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회, "지역에 대한 이해 부터"군포시민신문 창간 26주년, 재창간 6주년 기념 토크콘선트군포시민신문은 지난 29일 창간 26주년, 재창간 6주년을 기념해 군포 12개 동 전지역 주민자치회 운영 1년을 앞두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4개 동 주민자치회의 사례를 점검하고, 20~40대 젊은 주민자치회 위원들의 수다를 통해 주민자치회의 발전적 상상을 모아내며 주민자치회 간의 연대와 협력 방안을 모색해봤습니다.
이날 콘서트 사회는 이진복 군포시민신문 발행인이 사회를 봤으며, 신청하 군포시청 자치분권과장, 민정화 광정동 위원, 심세희 대야동 위원, 유중희 산본2동 위원, 이누리 금정동 위원이 참가했다.
이진복(이하 사회) : 주민자치회는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읍면동 단위 풀뿌리 주민대표 자치기구입니다. 지역주민간 결속과 공동체 형성을 위한 관계망을 구축하고 마을자치의 실현, 주민화합 및 발전,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합니다.
군포시는 올해 4개 동의 주민자치회를 구성하면서 다양한 세대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로 그동안 주민자치위원회에 초대받지 못했던 20~40대와 다양한 계층의 주민이 주민자치회에 함께 하게 된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간 '주민자치위원회'라는 동장이 위촉한 위원들로 구성된 단순 자문기능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첫발을 떼는 여러분들이 지금 느끼고 있거나, 앞으로 맞이할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어떻게 복돋워 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저희는 '수다'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궁금한 이야기들이 왠지 거창해보여도 여러분들은 주눅들지 마시고 가벼운 수다로 지혜롭게 풀어주시길 기대해봅니다.
먼저, 주민자치회의 파트너로서 군포시는 현재 '주민자치회'의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군포시에 맞는 주민자치회 모델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신청하(군포시청 자치분권과장) :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 분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주민대표기구다. 정부가 권장하고 있으며, 군포시에서도 지난해 3월 주민자치회 조례가 의회에서 통과됐다. 주민자치회 시범운영 동 수요조사에서 군포1동과 오금동이 의사를 표현해 2개 동을 먼저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작년 연말부터는 주민자치위원회 임기가 끝나는 4개 동을 추가로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나머지 5개 동은 준비 중에 있다.
군포형 주민자치회 모델에 대한 질문은 아직 부담스럽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는 주민자치회가 잘 만들어지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부족하다. 마을이라는 공동체 문화는 형성돼 있지 않고, 동 규모도 크고, 개개인의 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이론적인 연구를 하며 군포 실정에 맞는 모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사회 : 현재 주민자치회는 추첨제로 위원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추첨제가 주민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 궁금합니다.
신청하 : 주민 대표성이 보장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모집 단계부터 위원을 잘 선정하면 좋겠지만 한계가 있다. 젊은 분들의 경우 직장 등으로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주민들의 공론장을 만들어내고, 의견을 모으고, 정책에 반영해 나간다면 주민 대표성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사회 : 이와 관련해 질문이나 의견있으신 분 계십니까?
민정화(광정동 위원) :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바뀐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고, 심지어는 있는 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다. 참여율이 저조한 젊은층은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면서 플랜카드 조차 볼 수 없다. 당장은 최대한 많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는데 노력해야한다. 홍보를 통해 앞으로 주민자치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면 추첨을 하더라도 높아진 경쟁력으로 주민 대표성을 갖출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유중희(산본2동 위원) : 이번 주민자치회 선출 방법은 무조건 추첨이었다. 그러다보니 지역적인 문제, 소외계층, 남녀, 세대 등의 비율이 맞지 않는다. 구성의 다양성을 위해 추첨제를 하더라도 남녀 5:5 처럼 비율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청하 : 조례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선정위원회에서 어느정도의 연령별, 성별 구성안을 가지고 추첨을 하고 있다. 다만 너무 세분화를 하게되면 충족인원수를 맞추지 못한다. 40대 이하 세대의 경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누리(금정도 위원) : 대표성과 관련해서 20~30대 위원들과 이야기해보면 주민자치회가 어떤 일을 하는건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 직장을 다니느라 참여율도 낮다. 주민자치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이해시켜줬으면 한다.
심세희(대야동 위원) : 청소년의 주민투표권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주민자치회에 청소년은 포함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과 청소년도 당사자이지만 부모를 통해서만 의견 전달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추첨제의 경우 주민 자체 교육 수준을 높여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추첨을 한다면 주민자치회의 주민 대표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신청하 :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교육으로 주민자치회 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충분한 교육 효과가 없었다고 본다. 다음 동 주민자치회 모집 때에는 교육을 잘 해보겠다. 젊은 세대의 참여율의 문제는 시가 해결하기엔 어렵다. 회의시간 등은 주민자치회 안에서 결정을 한다. 같이 풀어가야할 숙제다. 청소년의 경우 중요한 지적이다. 청소년이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연구해보겠다.
사회 : 주민 대표성과 구성에 이어 주민자치회 인원이 적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신청하 : 행정안전부 표준 주민자치회 인원은 50명입니다. 군포시는 회의 수당과 공간의 문제, 효과적인 운영 등의 고민 끝에 끝에 40명으로 인원수를 낮춰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절대적인 숫자는 아닙니다.
사회 : 주민자치회 재정 독립성은 얼마나 확보할 생각입니까?
