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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손 쓰는 청년들, 조상일
누군가를 위해
 
하담 기자   기사입력  2021/04/19 [17:55]

커피란 참 묘한 음료인 것 같습니다. 커피 재료인 원두마다 맛이 다 다르고, 그 다름을 섞어 하나의 맛으로 모으기도 하고, 따로 두기도 합니다. 마치 사람 사는 세상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조상일커피  © 군포시민신문

 

A: 조상일커피의 시작이 궁금해요.

 

2013년에 휴학을 하고 2년 뒤에 조상일커피를 열었어요. 샘플 원두를 들고 군포에 있는 거의 모든 카페에 가서 납품 제안을 했죠. 그런데 가격이 높다고 아무도 안 사는거에요. 그러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맛이 없어지잖아요. 나는 커피가 맛있는 음료라는 걸 알려주려고 커피를 시작한 건데 의미가 옅어지는 거에요. 한 4개월동안 연구를 해서 좀 더 저렴한 가격대에 꽤 괜찮은 맛이 나는 원두를 만들었어요. 다시 카페들을 방문했죠. 가격도 괜찮고, 맛도 좋은데 단골장사라 맛이 변하면 안 된다면서 거절들을 하셨어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죠.

 

A: 어떻게 변한거죠?

 

카페가 소비자에게 제값을 받고 맛있는 커피를 판매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카페부터의 변화가 어렵다면 소비자의 변화를 먼저 끌어내야겠구나. 그때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제대로된 커리큘럼을 갖춘 커피 교육을 시작했어요. 계속 계속 하다보니까 수강생분들이 보조강사가 되고, 전문강사도 되시더라고요. 카페에서 일하고 계시거나 창업을 하신 분들도 계세요.

 

A: 커피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올해 초에 사회적기업 수업을 수료했어요. 올바르게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싶어요. 수강생들이 배움에서 멈추지 않고 실무로 일을 해볼 수 있는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싶어요. 현장에서 1기 수강생이 2기 수강생을 가르쳐주는 순환구조가 될 것 같아요.

 

▲ 조상일커피  © 군포시민신문

 

A: 바리스타 육성사업인가요?

 

바리스타는 3,000원에 커피를 내려주는 자판기가 아니에요. 사람들과 소통하는 직업이에요. 상황에 맞게 쓴맛, 단맛, 신맛의 커피를 추출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누는 사람이에요. 누군가를 위한 커피가 많아지길 바라요.

 

A: 돈이 많이 들 것 같은 사업이에요. 

 

그래서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돈을 벌어야 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커피를 연구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어요. 좋은 커피를 만들고 싶은 욕심에 시작한 일인데 어느순간 바쁘다는 핑계로 못하고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시간을 빼기도 힘들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지금 상태에서도 커피를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 얼마전부터 커피 동호회를 만들어서 함께 연구하고 있어요. 온전히 커피만을 연구하는 모임이에요. 쓴 맛을 더 강하게 내보고, 적절히 섞어보고. 누구든 같이 할 수 있어요.

 

A: 커피는 손을 많이 타지 않나요?

 

손의 감각이 중요해요. 커피를 하면서 손을 디테일하게 쓰는 부분이 있어요. 먼저 원두 로스팅 전에 생두의 결점을 골라내는 일이에요. 썩은 생두요. 로스팅 후에도 깨지거나 썩은 걸 다시 골라내요. 또 핸드드립 커피는 물줄기라는 걸 해요. 단순하게 주전자를 기울여 물을 떨어뜨리는게 아니에요. 물줄기가 일정한 가늘기를 유지하기 위해 주전자를 점점점점 기울여야 해요. 이걸 나선형태로 돌리면서 유지해야 해요.

 

A: 문득 왜 커피에 빠지셨는지 궁금해졌어요. 

 

원래 조상일커피는 한 사람만을 위한 커피였어요. 그때 여자친구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서 매일 불러내서 산책을 했어요. 겨울이어서 추웠거든요. 매일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서 가져갔죠. 매일매일 좀 더 맛있는 커피를 주고 싶었어요. 연구하고, 연구하다보니까 조상일커피까지 차리게 됐어요. 지금은 누군가를 위해 커피를 만들며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이는 일에 의미를 느껴요.

 

▲ 조상일커피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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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19 [17:55]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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