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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논어
오세진 옮김
 
신완섭 기자   기사입력  2021/02/17 [09:47]

공자(BC551~BC479)는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에 살았던, 오늘날 유학의 창시자다. 산동성 곡부(曲阜) 인근의 당시 노나라 추읍(郰邑)이란 곳에서 태어나 인정(仁政)을 설파하며 천하를 주유하였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비록 정치의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수많은 제자들이 그를 따랐으므로 교사이자 철학자의 면모는 제대로 과시했으며, 그가 죽은 후 제자들이 그의 어록과 대화들을 모아 집대성하였으니 그 책이 바로 『논어(論語)』이다. 

 

2020년, 홍익 슬기바다 총서 No.01 특별 소장본으로 출간된 이 책은 총 20편, 450여 페이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을 통해 ‘내용을 가급적이면 줄이자는 쪽으로 편집 방향을 잡았다’고 밝힌 출판사 측의 설명으로 볼 때, 이 책은 온갖 주석과 주해가 딸린 방대한 학술서(學術書)라기보다는 원전(原典)을 편하게 읽으면서도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게 돕는, 꼭 필요한 해설만 가미한 간결한 번역서(飜譯書)의 역할에 충실한 쪽이다. 따라서 본서는 국내 출간 대부분의 논어 번역서들이 신주(新注)라고 따르는 남송 시대 주자의 주해서인 『논어집주(論語集註)』 대신 한당(漢唐) 대에 편찬된 고주(古注)인 『논어주소(論語註疏)』의 해석을 따랐다. 그만큼 원문의 번역에 충실한 질박한 글이다. 그러나 고문(古文)인 만큼 한자어 해설을 상세하게 달고, 역사적 배경에 관한 설명도 비교적 상세하게 제공하여 글의 맥락을 이해하여 쉽게 읽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논어』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금언(金言)들을 많이 수록하고 있다. 제1편 첫 문장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에서부터 ‘知者樂水 仁者樂山(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든가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군자는 마음이 화합하지만 소견이 달라서 줏대 없이 남들을 따르지 않고, 소인은 줏대 없이 남들을 따르지만 다투기 때문에 화합하지 못한다)’처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명문장들이 지금도 사회 전반 곳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렇게 긴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사상적 저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논어』를 모르는 사람도 없거니와 내용적 서술을 부분적으로라도 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 역시 그런 부류 중 한 사람에 속하나 2021년 새해를 맞으며 원문만이라도 완독(玩讀)하기로 결심하여 첫 편부터 마지막 편까지 소리 내어 읽고 심지어는 주요 구절은 써 보기까지 했다.

 

연초에 통독하게 된 『논어』와의 만남은 결단코 새롭지 않았지만, 또다시 많은 가르침을 얻게 된다. 건방 떨지 말고 겸손하게 소인배의 길을 걷지 말자고 다짐하게 만든다. 여러분도 뭔가 풀리지 않거나 막힐 때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고전(古典)에서는 장구한 세월만큼이나 손때 묻은 깊은 성찰이 묻어난다.

 

 논어(오세진 옮김)  표지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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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17 [09:47]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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