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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이야기] 달래
제106호 지리적표시 농산물-태안 달래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기사입력  2020/06/03 [07:49]

어머니의 노점을 물려받아 2대째 나물과 채소를 팔고 있어요.

봄기운을 돋우는 달래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제철나물이지요.

그래서 아예 가게 이름을 ‘달래상회’라 지었습니다.

 

2018년 7월 서울 홍제동 인왕시장에서 채소가게 <달래상회>를 운영하는 김창선 씨가 ‘제1호 서울상인’으로 선정되었다. 서울시가 전통시장 상인 중 상품/집객/광고/진열/대화/단골/청결/상인정신/직원복지 등 9개 분야를 평가하여 그를 첫 번째 롤모델로 삼은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불과 한 달 앞선 6월에 충남의 ‘태안 달래’가 제106호 지리적표시 상품으로 등록되었다. 

 

서해안을 끼고 있는 태안군에서는 현재 350곳이 넘는 농가가 77ha의 밭에서 달래를 재배하고 있으며, 서울가락시장에서의 점유율이 3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태안달래는 비옥한 황토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맛과 향이 독특하고 풍부한 무기질과 비타민을 함유해 도시민들의 건강식품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동북부, 우수리강 유역 등지에서 나는 달래의 국내 산지는 제주, 전북 정읍, 충북 청주, 충남 서산/당진/태안 등 전국 각지로 폭넓지만 국내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산이 단연 최고의 달래 주산지이다. 

 

달래는 냉이와 함께 톡 쏘는 맛으로 봄철 미각을 살리는 우리나라 대표 나물이다. 중부 이남의 산과 들에서 많이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학명은 Allium monanthum이다. 이른 봄부터 풀이 우거진 반그늘의 비옥한 땅에서 주로 자란다. 3~5월 사이 주로 채취하나 1990년 전후로 하우스 재배가 급증하여 지금은 사시사철 신선한 나물을 맛볼 수 있다. 줄기의 밑 부분에서 대롱처럼 생긴 잎이 1~3개가 부채꼴로 나오며 9~13개의 맥이 있다. 길이 10~20cm, 나비 3~8mm의 크기에 흰빛이 도는 연한 녹색을 띠며 밑 부분이 잎집으로 되어 꽃대를 감싼다. 여름에는 잎이 말라 없어진다. 4~6월에 잎 사이에서 길이 5~12cm의 짧은 1개의 꽃대가 나와 그 끝에 1,2개가 산형(山形) 꽃차례를 이루며 달리는데, 10여 개의 잔꽃이 모여 탁구공만 한 양성화로 핀다. 잔꽃의 길이는 4,5mm로 흰색 또는 붉은빛이 돌며 막질(膜質)이고 달걀꼴의 꽃턱잎이 있다. 6개의 꽃잎이 긴 타원형 또는 좁은 달걀꼴이며 같은 수의 수술보다 길거나 같다. 열매는 6,7월에 달리는데, 작고 둥근 삭과(蒴果)가 달려 검게 익는다. 달래를 캐보면 땅속에 길이 6~10mm쯤 되는 넓은 달걀꼴 또는 공 모양의 하얀 비늘줄기가 있는데, 겉껍질이 두터우며 그 밑에 수염뿌리가 나 있다. 파와 비슷한 방향성이 있으며 매운 맛이 난다. 

 

달래는 한자로는 산산(山蒜: 산마늘), 야산(野蒜: 들마늘)이라고 하며 소산(小蒜)이라는 이름의 약재로도 쓰인다. <훈몽(訓蒙)>에서는 野蒜을 ‘죡지’로. 小蒜은 ‘ᄃᆞᆯ뢰’로 표기하고 있으며, <동의(東醫)>에서는 野蒜을 ‘ᄃᆞᆯ랑괴’로 쓰고 있어서 <조선시대 농서 어휘연구>를 펴낸 경성대 이광호 교수는 이 ᄃᆞᆯ랑괴가 나중에 달래가 되었다고 본다. 지방 사투리에서 달래를 달랑개, 달롱개, 달롱, 달랑구 등으로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ᄃᆞᆯ랑괴와 ᄃᆞᆯ뢰에서 유래된 것이 확실하지 싶다.

