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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이야기] 당귀
제38호 지리적표시 농산물 - 진부 당귀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기사입력  2021/02/21 [23:14]

  비가 내립니다.

  편지를 쓰고 있네요.

  연못이 아름다운 곳에 앉아

  점심을 먹다가 빗소리에

  입속 당귀 향기가 

  슬픈 눈물이 되었어요.(중략)

 

  가을 찬비가 자작나무 잎을 떨구는

  빗방울이 세고 있는 지금

  당신이 곁에 없으니

  가슴속 당귀 향은 커피보다 쓰립니다.

 

  강원 횡성 태생의 시인 주복녀가 쓴 ‘당신께 보낸 편지’ 일부이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깊었으면 커피보다 쓰린 당귀 향이 슬픈 눈물이 되었을까. 강원 전역과 충북 제천, 경북 봉화 일대가 주산지인 당귀는 시인의 감성처럼 쓴맛이 난다. 

 

  당귀의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이다. 대한약전에 ‘당귀의 약성은 특이한 냄새가 나고 맛은 약간 쓰면서 달다. 껍질이 황갈색 내지 흑갈색을 띄고 안쪽 껍질은 황백색이며 횡단면을 현미경으로 보면 내용물의 분비도 및 대용 섬유군이 군데군데 섞여 있다‘ 라고 기술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 당귀나 왜 당귀에 대한 특징이고 우리나라 당귀, 즉 참당귀는 단맛이 나지 않고 쓴맛만 나며 껍질 색깔도 황백색을 띨 뿐 아니라 현미경적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미나리과 여러해살이풀인 당귀는 깊은 산골짜기 숲속의 습기 있는 풀숲에서 잘 자라는데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일대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은 지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국내 생산량 70%를 자랑하는 최대의 당귀 재배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태백산맥 오대산 줄기를 따라 공기 성분이 가장 좋다는 해발 700m 산악지대에 들어서면 약초 마을이 나온다. 여기서 재배되는 진부 당귀가 2007년 제38호 지리적 표시상품으로 등록된 것이다. 진부 당귀는 최상의 생육조건을 갖춘 덕에 값싼 중국산에 비해 약효가 뛰어나고 가격도 훨씬 비싸 이곳 농가의 주 소득원이 되고 있다.

 

  당귀는 대개 4월경에 파종하고 8~9월 사이에 자줏빛 꽃을 피워서 높이 1~2m가량 자라며 10~11월에 수확한다. 재배법은 본밭에 직접 뿌려 재배하는 직파재배와 모판에서 1년 동안 모를 길러 옮겨 심는 육모 이식재배로 나뉜다. 보통 육모 이식으로 2년간 재배하여 생산하는데, 이렇게 재배한 2년생 육모 이식재배 당귀가 직파재배 1년생에 비해 뿌리가 더 크고 생산량도 좋으며 유효성분 함량이 더 높아 최고품질 한약재로 인정받고 있다.

 

  당귀라는 명칭은 ‘마땅히(當) 돌아오기(歸)를 바란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 이는 중국의 옛 풍습에 부인들이 싸움터에 나가는 남편의 품속에 당귀를 넣어준 것에서 유래하는데 전쟁터에서 기력이 다했을 때 당귀를 먹으면 다시 기운을 차려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당귀의 주 효능이 피를 생성해 주는 보혈(寶血)작용과 피를 원활하게 순환시켜 주는 활혈(活血) 작용이니 부인네들의 소망에 부응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대표적인 당귀의 효능을 정리해 보면,

  1. 보혈, 정혈, 지혈작용. 적혈구의 결핍과 혈색소 감소를 예방하고 골수의 조혈 기능을 도와 피를 맑게 하고 상처가 났을 때 지혈 효과도 있다.

  2. 혈액순환 촉진, 고지혈증, 어혈, 수족냉증, 중풍 예방. 혈압을 떨어뜨리고 혈액의 성분 및 상태를 정상으로 유지시키며 혈중 지질을 제거하고 어혈을 풀어준다.

  3. 심장 기능 강화, 기억력증진, 치매 예방, 노화 방지. 뇌세포의 핵분열을 촉진하므로 세포의 생명력이 연장되고 기억세포의 기능이 강화된다.

  4. 배란촉진, 안태(安胎), 항비타민E 결핍 작용. 남성 고환에 병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며 여성의 배란을 촉진하고 임산부와 태아의 안전을 돕는다.

  5. 월경통, 생리불순, 냉대하, 불임증, 자궁출혈 예방. 자궁흥분 및 자궁근육 억제작용이 있고 월경통, 자궁출혈 등에 효과적이며 자궁발육을 돕는다.

  6. 변비 해소, 피부미용, 이뇨작용. 장의 연동운동 촉진으로 고질적인 변비를 낫게 한다. 골반강 내 장기와 조직에 피가 모이지 않게 하고 이뇨작용이 있어 손발과 얼굴이 붓고 푸석푸석한 데 도움을 준다.

  7. 흑모(黑毛) 조성, 탈모방지. 머리의 나쁜 기운을 아래로 쫓고 머리에 피가 많이 가게 하여 머리털이 빠지거나 희게 되는 것을 막아준다.

 

  당귀차의 경우 약간 데운 것을 하루 3번, 식전 30분에 먹도록 하는데, 장기 과다 복용시 피부발진, 가슴 통증, 두통, 속 쓰림,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량과 복용방법을 조절하도록 하고 일반적으로 대추를 같이 넣어 달이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여성을 위한 약초로 불리는 당귀는 각종 부인병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좋아 특별히 여성들에게 당귀차 마시기를 권한다. 당귀차를 제대로 달이는 법을 소개하면, 우선 잘 말린 2년생 당귀 뿌리를 섭씨 50도 정도의 물에 10분 정도 담근 후 그늘에 말려 완전 건조시킨다. 이것을 차관에 넣고 약한 불로 은근히 오랫동안 달이는데 생강을 함께 넣고 달이면 더욱 좋고 증상이 심할수록 진하게 달인다. 인삼과 궁합이 잘 맞으므로 함께 달이면 효과가 배가된다. 건더기는 체로 걸러내고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신다. 

 

  당귀의 학명은 Angelica Utils Makino이다. 여기서 속명인 Angelica와 종명인 Utils는 라틴어로 ‘천사’와 ‘유용하다’라는 뜻으로서, 풀이하면 ‘천사가 인류에게 선사하는 유용한 식물’이라는 의미가 된다. 일반적으로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을 만큼 유용해야만 그런 속명을 붙여준다는데 우리가 당귀차를 마신다면 천사의 은총도 함께 받게 되지 않을까.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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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1 [23:14]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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