, 간혹 간부전이 오고, 간이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시행하는 간투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치료의 비용은 하루에 600만원이 넘습니다. 간기능을 모두를 커버하는 것도 아니고,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능만 보완하는 치료인데도 그런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노폐물을 걸러주는 투석과 간투석비용만으로도 하루 비용이 그러한데, 수많은 장기들의 기능을 대체치료방법으로 해결하려면, 1억에서 2억 정도의 비용이 매일 발생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년 365일 80년 세월인 29200일을 대체요법비용을 발생시키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데에, 3조원에서 6조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중간하여 4.5조원. 

 

 오늘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해봅니다. 사람이라 일컫는 한분 한분은, 먼저 서로 같지 않은 독특한 존재들이며, 둘째로 대한민국인구 숫자 만큼의 경쟁을 뚫고 존재하게 된 대단하고 선택받은 존재이며, 주어진 것이 외적인 것이 빈약하고 겨우 몸과 마음만 주어졌더라도, 하루 하루를 살아갈 때마다, 1억 이상의 비용이 지불되어지고 있는 값진 하루를 살아가는 스페샬한 존재라는 것! 온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목숨(삶)을 소유하고 누리는 존재라는 것!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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