 

달래는 약용으로 뛰어나다. 전설적인 중국 한나라 말기의 명의 화타가 만성 소화불량으로 죽어가는 환자를 달래즙 두 되를 먹여 씻은 듯이 살린 이야기나, 당나라 때 이연수가 지은 <남사(南史)>에서 삶은 달걀을 과식하여 생긴 이도넘이란 자의 병을 저징이란 자가 달래즙 한 되를 먹여 살린 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저주로 얻은 병을 가장 두려워했는데, 이렇게 생긴 병을 치료하는 데는 달래밖에 없다고 여겼다. 당나라 진장기의 <본초습유(本草拾遺)>에는 “달래가 적괴(종양)를 다스리고 부인의 혈괴도 다스린다.” 하였고,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성질이 따뜻하고 비장과 신장을 좋게 한다.”고 하여 자양강장식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줄기에서 연결되는 동그란 비늘줄기와 그 밑뿌리로 구성된 달래는 알리신 성분의 매운맛과 독특한 향을 동시에 지닌다. 한약재로 쓰이는 해백(薤白)은 산달래 혹은 염부추의 비늘줄기를 말린 것이다. 주로 소화기나 이비인후과 질환을 다스리는 데 쓰였다. 밝혀진 달래의 효능을 정리해 보면,

  1. 빈혈에 좋다. 풍부한 철분이 적혈구의 생성을 촉진하므로 빈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C도 풍부하여 이것이 철분의 흡수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철분 공급제로 안성맞춤이다.

  2. 뼈를 튼튼하게 한다. 달래 100g에는 124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어서 성장기 어린이, 갱년기 이후 여성, 노년층에 두루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골연화증 등 뼈 건강에 두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신경조직을 이완시키고 근육을 수축시켜 심장박동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3. 피부미용에 좋다. 달래 100g에 함유된 비타민C는 일일 권장량의 1/3에 해당하는 33mg이고, 비타민A 또한 풍부하여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세포생성을 도와주는 상호작용을 한다. 피부의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고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여 기미나 주근깨 같은 피부 트러블을 막아준다. 더욱이 베타카로틴을 비롯하여 각종 미네랄이 시너지 효과를 준다. 

  4. 피로회복과 자양강장에 좋다. 피로회복 하면 비타민C가 거론된다. 뿐만아니라 비타민B 1,2,6 등 비타민B군이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 때문에 스님들이 멀리해야 할 오신채(五辛菜)로 분류되는 만큼, 남성들에겐 원기회복과 자양강장 효과를 준다.

 

한방에서는 달래를 수채엽(睡菜葉)이라고도 부르는데, ‘잠을 잘 자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달래에 풍부한 비타민C와 칼슘 등이 불면증 치료와 신경안정제 역할을 한다. 꾸준히 장복하려 한다면 달래 뿌리를 이용해 술을 담가 마시면 좋다. 달래뿌리 300g에 꿀 300g을 섞어 소주 1.8L에 탄 후 2~3개월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잠자기 전에 소주잔 한 잔씩 마시도록 해 보라.

 

끝으로 가장 많이 식용하는 달래장아찌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 재료: 달래 100g, (절임용 간장: 간장 10큰술, 식초 6큰술, 설탕 2큰술)

* 만드는 법; ① 달래를 깨끗이 다듬어서 씻은 다음 굵은 뿌리는 칼등으로 두드려 뭉그러뜨린 뒤 4cm 길이로 썬다. ② 밀폐 용기에 준비한 달래를 넣고 절임용 간장을 만들어 부은 뒤 3∼4시간 재운다. ③ 맛이 잘 배이면 달래만 꺼내어 참기름과 깨소금, 고춧가루를 약간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상에 내거나 간장과 함께 상에 낸다.

 

달래는 가열 조리시 영양소의 손실이 발생하므로 가능하면 생으로 먹는 게 좋다. 장아찌도 그 좋은 예인데, 만들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는 반면에 다른 장아찌들처럼 보존 기간이 길지 않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냉장 보관하면서 보름 이내에 먹어치우는 게 좋다. 

 

▲ 신완섭 (사진=김나리)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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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03 [07:49]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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