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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이야기] 복분자/복분자주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기사입력  2021/04/04 [19:20]

제3호 지리적표시 농산물 - 고창복분자주

제35호 지리적표시 농산물 – 고창복분자

 

  잎새 뒤에 숨어숨어 익은 산딸기 

  지나가던 나그네가 보았습니다. 

  딸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갑니다. 

 

  잎새 뒤에 몰래몰래 익은 산딸기 

  귀엽고도 탐스러운 그 산딸기를 

  차마 차마 못 따가고 그냥 갑니다. 

 

  동요 작가 강소천에게 산딸기는 망설임의 대상이다. 그러나 옛날 어느 마을에 갓 결혼한 한 신랑은 산속에서 길을 잃자 설익은 산딸기로 아무 거리낌 없이 허기를 채웠다 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뒷간에 가서 용변을 보는데 ‘쏴아’하는 세찬 오줌 소리와 함께 아뿔싸 항아리가 뒤집어져 버리는 게 아닌가. 덕택에 부인에게 사랑받는 남편이 되었다는 옛날이야기다. 이때부터 산딸기는 ‘뒤집어질 복(覆)’ 자에 ‘항아리 분(盆)’ 자가 합쳐져 복분자로 불리게 되었다. 

 

  이와같이 복분자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이는 산딸기 열매인데,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관목인 산딸기속은 전 세계에 수백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천도(두메)딸기, 진들딸기, 멍석딸기, 산딸기, 멍덕딸기 등이 복분자로 쓰인다. 

 

  2~3미터 까지 자라며 줄기는 비스듬히 휘어지고 끝이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린다. 가시가 있는 검붉은 줄기는 흰 가루로 덮여있으며 잎자루에도 가시가 있다. 그러다 보니 봄철 산행 때면 등산객의 소매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지만, 가지 끝의 산방꽃차례에 소담스레 분홍색 꽃을 피워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딸기 열매는 붉은색으로 익었다가 점차 검은색으로 변한다. 개화기는 5~6월이고 결실기는 7~8월이다.

 

  매년 6월 하순 때면 전북 고창에선 복분자 축제가 열린다. 황해도 이남 어느 산야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딸기지만 고창 복분자는 일찌감치 지리적 특산품 제3호로 지정받을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지리적으로 접안지역이라 해풍을 충분히 맞는 데다 무기질이 풍부한 황토 땅에서 자라기 때문에 유효성분이 뛰어나다. 이렇게 자란 복분자는 단맛과 신맛이 적당히 어우러져 맛이 좋으며 색깔과 향이 독특하여 술을 빚어 마시게 되면 그 맛에 녹아나지 않을 주당이 없을 정도다.

 

  이곳 관내에서도 아산면 성기마을에 오면 고창 제일의 복분자밭을 볼 수 있다. 6월부터 검붉은 열매들이 지천에 열리기 시작하는데 수건을 둘러쓴 아낙네들의 손길이 절로 바빠진다. 사람 키만큼이나 훌쩍 올라온 가시투성이의 나무에서 복분자 열매를 따는 일은 언제나 조신스럽고 정성스러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마을 이름이 성기(?)일꼬. 참말로 거시기를 드러내놓고 요강을 엎어치기 하려는 건지 참 거시기하다.

 

  고창은 명실공히 전국 최대의 복분자 생산지로서 선운산 일대의 심원면, 아산면, 부안면 등 3개 면에 산재한 4천여 재배 농가가 연간 1,500톤 이상을 수확하여 군내 양조장에서 전통과실주로 가공하거나 급랭시킨 생과를 포장해 시장에 내놓는다. 수확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것은 전체 생산량의 70% 정도를 비가림 하우스로 재배하기 때문이다.

 

  복분자에는 포도당, 과당, 펙틴 등의 탄수화물과 레몬산, 사과산, 개미산, 살리실산 등 유기산, 비타민 B, C 외에 카로틴,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등의 유효성분이 풍부하다. 『본초강목(本草綱目)』 등 옛 문헌에서 밝혀진 복분자의 효능은 발한·해열과 강정·강장 약으로 소개되고 있다. 즉 감기, 열성 질병, 폐렴, 기침에 좋고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흐릴 때도 쓴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복분자의 주요 효능으로는 1. 노폐물 배출, 2. 노화 방지, 3. 시력 강화, 피로회복, 4. 불임 해소, 5. 호흡기, 천식 예방, 6. 신장·방광 기능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먹는 방법은 하루 6-12g을 물로 달이거나 술로 담가 마시거나. 졸여서 약엿처럼 만들거나 환이나 가루로 만들어 먹는다.

 

  끝으로 복분자술 담그는 법을 소개한다.

  준비물 : 복분자 10kg, 설탕 2kg, 소주 1.8L 15병 정도

  1. 항아리(또는 일반 용기)에 복분자 10kg과 설탕 2kg을 넣고 잘 버무린다.

  2. 항아리를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로 밀봉시켜 3~4일간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3. 3~4일 후 항아리 뚜껑을 열고 소주 1.8 리터 15병을 붓는다. 

  4. 소주를 넣은 후에 항아리 입구를 비닐로 밀봉시켜서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5. 90일간 밀봉시켜 숙성시킨다. 

  6. 찌꺼기를 걸러내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서 맛본다. 

 

  센 놈은 센 놈끼리 만나야 제격이다. 그런 면에서 복분자술은 풍천장어와 가장 잘 어울린다. 고창 복분자 축제에 가면 풍천장어 잡기대회, 요강 멀리 던지기대회 등 힘을 과시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힘깨나 쓰는 양반은 6월 하순 고창을 찾아가 보기 바란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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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04 [19:2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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