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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칼럼] 희망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김진웅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0/03/02 [16:40]

 김진웅(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요즈음 안 읽던 신문을 다시 읽는다. 정기구독까지 신청했다. 오랫동안 언론매체를 멀리했었는데, 코로나사태가 나로 하여금 정보갈증을 유발시켰다. 여기에는 특히 정부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 다른 국민들처럼 매일 매일 TV뉴스에 귀를 기울이지만, 답답함과 갈증 그리고 분노와 공포감이 동시에 밀려오곤 한다. 

 

도대체 코로나사태가 어떻게 전개되어갈 것인지, 이런 비상시국에는 어떻게 판단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정부만 믿고 따를 수 없다는 생각이 증폭된다. 초기에는 ‘코로나 사태가 곧 종식될 것’이라거나, ‘중국인 입금금지는 불필요하다’는 문대통령의 메시지를 그대로 신뢰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었지만.

 

그러나 신천지 집단감염발생 이후 정부는 우왕좌왕할 뿐, 이렇다 할 방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이 사태는 점점 악화되어만 갔다. ‘이러다 큰일 나겠구나!’ 국민 개개인이 똑같이 우려하는 마음일 것이리라. 마치 전 국민이 세월호에 갇힌 모양처럼 느껴진다.

 

정부에서 공표하는 지침대로 행동했다가 어떤 화를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심지어 마스크하나 살 수 없는 현실에 숨이 막힌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진짜 능력을 보여주는 법이다. 그동안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을 진다고 호언장담하던 정부가 정작 시민들이 쓰러지는 현실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 개개인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모아 미숙한 정부를 일깨워주어야 한다. 

 

국민은 특정 집단에 정치권력을 백지위임하는 것이 아니라면 늘 깨어있어야 한다. 국민의 권한행사가 투표라는 일회성으로 그치면 정치집단이 우리 스스로를 지배하도록 방기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도 존재한다. 언론기관이다.

 

언론의 임무는 늘 깨어있는 국민들의 의사를 모으고 집약하는 공론장 역할, 즉 여론형성 기능이 핵심이다. 사실 민주주의는 선거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작동하는 여론에 의해 부양된다. 그래서 여론형성의 부재는 곧 민주주의의 부재를 낳는다.

 

우리가 ‘기레기’라고 언론매체를 외면만 하면 누구에게 이익이 될까? 국민들이 탈정치화 되면 정권의 일방적 권력전횡이 자행될 수 있다. 언론매체는 ‘제4부’라 불리며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필수기구에 속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런 역할을 경험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언론을 통해 국민들의 의사가 결집되고 상향 전달되는 말길이 막혀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저널리즘 정신을 상실하고 상업화된 언론의 책임이 크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아직 공영방송제도가 있다.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방송, 이른바 국민의, 국민에 의한 방송이다. 그럼에도 국가기간방송 KBS 존재감은 드러나지 않는다. 코로나 비상시국에서도 공영방송의 공론장 기능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의 뜨거운 목소리들은 단지 SNS, 인터넷상에 파도처럼 나타났다가 하얀 거품으로 사그라질 뿐이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 감염자수는 매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대통령은 공허한 희망사항만 불어넣어준다. 그러나 국민을 향한 이런 ‘희망바이러스’는 더 이상 감염력이 없다. 대신 ‘치명적 바이러스’는 무서운 전염력으로 우리 몸과 정신으로 파고든다.

 

이를 어찌해야 할까? 진정한 국민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언론이 지금처럼 ‘코로나실황중계’에만 열을 올리는 보도경쟁만 해서는 암울하다.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 여론이 형성되어 올바른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방송 KBS를 구심으로 말이다. 이는 비단 이번 코로나사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국민간의 진정한 소통체계를 정립하고 신뢰를 회복시키는 길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또 다른 국가적 재앙에 스스로 무너질지 모른다. 지금 당장 정부에게는 코로나사태 이후가 더 큰 위기일 수 있다. 국민의 ‘불신바이러스’로 인해.

         

<외부기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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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02 [16:40]   ⓒ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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