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칼럼] 공부하는 국민

김진웅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21/12/16 [08:29]

[김진웅칼럼] 공부하는 국민

김진웅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입력 : 2021/12/16 [08:29]

▲  김진웅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휘이익~ 휘이익~, 옛 대학시절, 절에 공부하러 간 첫날 한숨도 잠을 못 이루었다. 귀신소리 같은 산속 바람소리에 방문을 꼭 잠그고 밤새 두려움에 떨었다. 날이 밝고 보니 귀신의 흔적은커녕 나무하나 부러진 것 없이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다만 내 마음이 흔들렸을 뿐이다. 늘 수많은 인파 속에서, 불 밝은 도시에서 살다가, 인적 없고 컴컴한 절방에서 홀로 밤을 지새우려니 미풍에도 마음의 파도가 요동쳤던 것이다. 그것을 날이 새고서야 깨달았다. 바람은 늘 분다. 그 바람을 피할 수는 없다. 바람 따라 움직이는 옷과 머리카락 그리고 몸의 흔들림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바람소리에 두려움을 일으키고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은 내 자신이 흔들린 결과다. 마음이 그렇게 작용된 결과다. 마음이 흔들리면 중심을 잃고 비틀거린다. 그러면 길을 잃게 된다. 내가 가야 할 그곳, 목표지점을. 

          

그래서 늘 마음의 흔들림이 없어야(不動心) 한다고 선생들은 강조하곤 한다. 자신이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한 마음도, 선택한 일에 대한 마음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도, 친구들에 대한 우정도... 동심인성(動心忍性), 마음을 흔들어도 참을성을 길러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바뀌는 상대적인 마음이 아닌 절대적인 마음이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공부는 마음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즈음 공부라는 단어는 주로 시험공부를 연상시킨다. 대입시험, 각종 자격시험은 단연 머리로 하는 공부로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이 유리하다. 주로 암기력을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오로지 머리를 써서 정답을 고르면 합격이다. 그런데 시험관문을 통과한 후 각 직업분야에서 요구되는 것은 머리지능 뿐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소통능력이다. 머리와 가슴의 유기적 능력이 중요한 것이다. 종종 언론보도에 전해지는 이른바 사(士)자 엘리트 직업군 사람들의 일탈행위는 인성, 윤리의식의 결여에 따른 부조화에 기인된다. 정치인은 더 말할 나위없이 부끄러운 자화상을 노출시키곤 한다.

  

따라서 사회질서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민(民)이 주인인 사회에서는 진정한 시민교육을 통한 품위있는 사회, 교양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선진국’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공부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학생, 수험생 공부가 아니라, 교양인, 문화인, 바른 시민으로서 소양을 쌓는 공부는 평생 지속성을 요한다.

   

자신을 거듭나게 하는 공부는 짜릿한 지적 희열을 동반하고 깨달음으로 인도한다. 그런 맛을 모르고 소유욕, 본능적 욕구에 집착하는 삶은 허무를 낳는다. 부동산, 주식 등 소유권력만이 목표가 되고, 행복과 성공의 척도가 되는 사회는 이제 극복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진정 그런 사회를 바란다면 무엇보다 똘똘하고 지혜로운 국민이 요구된다. 정치인의 현란한 바람소리(구호)에도 휘둘리지 않는 판단력을 갖춘 국민이. 이런 국민이 선거와 여론의 주체가 될 때 전정한 민주사회에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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