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이야기] 태백/인제 곰취

제31호 지리적표시 임산물 - 태백 곰취
제32호 지리적표시 임산물 - 인제 곰취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기사입력 2022/04/02 [15:11]

[우리음식이야기] 태백/인제 곰취

제31호 지리적표시 임산물 - 태백 곰취
제32호 지리적표시 임산물 - 인제 곰취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입력 : 2022/04/02 [15:11]

거기 선하골, 상팔담, 명경대계곡에 얼음 녹아 봄 되면

마타리, 금강초롱, 마가목 잎 피고

여기 귀때기청봉, 백담계곡, 토왕성폭포에도 얼음 녹아

솜다리, 주목, 곰취 싹 돋아나고

 

김명수 시인의 장시(長詩) ‘설악이 금강에게’의 몇 대목이다. 금강산과 설악산이 화답하듯 통일의 염원을 노래하고 있다. 설악산을 대표하는 자생식물 중 하나로 꼽을 만큼 곰취는 강원 산간에 흔한 식물이다.

 

곰취(Ligularia fischeri)는 한국, 일본, 중국, 사할린 등지에 분포하는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쌍떡잎식물이다. 줄기는 1∼2m 높이로 자란다. 뿌리줄기는 굵고 아랫부분에 거미줄 같은 흰 잔털이 있으며 윗부분에는 짧은 털이 있다. 뿌리 위에 나는 잎에는 긴 잎자루가 있고, 잎몸은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고른 톱니가 있다. 잎 앞면은 녹색이며 뒷면은 엷은 녹색이다. 줄기에는 3개의 잎이 있고, 맨 아래 잎은 작고 잎자루 밑둥으로 줄기를 싼다. 맨 위의 잎은 훨씬 작고 잎자루는 짧으며 밑이 넓어 잎집처럼 된다. 총상꽃차례로 밑에서부터 차례로 피고 가지를 치기도 한다. 관모는 갈색 또는 갈자색이고, 열매는 수과(瘦果)로 길이 7∼11㎜의 원기둥 모양이고 세로줄이 있다. 7∼9월에 꽃이 피고 열매는 10월에 익는다.

 

이름의 유래는 산속에 사는 곰이 좋아하는 나물이라는 뜻에서 ‘곰취’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곰취는 옛날 춘궁기의 구황식물로 어린잎을 식용으로 이용해 왔다. 곰취는 산나물 중에서 날로 쌈을 싸서 먹으면 그 향긋한 맛이 일품이다. 산채 중에 귀하게 여기며 여러 가지 민간요법으로도 사용하는 산나물이다. 곰취는 호로칠(葫蘆七), 대구가(大救駕), 하엽칠(荷葉七), 산자원(山紫菀), 신엽고오(腎葉櫜吾) 등 여러 이름의 한약재로 쓰인다. 최근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건강식품으로도 가치가 높으며 진해, 거담, 진통, 혈액순환 촉진제로 이용된다.

 

곰취는 꽃보다는 잎으로 더 잘 알려진 식물이다. ‘취’자라는 글자가 뒤에 붙은 유사한 국화과 식물들을 모두 합쳐 그저 취나물이라고 총칭하지만 유독 곰취만은 제 이름을 불러준다. 그만큼 나물로서의 곰취가 맛과 향기 면에서 뛰어나 다른 취나물과는 다른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나물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이들은 곰취를 다 안다. 산나물 뜯기가 한참인 5월쯤 이들의 망태기에는 곰취가 들려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물로의 쓰임새가 워낙 유용하기 때문인지 곰취의 꽃을 알아보는 이는 드물다. 그래서 가을 냄새가 전해 오는 늦은 여름.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하여 어느 순간 산비탈을 가득 채울 만큼 진노란색 꽃잎을 활짝 펼쳐 놓은 곰취의 꽃송이들을 만나도 그저 그 아름다움에 감탄할 뿐 잎과 꽃을 연상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곰취의 성분을 살펴보면, 뿌리줄기에서 세스쿠이테르펜락톤인 페타살빈(1.2%), 에리몰리게놀(0.44%), 푸라노에레모필란(0.04%), 리굴라론(0.05%), 6-β-히드록시에레모필레놀리드(0.01%)가 분리되었고 잎에서는 알칼로이드, 어린잎에서는 190mg의 아스코르브산이 확인되었다.

