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고놀자 식당에는 항상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하다. “선생님 저 밥먹을래요” “선생님 저 다쳤어요” “선생님 철수가 자꾸 놀려요” 수많은 민원을 해결해주려니 어떨때는 정신이 없다.
어제는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선생님 민수가 다쳤어요. 바지도 찢어지고 무릎에서 피도나요. 자전거타다가 넘어졌어요” 우리 식당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가까운 공원에서 일어난 일도 아닌데 아이들은 나에게 와서 이야기한다. “민수엄마 안계셔?” “전화 안받는데요” 아이들을 따라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니 민수가 길바닥에 앉아있다. 민수가 괜찮은지 살펴보고 걸을수있냐고 했더니 자전거도 탈 수 있다고 한다. 민수와 같이 돌아오는데 아이들이 마주보며 이야기한다. “역시 선생님이야. 올 줄 알았어”
“선생님 우진이가 여기서는 이렇게 앉아서 집중을 하고 그림을 그리네요. 학교에서는 요주의인물이예요” 어제 방문한 교육복지사선생님의 말이다. “선생님 참 이상해요. 저는 여기서(식당)는 친구들이 잘 놀아주는데 학교에서는 안놀아줘요”
토요일에 반찬가게를 정리하시면서 보내준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식당안을 들여다본다. “선생님 뭐하세요?” “응~ 식당 이사가” 갑자기 장난끼가 발동해 거짓말을 했다. “정말요? 어디로요” “아니야. 짐정리하는 중이야” “뭐예요. 울뻔했잖아요” “미안해. 장난친건데..” 밥놀식당이 뭐길래 아이들은 여길 이토록 좋아한다는 말인가?
밥놀식당에는 헝겊원숭이들이 있기때문이다. 헝겊원숭이는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알아주는 어른이다. 아이들은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들을 찾고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논리도 부족하고 작은 목소리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통해서 나는 아이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식당 단골손님이던 우영이가 다른도시로 이사를 갔다고 했다. 알고보니 우영이는 시설에 있는 아이였다. 이제 겨우 3학년인데 다른시설로 가고싶어해서 보냈다고 했다. 며칠 후 우영이의 친구 다정이가 조그만한 목소리로 얘기를 해주었다. “우영이 갈 때 정말 슬펐어요. 우영이가 정말 많이 울었거든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말 아이가 가고 싶어서 간것일까? 안그래도 부모와 떨어져 시설에 있는 아이인데 친구들과 헤어져 낯선도시로 간 우영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의 마음에 피멍이 드는 일은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항상 나중에 알게된다. 열심히 반찬배달을 하던 아이가 시설에 가게되었다고 해서 알아보니 친부로 부터 성추행을 당해서 였고. 코로나로 등교를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자 시설에 보내진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인데 이렇게 가슴아프게 기억될걸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하다. 내일은 오월 오일 어린이날 그것도 100주년 이다. 요즘 아이들은 100년 전보다 행복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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