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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상 칼럼] 연결이 곧 치유
 
정홍상 행복한마을의료사협 행복한마을 한의원 원장   기사입력  2021/08/27 [16:10]

▲ 정홍상 한의원 원장     ©군포시민신문

요즘 혼밥, 혼술이 유행입니다. 고독사 소식도 종종 들려옵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참으로 참담합니다. 가족관계도 해체되고 의지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죽어갑니다. 요즘 고독사는 노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청년 장년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험서, 술병이 널 부러져 있는 청년 고독사 현장을 볼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야말로 가장 큰 병입니다. 모든 연결이 끊어지고 홀로 남겨진 느낌, 몸과 마음이 쪼그라들고 아무런 희망이 없고 오로지 절망만 남은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사람은 음식만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많은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골칫거리와 부담이 될까 봐 두려워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닙니다. 노인들은 노인들대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젊은이들과도 서로 교류할 때 좋은 공동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영국 프롬 마을에서는 서로 연결함으로써 응급실 입원율이 줄었다고 합니다. 연결이라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이런 것입니다. ‘뇌졸중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A 씨는 한 동안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서너 달이 지나니 아내가 헤어지자고 하여 갈라섰니다. 헤어지고 나니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상태였죠. 하지만 마을에 있는 공공 작업장에 나가면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자원봉사에도 나서게 됩니다. 작업장에서 사귄 두어 명은 아무 때나 전화해서 뭐 하냐고 물으면 별일 없다면서 A 씨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A 씨도 작업장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면 어떻게 지낼 수 있었을지 알 수 없군요. 우리나라 같으면 고독사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 홀트-룬스타드 교수가 실시한 연구 프로그램에서도 ‘연결이 곧 치유’라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사망 위험 요인인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메타 분석 검토>에서 좋은 사회적 관계가 건강에 필수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자비와 인정이 넘치는 사회 환경이 다른 어떤 예방 전략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연구는 금연이나 금주,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체중 감량, 고혈압 완화 같은 방법보다 건강한 사회관계가 생명을 연장하는 데 더 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얼굴을 마주 보고 나누는 사회적 교류가 건강과 행복을 여는 열쇠임을 밝힌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측은지심이 있습니다.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아이를 본다면 얼른 달려가 구하려는 마음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우정, 공감, 연민, 자비, 환대 등 모두 다 비슷한 마음일 겁니다. 영어로는 컴패션(compassion)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대체로 끼리끼리 어울립니다. 물론 그런 경우에도 측은지심이 발동해서 서로 돌봐주고 보살펴주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돌봄과 보살핌이 필요한 부분은 ‘하층’에게 더욱 많을 겁니다. 마을에서 어려운 그들과도 적극 교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돌봄과 보살핌은 일방적인 것은 아닙니다. 즉 돌봄을 받는 사람은 혜택을 받고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은 희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과 보살핌을 통해 새로운 관계로 발전하고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에게도 건강 또는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의료란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오로지 의료에 맡기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의료는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등보다 더 뒤쪽에 있어야 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사회관계입니다. 좋은 사회관계, 건강한 사회관계야말로 건강과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사회관계는 때로는 스트레스를 가져와 건강과 행복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로 노력하여 건강한 사회관계로 바꿔나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도 어렵다면 때로는 관계를 끊는 결단도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돌봄과 보살핌은 인간을 뛰어넘어 동물, 지구에게까지도 넓혀져야 합니다. 돌봄과 보살핌이 우리의 화두가 되어야 합니다. 남성이라고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합니다. ‘누구도 홀로 외롭게 병들지 않고 죽지 않도록’ 서로 연결하고 서로 돌보며 살아갑시다. 저희 행복한마을의료사협도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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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8/27 [16:1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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