 

동물실험으로 확인된 전초(全草)의 약리작용은 항염증 작용과 약한 지혈작용이다. 곰취는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다. 기의 순환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지통, 지해, 가래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 타박상, 노상, 요퇴통, 해수기천, 백일해, 폐옹, 객혈을 치료한다. 곰취의 채취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 채취하여 말린다. 하루 4~12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가루 내어 충복(沖服: 달이지 않고 함께 물로 잘 섞어서 복용하는 것)한다. 주의사항으로 장수(漿水: 좁쌀죽의 윗물을 가리킴)를 피해야 한다. 음허, 폐열건해(肺熱乾咳)가 있는 사람은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중국의 <섬서중초약(陝西中草藥)>에서는 ‘허리와 다리가 아픈 요퇴통(腰腿痛)에는 곰취 80g을 가루 내어 1일 2회, 1회에 8g을 맹물로 끓여 식힌 백탕과 함께 충복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곰취의 가장 큰 용도는 아무래도 나물이다. 특히 어린잎을 따서 생으로 쌈을 싸 먹으면 쌉쌀하면서도 오래도록 입안에 감도는 향기가 일품이어서 사람들은 '산나물의 제왕'이라는 거창한 별명도 붙여 놓았다. 잎이 조금 거세지기 시작하면 호박잎처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쌈 싸 먹거나 초고추장을 찍어 먹기도 하고, 억세진 곰취 잎으로 간장 또는 된장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한다. 초여름에 딴 잎을 말려 두었다가 겨우내 묵나물로 해 먹어도 된다. 사람들이 곰취와 구분하지 못하는 식물 가운데 곤달비라는 나물이 있는데 곤달비는 잎은 억세져도 쓴맛이 없고 오히려 단맛이 나며 잎의 모양이 좀 더 벌어졌고 노란 꽃잎이 3∼4장으로 6장 이상을 가진 곰취보다 적어 이를 보고 식별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나물 재배의 일환으로 강원도 서늘한 곳에서 곰취를 재배하나 중국에서는 주로 약용하기 위해 재배한다. 곰취의 효능은 폐를 튼튼히 하고 가래를 삭이므로 기침, 천식 및 감기의 치료제로 이용되고 민간에서는 황달, 고혈압, 관절염, 간염 등에 쓴다.

 

곰취나물 먹는 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초여름에 곰취의 어린잎으로 쌈을 싸 먹고 연한 잎을 삶아 말려 두고 나물로 먹거나, 생 곰취를 고기에 싸서 드시면 느끼한 맛이 없어지고 곰취의 향을 느낄 수 있어 최고의 별미이다. 곰취를 삶은 것은 곰취나물무침, 곰취나물볶음, 국거리, 찌개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으며 묵나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곰취를 소금물에 삭힌 다음 간장 달인 물을 부어 3~4주 뒤에 잘 숙성시켜 장아찌로도 먹는다. 곰취나물무침과 곰취장아찌 만드는 법을 소개하면,

 

1) 곰취나물무침

* 재료: 곰취나물 300g, 들기름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1큰술, 깨소금 1큰술

* 요리하기

1. 곰취의 억센 줄기와 잎을 골라낸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다.

3.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뺀다. 

4. 분량의 양념을 넣어 골고루 무치면 OK.

 

2) 곰취장아찌 

* 준비물: 진간장(3), 식초(1), 설탕(1), 물(1)의 비율

* 요리하기

1. 준비물을 섞어 끓인다 

2. 끓인 준비물을 식힌 다음 용기에 담고 부어준다. 

3. 약 3일 뒤에 간장 물을 따라낸 다음 다시 끓여 식혀서 담는 과정을 두 번 정도 반복한다. 

4. 냉장고에 보관하여 드시면 된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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