신청하 : 주민들이 결정한 것을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주민들이 스스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주민자치회 활동예산 천만 원, 마을총회 활동예산 이천만 원, 별도 예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주민센터 운영을 위수탁해 거기서 얻어지는 수익을 적립해서 집행할 수 도 있다. 또 주민세를 각 동에서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
사회 : 주민자치회에 처음 참여하는 입장에서 본인이 기대했던 주민자치위원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이었고, 실제 회의나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변화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민정화 : 직장에 다닐 때 군포에 25년을 살았지만 수리산도 가본 적이 없어서 부모님께 혼난 적도 있다. 주민자치회 이전에 주민자치위원회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청년들의 생활권은 직장이다. 청년들이 주민자치회에 관심이 없는 건 마을에 관심이 적어서라고 본다. 또 광정도 주민 모두가 주민자치회 회원이지만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학부모회에 나갔었다. 학부모회 회원은 모든 학부모다. 그런데 학부모 임원만 학부모회 회원이라고들 생각하더라. 모든 학부모가 학부모회 회원이라는 걸 알리는데만 3년이 걸렸다. 주민자치회도 홍보가 중요하다. 모든 주민은 주민자치회 회원이니, 마을총회에 참여해야한다고 알려야 한다.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면 마을에 필요한 의제가 결정될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광정동에 학교가 많고 학원가가 많으니 아이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곳, 자신의 뭔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생기면 좋겠다.
이누리 : 군포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사회복지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주민자치회에 참여하고 있다. 청년들이 많지 않아서 제 의견을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신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계층이 주민자치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몰랐다. 발전을 위해서 오시거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오시는 분들만 있을 줄 알았다. 가볍게 친구 사귀러 오시는 분들도 있다.
유중희 : 산본2동은 군포에서 가장 역동적인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 위원장 선출을 하는데 1차 투표에서 19:19:1표가 나왔다. 다른 주민자치회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연스럽게 추대한 경우가 많더라.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회의가 너무 많아서 동사무소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동사무소 건물 규모가 너무 협소하다.
심세희 : 대야미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다른 동에 비해 오래 산 원주민도 많은 것 같고, 직업도 다양한 것 같다. 특성화학교도 있고, 마을협동조합도 있고, 여러 동호회도 많다. 교통도 편리하고, 공기도 좋고, 온도도 다르다. 환경이 살아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배드타운이다. 지금 화두가 되는 건 LH아파트다. 이전에는 수원광명간 고속도로 때문에 시끄러웠다. 점점 대야미만의 특성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내가 좋은 혜택만 누리면서 관심은 주지 않았던 것 같다. 한 예로 어떤 분이 놀이터를 물놀이장으로 바꿔달라고 제안해 아이들이 타던 그네와 놀이기구가 사라졌다. 그런 걸 좋아하던 아이들은 갈 곳이 사라졌다. 누군 이걸 원하고, 누군 저걸 원한다. 주민들이 합의를 이룬 상태에서 마을의 일을 결정했으면 좋겠다.
신청하 :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주민센터가 협소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시도 동의하고 있다. 코로나도 있지만 군포가 점차 고령화돼 군포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확장 공간도 없고 대체 부지도 없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민간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학교, 종교단체, 공익단체 등을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조직해보려 한다. 주민자치회에서 함께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광정동에는 커뮤니티센터를 짓고 있는데 공간 사용용도를 행정이 정하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 고민하는 데 의의가 있다.
젊은 세대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은 게 있다. 젊은 사람들은 이해가 빠르고 답을 도출해내는데도 굉장히 빠르다. 그러나 그 위세대와 속도가 달라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조금 느릴 수 있으니 소통에 노력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대야동은 도농복합지역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공동주택을 들어서면서 그 가능성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 그럼에도 대야동의 전통과 역사를 보존하고, 마을사람들이 함께 활동하는 기회를 만드는게 더 필요하다. 해외 주민자치 사례를 봤는데 우리보다 그 규모가 훨씬 작다. 군포시에서는 대야동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사회 :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기에 지방자치의 근간인 '풀뿌리 민주주의' 체계가 마련되고 '주민자치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심세희 :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을에 대한 정을 깨울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자꾸 자치회를 홍보하게 된다. 청년이라는 특혜를 가지고 주민자치회 위원이 됐다. 저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큰 경험이다. 그 경험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청년들과 어른들의 소통방식이 많이 다르다. 어른들은 이 동네를 지키는데 일조했다. 청년들은 앞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걸 서로 인정하며 소통의 방향을 잡으면 좋겠다.
유중희 : 소통하고 관심갖고 소속감을 가지면 좋겠다.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완장을 채우면 완장 역할을 하게 된다.
이누리 : 경기도 주민자치 우수사례를 찾아보니 대부분 지역에 대한 이해부터 출발했다. 코로나 때문에 사업 진행이 어렵지만 잘 진행됐으면 한다. 금정동은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딱 집어서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지 않다.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20대로서 소통과 존중으로 활동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정화 : 각자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야 한다. 주민들의 의견에 안돼가 아닌 의논으로 답해서 작은 추억으로 만들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건 출석률이다. 무조건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
신청하 : 앞으로도 계속 소통하면서 좋은 방향을 찾겠다. 주민자치회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 모여서 일을 꾸미는 거다.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계속 나아가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인 만큼 다른 세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같이 버텨나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 : 이 자리가 주민자치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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