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이야기] 머루/머루와인

제20호 지리적표시 임산물-무주 머루
제37호 지리적표시 임산물-무주 머루와인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기사입력 2022/04/30 [07:10]

[우리음식이야기] 머루/머루와인

제20호 지리적표시 임산물-무주 머루
제37호 지리적표시 임산물-무주 머루와인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입력 : 2022/04/30 [07:10]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별곡이야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고려가요 <청산별곡(靑山別曲)>의 한 대목이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푸른 산에 살고픈 마음이야 누군들 간절하지 않으랴. 그런데 왜 하필 머루와 다래일까. 쉽게 따 먹을 수 있는 토종 야생 과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으름을 포함하여 머루, 다래는 추억의 열매 삼총사로 불릴 정도로 시골 출신들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산을 오르다 보면 포도보다 작고 신맛이 강한 열매를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머루이다.

 

머루(Vitis coiqnetiae)는 갈매나무목 포도과 낙엽 덩굴식물이다. 줄기는 길고 굵으며 짙은 갈색을 띠고 덩굴손으로 다른 나무를 휘감는다. 잎은 이 덩굴손과 마주 보고 나며 5각형 모양으로 지름이 10∼30㎝이다. 밑동은 깊은 심장 모양을 하고 있다. 아래에는 적갈색의 곱슬곱슬한 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 6월경에 큰 원추꽃차례가 잎과 마주 달리며 꽃차례 아래쪽에는 1개의 덩굴손이 나 있는 경우가 많다. 꽃은 작고 황록색이며 꽃받침은 바퀴 모양이다. 꽃잎은 끝이 맞붙어 있으며 아래쪽은 갈라진다. 꽃이 지면 꽃턱으로부터 이탈한다. 액과(液果)는 지름이 1㎝ 정도의 공 모양이고 짙은 자색으로 익는데 신맛이 강하다. 울릉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과 일본 각지에서 자생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머루에는 왕머루, 새머루, 까마귀머루, 개머루 등의 품종이 있는데, 왕머루가 가장 넓게 분포되어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머루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왕머루를 지칭한다. 한국의 주산지는 경기도 파주·강화, 강원도 평창·고성, 전북 무주, 경북 봉화·울진, 경남 함양·산청 등이다. 이중 전북 무주군이 지리적표시 임산물로 머루를 등록했다.

 

머루는 포도의 조상으로서 포도보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칼슘, 인, 철분, 회분 등의 성분이 포도보다 10배 이상 많으며 특히 항산화 작용을 하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머루의 효과는 저혈압, 혈액순환, 부인병에 좋고 성장기 어린이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며 머루의 신맛은 식욕 촉진과 소화 촉진을 돕는다. 또한 불면증, 변비, 피로 회복, 숙취,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고 조사되고 있다.

 

민간요법에는 머루를 강장제 및 보혈제로 먹으며 음위에도 쓰인다고 한다. 열매를 말려 꿀에 잰 후 졸여서 머루정과를 만들어 복용하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몸을 튼튼히 한다. 열매 이외에 잎과 줄기, 뿌리를 약으로 쓰는데 몸이 퉁퉁 붓는 부종에는 줄기를 잘게 썬 차를 조금씩 마시면 잘 낫는다. 옴이 번져 생긴 종기에는 뿌리를 말려 찧어서 가루로 만들어 꿀에 붙여도 좋으며 노인성 좌골 신경통에는 줄기를 썰어 푹 삶은 후 욕탕에 넣고 이 물로 매일 목욕하면 대단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방약재로는 열매로 종창, 화상, 동상, 식욕 촉진, 해독, 보혈, 폐 질환, 무독증, 지갈, 이뇨, 두통, 요통, 두풍, 대하증, 양혈, 폐렴, 폐결핵, 허약증 등에 널리 사용해 왔다. <동의보감(東醫寶鑑)>과 그 밖의 문헌을 종합해 보면 잎이나 줄기는 여름이 지난 다음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쓰고 뿌리는 가을 이후에 채취하여 물로 깨끗이 씻은 후 건조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머루는 약 80%가 수분이고, 조단백질이 0.87-1.00%, 조지방이 0.25-0.60%, 환원당이 11.95-19.00%다. 머루에는 항암 및 심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비롯한 폴리페놀, 카테킨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품종이나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카테킨은 약 50mg/kg, 폴리페놀은 약 150㎍/㎖(착즙액), 레스베라트롤은 약 60㎍/g(과피. 일반포도보다 10배 이상 함유)이 들어있다. 레스베라트롤은 머루뿐만 아니라 오디, 땅콩 등 최소 72종 이상의 식물체에 함유된 기능성 물질인데, 적포도주를 많이 마시는 프랑스 사람들의 심혈관계 사망률이 낮은 이유가 포도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 성분 때문이라는 'French Paradox'가 알려지면서 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레스베라트롤은 강력한 항암 작용이 있다. 암화는 3단계를 거쳐 일어나는데, 레스베라트롤은 암화의 3단계 모두에 작용한다. 즉 암 개시를 촉진하는 단계 I 효소인 CYP450를 저해하여 암 개시를 억제하고, 해독화와 관련된 단계 Ⅱ 효소인 쿠논환원효소를 유도하여 DNA 변이를 억제하며 활성산소 소거에 의해 DNA 손상을 억제한다. 암 촉진 단계에서는 사이크로옥시게나제-2, 유도형 산화질소 합성효소(iNOS) 및 단백질 인산화효소 등을 저해하며, 암 진행단계에서는 미분화된 암세포의 분화를 유도하고 암세포의 세포주기 저해 및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이와 같은 화학적, 기능적 특성 성분을 함유하고있는 머루는 주로 포도와 같이 생과나 열매를 착즙한 주스 또는 이를 발효시킨 와인의 형태로 섭취하는데 신맛이 강한 주스 대신 와인으로 마시는 경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전북 무주군이 의뢰한 연구 결과에서도 머루와인이 에피카테킨 함량이 높아서 충치와 구취, 혈당, 혈압의 상승을 억제함은 물론 노화 방지와 동맥경화 예방, 항암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머루는 포도에 비해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1.8배, 플라보노이드가 1.8배, 안토시안이 3.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 단백질과 조섬유 함량이 1.6배 높은 것을 비롯해 나트륨 함량은 3.1배가 낮고 칼륨과 칼슘 함량은 2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식품연구원 박용곤 박사는 "기능성 연구에서도 머루와인은 포도와인에 비해 항산화 활성을 나타내는 양이온 소거 활성이 1.4배, 음이온 소거 활성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머루와인은 혈관 내피에 작용해 혈관 확장 작용물질인 산화질소를 분비하는데 이는 심장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당뇨병과 류머티스, 위궤양, 요실금, 알츠하이머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머루와 머루와인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포도와인이 주를 이루던 와인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가정에서 손쉽게 담그는 머루주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1. 머루주를 담그려면 우선 잘 익은 머루를 골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뒤 항아리나 독에 넣고 소주를 붓는다.

2. 머루는 한 알 한 알 따서 넣는 게 좋지만, 송이째 그냥 넣어도 상관없으며, 소주는 머루 500g에 1.8ℓ가 적당하다.

3. 밀봉한 후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바로 발효를 시작하는데, 3~6개월 지나면 선홍빛으로 물든 향긋한 머루주를 맛볼 수 있다. 

 

Tip. 항아리 개봉시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고무줄로 꽁꽁 밀봉해 놓은 비닐봉지를 풀고 고여 있던 알코올 가스를 충분히 날려 보낸 다음 마셔야 한다. 곧바로 마시면 혼수상태로 병원 신세를 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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